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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무인항공기 도입

입찰 탈락 중개상 “선정 과정 의혹”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해군 무인항공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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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해상 실전배치 실적 없다”
  • ● 해군 “성능 완벽하다. 문제없다”
해군 무인항공기 도입

무인항공기

해군은 국가정보원의 위탁으로 해상 무인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함정에서 무인정찰기를 띄워 200㎞ 이상 정찰 작전을 수행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비밀 프로젝트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기종 선정 단계에서 특혜 논란이 제기돼 군 외부로 알려졌다.

해군의 무인항공기 입찰에서 미국의 A사와 유럽의 S사가 경합했다. A사의 에이전트는 B사, S사의 에이전트는 M사가 맡았다. A사는 우리 군에 무인항공기를 공급한 전례가 있다. 2008년 12월 해군은 S사를 선정하고 270억여 원에 공급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최근 수개월 사이 S사 선정과 관련해 잡음이 나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국회 국방위 김학송 위원장(한나라당) 측은 “청와대가 진상파악에 나섰다. 우리도 개입돼 있다는 의혹이 나돌았는데 이 부분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군 무인항공기 도입 기종 선정에 어떤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지 B사의 이모 대표, M사의 박모 대표, 해군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봤다. 입찰에서 떨어진 B사의 이 대표는 “인터뷰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한동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더니 “정말 억울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선정된 S사 제품이 해군의 요구사항을 충족한다는 점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는데 고가(高價)에 공급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억울함, 말로 다 못해”

낙찰을 받지 못한 입찰 참여자가 불만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무기시장에서는 선정된 쪽이나 떨어진 쪽이나 대체로 침묵을 지킨다. 이 대표의 강도 높은 불만 표출은 이례적인 일로 비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정치권에서도 무인항공기 기종 선정과 관련해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내가 퍼뜨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외부에 말을 하지 않았다.”

▼ 입찰에서 떨어졌는데….

“억울하다. 억울한 점은 말로 다 못할 정도다. 미국 A사 무인항공기는 군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검증된 제품이다.”

▼ 공익적 관점에서 이번 선정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선정된 기종이 해군이 요구한 점을 실현할 수 있는지 의혹이 재기될 수 있다고 본다. ”

▼ 그렇게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완성된 기종이 아니다. 납품하는 측에서는 ‘할 수 있다’‘해주겠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해군의 목표를 달성해낼 수 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눈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 해군 무인항공기는 어려운 기술을 요하는 기기인가.

“육상에서 주로 쓰이는 육군용 무인항공기와는 다르다. 염분이 많은 바다에서, 폭풍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훨씬 먼 거리를 커버해야 한다. 해상 실전에 배치되어 검증될 필요가 있다. 유럽 S사 기종은 더 그렇다.”

▼ S사 기종이 왜 특별히 그렇다고 보나.

“A사 기종은 비행기 형태인 데 반해 S사 기종은 헬리콥터 형태다. 프로펠러를 동력으로 쓰는 헬기는 비행기에 비해 악천후가 잦은 해상 환경에 더 취약하다고 본다. 이건 상식 아닌가.”

▼ 선정된 기종은 실전에 배치돼 검증되지 않았나?

“몇몇 나라에서 해상 시험비행을 한 것으로 안다.”

티코를 그랜저 가격에 샀다?

이와 관련, B사 관계자는 “A사 기종은 검증된 제품인 만큼 가격이 좀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티코와 에쿠스가 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티코를 그랜저 가격에 사선 안 된다”고 했다.

해군과 B사, M사에 따르면 해군은 입찰 참여회사에 “해상에서 200㎞ 이상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B사 측은 S사가 해상 비행거리 200㎞ 이상의 무인항공기를 현재까지 제작해본 적이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B사 측에 따르면 S사는 육상용 무인항공기를 주로 공급했으며 해상용 무인항공기는 시험비행 단계여서 실전검증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S사의 에이전트인 M사 박모 대표와 해군 관계자의 입장을 들어봤다.

해군 관계자는 “기종 선정 이전에 S사 기종을 여러 번 테스트(시험비행) 했다. S사의 기종은 해군이 요구하는 작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정했다.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 질문하자 이 관계자는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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