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완장 찬 양촌리 용식이? 완장 떼는 법 가르쳐달라”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9-08-01 11:2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좌파 우파 목표는 같다, 경쟁적이냐 나눠주면서 가느냐는 차이뿐
    • 황지우 전 총장, 잘못 인정한다면 자문위원으로 모시고 싶다
    • 통섭 가치는 좋다, 다만 한예종 아닌 다른 기관에서 해야
    • 문화계 좌우로 갈린 건 과거 좌파가 편파 지원했기 때문
    • KOBACO·언론재단·방송회관 두고 방통위와 업무 주도권 다툼
    • 재산 기부? 아직은 때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문화체육관광부는 줄곧 좌파와 우파의 격전지 양상을 보여왔다. 배우 겸 탤런트 출신인 유인촌 장관이 권력의 서슬 퍼런 힘을 과시하며 좌파 인사들을 몰아세웠고, 좌파의 되치기도 격렬했다.

    시작은 지난해 3월12일 유 장관의 발언이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광화문 문화포럼에 참석한 유 장관은 “이전 정권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승자의 여유도 없고, 패자에 대한 배려도 없는 ‘몰상식’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결국 유 장관은 ‘완장 찬 양촌리 용식이’니 ‘MB 정부의 괴벨스’니 하는 날선 비난의 말들을 들어야 했다.

    이후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 박래부 언론재단이사장 등 노무현 정권 때 임명된 기관장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잊을 만하면 비슷한 사건이 터져나왔다. 지난 5월말엔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총장 면직 사건이 터졌다. 문화부는 자체감사를 통해 통섭교육 중지, 서사창작과 폐지, 황 총장의 개인비리 등을 지적했다. 이런 조치에 대한 반발은 거셌다. 문화부가 표적 감사를 통해 ‘좌파 적출’에 나섰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MB 정부에 대한 좌파의 반감은 극에 달했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경고하기 위해 6월3~11일 시국선언에 참가한 대학교수만 3794명이었고,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에서 10년 만에 표현·집회·결사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말엔 문화부에서 만든 극장 광고인 ‘대한뉘우스’ 때문에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 쇄도했다.

    과거 유 장관은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용식이 역을 맡았는데 극중 용식은 갈등을 주재하는 중재자 역할을 주로 했다. 수수하고 담백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런데 무슨 아이러니일까. 지금 유 장관은 갈등을 조장하는 인물로 언론에 비치고 있다.



    유 장관의 진정한 속내는 무엇일까. 그는 정말 좌파를 척결하는 투사가 되고 싶은 걸까. 7월13일 ‘신동아’와 만난 유 장관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내가 ‘완장 찼다’고 하는데, 그러면 완장을 떼는 법 좀 가르쳐달라”며 국민들로부터 언제든 조언을 들을 자세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문화예술계가 좌우로 나뉜 것은 이전 정권에서 힘 있을 때 자기들끼리만 편파 지원하고 놀았기 때문이다”는 편향된 인식을 내비쳤다.

    ‘한예종 사태 소통이 문제’

    기자는 13일 오후 문화부 장관 접견실에서 유 장관과 2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틀 전 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터라 불편한 몸으로 기자와 무릎을 맞대고 앉았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열정’을 풀어놓지 않았다. 불편한 질문을 자꾸 던져도 반창고를 붙인 수술자리를 잠시 만질 뿐 자신의 논조를 허물지 않았다. 그는 ‘우파 확신범’이다.

    문화부 직원들은 그런 ‘확신범’을 좋아한다. 장관 수행 능력에 A학점 정도는 줄 수 있다는 이가 많다. 지난 4월 1952년생 과장 11명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비(非)고시 출신의 조창희 국장을 종무실장으로 기용하고, 신재민 차관 등 MB 충성파 위주로 진용을 개편했을 때 유 장관은 부서별로 직원들과 저녁식사 자리를 갖고 인사 취지를 설명하는 등 직원들을 다독이는 ‘보스’기질을 발휘했다. 문화부 산하 기관인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와 방송회관, 한국언론재단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와 벌인 업무 주도권 다툼에서도 그는 문화부가 유리한 고지에 서도록 노력했다.

    ‘신동아’는 과연 유 장관이 지금의 갈등 구도를 풀고 진정 화해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단도직입적으로 한예종 사태의 해법부터 물었다. 공교롭게도 유 장관을 만난 13일은 한예종 총장 선거일이었다(이날 선거에선 과반 득표자가 없어 상위 3명인 김남윤 음악원장, 박종원 영상원장, 허영일 전 무용원장을 대상으로 20일 재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다.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문화부 장관이 임명하게 된다).

    ▼ 한예종 사태는 일단락됐다고 보십니까?

    “아직은 아니라고 봅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제안하고 얘기하자고 해도 잘 안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6월23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문화부 감사결과 및 차기 총장 선거에 대한 연석회의 입장발표 기자회견’.

    ▼ 누구와의 소통을 말하는 것입니까?

    “반대하는 분들 말입니다. 학교문제는 정말 단순한 겁니다. 물론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지만, 한예종의 설립 목적에 충실하게 하는 게 중요하지요. 어쨌든 감사라는 것은 하다 보면 뭔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 문제제기를 하잖아요. 통섭원이나 협동과정 문제, 또 예산·회계문제, 인사문제 등 여러 가지 사안 중 상당 부분을 문화부가 해결해줬습니다. 학생들이 처음엔 이론과, 서사창작과 폐지 움직임에 반발했지만 문화부가 감사처분을 내릴 때 폐지하지 않는 것으로 할 테니 걱정 말고 학교생활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지요.”

    유 장관은 6월3일 문화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 하는 학부모 앞에서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시켰지?”라며 “그게 잘못된 과(科)거든”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 과를 폐지하지 않되 다른 어떤 조치를 취한 거죠?

    “다른 조치를 취한 건 없고. 학교가 나름대로 알아서 조정은 할 겁니다. 통섭이나 협동과정이라는 게 새로운 원(院)이 생긴 게 아닌데도 원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부당하다고 했거든요. 한예종은 순수예술 실기 위주의 학교입니다. 물론 통섭이나 협동과정은 요즘 트렌드입니다. 융·복합시대라고 해서 다른 장르와 만나 효과를 낼 수 있는 예술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 저는 나쁘게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그건 다른 조직에서 하자는 겁니다. 인기가 없어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문화적 가치 말입니다. 그런 것을 사람들이 밖에서 잘 안하려고 하잖아요. 돈도 안되고, 힘만 들고. 그러니 국가가 그런 것을 위해 돈을 들여 인재를 키우는 곳이잖아요. 거기는.”

    ‘통섭과 기초예술 같이 가기 힘들다’

    통섭원은 황지우 전 총장이 주도적으로 만든 것으로 ‘U-AT(유비쿼터스 앤드 아트테크놀로지) 통섭’을 말한다. 음악원, 영상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등 6개 원 사이의 융합교육을 위해 2008년 만들어졌다. 통섭(統攝·Consilien-ce)이란 말은 ‘지식의 통합’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 이론을 뜻한다.

    ▼ 문화적 가치라는 게 실기나 기교 같은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실기든 기교든 정신이든 다 똑같지요. 음악 국악 무용 영화 연극 미술이 모두 예술의 기본, 기초 종목이잖아요. 그런데 통섭이라는 것은 요즘 트렌드입니다. 음악과 미술이 만나서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그런데 그런 것은 대전 KAIST 시티대학원이나 콘텐츠진흥원, 혹은 한예종과 합쳐진 또 하나의 과정에서 만들자는 겁니다. 한예종은 순수의 가치를 좀 더 지켜달라는 겁니다. 그런 차이지요. 회계 등 잘못한 것, 돈을 잘못 쓴 것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지요.”

    ▼ 통섭을 한예종에서 할 수 없는 이유는 뭐죠.

    “그러니까 그런 것을 하다 보면….”

    ▼ 예산 문제입니까.

    “한예종에서 통섭을 하자는 것은 적반하장이 된다는 겁니다. 이(순수예술) 가치를 지키라고 만든 학교가 그건 놔두고 더 인기 있는 것을 자꾸 하겠다고 하면 예술의 기초는 또 버림받는다는 겁니다.”

    ▼ 통섭과 예술의 기초를 같이 가져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그게 사실 쉽지가 않아요. 통섭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 학생들이 몰릴 것이고, 그러면 예산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 대학에서 불문학과, 독문학과, 철학과에는 학생들이 잘 안 가려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한예종 학생들도 좋은 것 놔두고 국악 등 순수 예술, 순수 가치를 지켜서 뭘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가치가 없어진다면 이 사회가 잘 유지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관점으로 한예종을 봅니다. 결국 국가가 돈을 들이고 심혈을 기울여서 그런 부분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한예종을 만든 겁니다. 그것을 통섭이라는 개념으로 가다 보면 순수가치보다는 인기 있는 쪽으로 몰리게 될 겁니다. 자연히 통섭과 관련한 조직이 커지고 교수도 더 많이 채용하게 될 겁니다. 실기교육은 연극과 영화만 빼놓고 대부분 교수와 학생 간 1대1 교육이 이뤄지는 도제 시스템이 바람직합니다. 지금도 실기 쪽에는 선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잘못하다가는 학교가 원래 취지를 벗어나 거꾸로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 통섭이라는 가치를 인정은 하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 혹시 좌파 정권에서 기용됐던 황지우 전 총장이 주도했기 때문에 통섭에 반대한 것은 아니었습니까.

    “그럴 리가요. 제가 한 말은 좌파든 우파든 관계없는 말입니다.”

    ▼ 그런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소통이 잘 안된다는 겁니다. 황 전 총장도 작년에 한예종에 대한 저의 기본적인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4월30일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 장응철 종법사와 인사하고 있다.

    ‘좌파의 편파 지원이 문제’

    ▼ 당시 두 분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습니까.

    “작년에 저와 황 전 총장이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뮤지컬과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황 전 총장이 뮤지컬학과를 만들겠다고 해서 제가 딱 잘라서 하지 말라고 그랬습니다. 뮤지컬은 상업적인 영역인데, 한예종에서 그걸 만들면 학생들이 그쪽으로 몰릴 게 뻔하거든요. 뮤지컬은 민간에서 하도록 내버려두라고 했습니다. 한예종은 연극 등 더 어렵고 힘들더라도, 더 철학적이고 더 문학적인 학생들을 키워달라고 말했습니다. 황 전 총장도 처음엔 제 생각에 동의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결국 같은 과인 창작음악극과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비유를 해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황 전 총장은 시인입니다. 그런데 시인에게 통속소설, 대중연애소설 쓰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저와 충분히 의사소통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5월7일 상암동 DMC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개원식.

    ▼ 문화예술계가 이처럼 좌와 우로 갈리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결국 자기(좌파)들이 우물을 판 겁니다. 이전 정권에서 자기들이 힘이 있을 때 자기들끼리만 편파 지원하고 놀았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거죠. 그러니까 그때 소외됐던 많은 사람이 계속 문제제기를 해온 겁니다. 그런데 지금 문화부는 우파와 좌파 양쪽으로부터 다 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우파들은 또 과거 정부에서 소외됐던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좌파는 좌파대로 아쉬운 게 있는 듯합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문화부는 몇몇 기관장 쫓아냈다고 좌파 적출이라느니 비난받고 있지만 실제 행정에서 편파 지원한다는 소리는 안 나왔다고 자부합니다.”

    ▼ 그러면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 등 좌파 기관장들이 퇴출된 것은 공정했다고 보십니까.

    “바뀐 기관장들은 모두 문제가 있어서 나간 겁니다. 사실은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가 아니라 그러지 않아도 끊임없이 새롭게 바꿔가야 할 일들이거든요. 그런데 무조건 그대로 있게 하라는 요구가 과연 옳은 소리인가요? 한예종도 그런 식입니다. 학생들도 그래요.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는데 왜 건드리나 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조금 잘못된 거죠.”

    ▼ 이번에 공공기관장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미흡’ 판정을 받아서 면직됐잖아요. MB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면직되기는 처음인데요.

    “제가 임명한 사람입니다. 한국영화가 침체된 상황에서 영진위가 해야 할 일이 좀 많았습니까. 물론 한두 사람의 힘으로 그것이 개선될 일은 아니지만 영화정책 전반과 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위원장이 어려움을 헤쳐갈 수 있는 용기라든지 책임감, 능력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더구나 전 기관평가 가운데 꼴찌를 했다는 것은 서로 좀 면구스럽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리하게 됐습니다.”

    문화부 관련 단체 540곳 감사 중

    ▼ 한예종 다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타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요?”

    ▼ 지금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PIFF에 전 정권과 가까웠던 배우 문성근씨가 집행위원으로 있다 보니 ‘좌파 적출’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듯합니다. 경찰청도 PIFF 조직위를 불법폭력시위단체로 분류했다고 하더군요.

    “작년 국정감사 때 영화계에 대한 지원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특히 영화계는 지원액수가 크거든요. 공적자금이 투입된 영화제작 지원펀드가 있는데, 이에 대한 심사의 공정성 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습니다. 그래서 국회에서 감사청구가 있자 감사원에서 정부 돈이 8000만원 이상 지원된 단체에 대한 감사를 하게 된 겁니다. 지난해 정부가 부산영화제에 14억원을 지원했는데, 올해는 18억원을 지원키로 했습니다. 그런데 마치 ‘좌파 적출’ 시나리오에 따라 PIFF를 감사하고 있다는 식의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문성근씨가 그곳 집행위원이라는 건 저도 최근에 알았습니다. PIFF는 사실 부산시 산하기관이거든요. 정부는 국고만 지원할 뿐, 조직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이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영진위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원로 영화인들이 PIFF를 좌파영화제라고 비난한 적은 있습니다. 단체들이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되니까 그런 얘기들이 흘러나오는 것 같습니다만 감사는 우리 의지와는 무관합니다. 감사 결과 돈을 잘못 썼다거나 횡령을 했다거나 하는 일이 드러나면 책임은 져야지요. 무엇보다 이번에 감사를 받는 560개 단체 가운데 문화부 관련 단체가 540개입니다.”

    ▼ 특히 PIFF 조직위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까.

    “잘 모르겠어요. 다만 대개의 예술단체들이 회계를 제대로 안 합니다. 예술 하는 사람들이 대개 돈에 대한 관념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한 개 단체의 잘못이 지적되더라도 그건 곧 문화부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하거든요.”

    파격적 문화부 인사

    ▼ 포털 검색창에서 ‘유인촌’이라고 치면 가장 먼저 비난의 글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많습니다. 예컨대 ‘완장 찬 양촌리 용식이’ ‘MB정부의 괴벨스’ 그런 표현들이 있습니다. 이런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유인촌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5월31일 제주에서 이명박 대통령 부부,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대통령 오른쪽)등과 함께 전통음악 공연을 감상하러 공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글쎄요. 지금이야 누구도 그런 비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잖아요. 적어도 앞에 나서는 사람은 항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좀 진정성을 갖고 비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완장’이니 ‘괴벨스’니 하는 용어들, 사실 우리 일상에선 잘 쓰지 않는 용어들이잖아요. 저는 요즘 그런 목소리(정부에 대한 비난)를 내는 사람들이 남의 얘기를 전혀 듣지 않으려 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에 소통하라고 요구하는 분들 자체가 스스로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논리를 정해놓고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적으로 몰아 반대하고, 인터넷에서 악플 다는 분들 말입니다. 그러고서 민주주의를 하자고 하는 게 저는 오히려 더 문제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제 생각은 어느 한 집단의 논리가 우리 국민 전체의 논리로 맞춰질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저보고 ‘완장 찼다’고 하는데, 그러면 완장을 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제안을 해주세요. 저는 언제든 들을 자세가 돼 있습니다. 문화정책이나 국민이 잘살 수 있게 하는, 혹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면 언제든 제안해주세요. 긍정적으로 좀 봐주시고. 일부 문제가 있다고 모든 걸 부인하고 그렇게 심한 용어를 쓰면 소통이 안 되는 거지요.”

    ▼ 이전 정권에서 임명한 문화계 기관장 가운데 아직도 남아 있는 분들이 있습니까.

    “조선희 한국영상자료원장, 장향숙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등이 그들입니다. 능력이 뛰어나고 정말 예술계를 위해서 애정이 있고 좌우를 다 끌어안을 수 있는 분들이었다면 나간다고 해도 말렸을 겁니다. 그러니까 좀 안타까워요. 정치색이 문제가 아니고 역할을 제대로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한쪽으로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제까지 그만둔 분들은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장관과 단체장이 맺은 경영계약서를 토대로 연도별 경영평가가 이뤄지는데 그에 따라 자진사퇴, 임기만료 등으로 인사를 단행해왔습니다. 황 전 총장 경우도 본인이 회계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잘못했다고 얘기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좌파 적출이라는 의미로 다 정당화시키려고 하는 건 안 됩니다. 그 틀로 보면 더 이상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습니다. 난 지금 그만둔 분들과도 다시 함께 일하자고 할 수 있어요. 황 전 총장도 지금 저를 도와주겠다고 하면 자문위원으로라도 모시고 싶어요.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그것을 고치고 또 그분들과 얘기해서 좋은 안은 받아들여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싶습니다.”

    ▼ 문화부 내부 얘기를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4월에 파격적인 인사가 있었습니다. 김정실 1차관이 1년 만에 물러나고, 1급 3명이 옷을 벗었습니다. 진급이 늦은 1952년생 이상 과장급 11명은 대기발령을 받아 사실상 물러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때 아닌 인사의 배경은 무엇이었습니까.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관광, 체육, 국정홍보처 이렇게 3개 부처가 합쳐진 부입니다. 그러니 인사가 많이 적체돼 있습니다. 저번 인사는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인사 대상자들도 그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대기자가 있습니다. 해외파견 됐다가 최근에 들어온 이들도 있고, 국장급 가운데 4명이나 보직을 주지 못했습니다. 인사라는 게 참 어렵습니다.”

    ▼ ‘실세 차관’으로 알려진 신재민 차관이 1차관으로 옮겼는데, 현 정부가 특히 중시하는 미디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2차관에서 옮긴 것이 좀 의외라는 평이 있습니다. 신 차관에 대해서는 특히 외부 시선이 많이 꽂히는 게 사실이고요.

    “신 차관이 좀 튀어서 그런가요? 2차관 하면서 언론담당이었기 때문에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1차관의 업무 가운데 일부 미디어 관련 콘텐츠가 있습니다만 올봄 내부 조직개편하면서 이를 모두 2차관으로 옮겼어요. 그러자 국회에서 ‘2차관에게 힘을 더 실어주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농담으로 ‘그러면 신 차관을 1차관으로 옮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러다 1차관이 옷을 벗으면서 인사와 내부 살림을 맡는 역할을 외부에서 수혈하기가 힘들어 신 차관에게 맡긴 겁니다. 그런데 지금 역할로 따져서는 사실 김대기 차관이 1차관으로 왔어야 맞는 거죠, 사실은. 아무튼 지금 모두 잘하고 있습니다.”

    신방 겸영 국민이 선택케 해야

    ▼ 미디어법 개정에서 신문방송 겸영 문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미디어법 가운데 신문방송 겸영 외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입니다. 그래서 다른 부분까지 얘기하기가 좀 그렇지만, 콘텐츠를 다루는 문화부 입장에서 보면 미디어 산업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까 융합, 복합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듯 미디어 산업 자체가 융복합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2012년 디지털 방송이 출범하는 상황에서 칸막이를 높게 치고, 규제할 필요가 있을까요. FTA를 계속 추진하고 규제도 푸는 시대입니다. 또 한국은 세계적인 IT강국입니다. 그런데 미디어 관련법은 아직도 구시대적인 규제로 묶인 게 사실입니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변화는 어쩔 수 없이 계속 오고 있는데, 그 변화에대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80년대 만들어놓은 언론기본법에 묶여서 계속 ‘동·조·중’과 대기업은 방송에 들어가지 말라는 식으로 편가르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방송 진입규제를 풀면 언론이 대자본에 장악된다고 문제 제기를 하는데, 사실 지금이야말로 장악되기 쉬운 것 아닙니까. 나쁘게 얘기하면 MBC 사장이 평생 가겠어요? 거기도 사람이 바뀌고,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면 장악되는 것 아닌가요? 채널이 늘어나고 신문방송 겸영으로 대기업도 경쟁에 뛰어들어서 활자산업이 영상과 융·복합되면서 새로운 미디어의 모습이 태어나고 방송도 더 많아지면 어떻게 그것이 특정세력에게 장악되겠어요. 우리 국민이 그런 것도 판단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설령 동·조·중이 방송과 결합해서 뭘 만들어도 그게 반드시 잘된다는 보장이 있나요? 아무리 돈을 많이 쏟아 부어도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색깔이 다른 여러 매체가 생겨나도록 해서 국민에게 더 많은 취사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문화부가 KOBACO와 방송회관 한국언론재단 등을 두고 방통위와 업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단 콘텐츠 관련 부분은 문화부에서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 부분은 방통위가 손을 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방통위는 진흥 중심이 아니고 규제 중심의 기구입니다. 예컨대 게임산업의 경우 문화부에서 진흥업무를 맡고 있고, 산하기구인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규제를 합니다. 그러니까 한쪽에서는 진흥하자고 막 난리를 피우면서 또 한쪽에선 계속 규제하자고 합니다. 방통위도 콘텐츠 업무와 규제를 같이 맡을 경우 상당히 힘들어질 겁니다. KOBACO가 문화부 산하기관이긴 하지만 방송광고업무를 맡고 있으니 방통위에 넘기고, 콘텐츠 부분은 모두 일원화해서 문화부가 맡는 게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게 일선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 그런가 봐요. 담당자가 ‘잘 정리됐습니다’라고 말하고 돌아가면 또 다른 얘기가 나옵니다. 사실 윗사람들끼리는 잘 통하는데요.(웃음)”

    ▼ 7월2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문화예술 쪽으로 집중사업을 펴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문화예술계의 사회적 일자리 개념이 눈에 띄는데요.

    “그동안은 주로 장애인 등 복지 차원에서 사회적 일자리가 배당됐지만 이번에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적 일자리 3000개를 만들기로 노동부와 양해각서를 교환했습니다. 현재 예술 전 부문에서 해당자를 뽑고 있는데, 3년 동안 최저생계비와 4대 보험을 포함해 120만원을 무상으로 지급해 창작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겁니다.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은 4대 보험에서 거의 제외돼 있거든요. 이 사업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훌륭한 예술가가 탄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표현 자유보다 저작권 중요

    ▼ 최근 개정 저작권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삼진 아웃제’ 등을 담은 개정 저작권법으로 인해 개인 블로그나 카페 등 커뮤니티 사이트가 많이 정지되어 국민의 인터넷 이용에 큰 불편함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많습니다.

    “사실 개정 저작권법은 개인의 문제보다는 포털 등 파일들을 업로드하는 쪽의 문제입니다. 물론 개인 블로그 등에도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즉 삼진아웃제인데요. 한 번 정도 불법 업로드를 하는 경우는 크게 문제 삼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조건부, 혹은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세 번 이상 상습적으로 하는 경우 계정을 정지시키거나 게시판 폐지 등 강제력이 동원될 겁니다. 표현의 자유나 이용자의 불편함보다는 저작권 보호가 더 중요합니다. 그동안 인터넷을 산업으로 키우면서 인터넷에 대해 대항을 못해 엉망이 된 거 아닙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술개발하기에도 바쁜데 무슨 소리냐고 그러지 않았어요? 인터넷 산업이 차세대 먹을거리고 국가 경제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고 있는데 거기서 문화니 저작권이니 하는 소리가 먹혔겠습니까. 어쨌든 그렇게 해서 성과를 보긴 했고요. 그런데 그보다 인터넷상에서 불법 다운로드해서 빠져나가는 우리의 지적재산권료가 더 클 겁니다.”

    ▼ 법만으로 저작권 보호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까요?

    “한 번만 버릇을 들이면 고칠 수 있습니다. 최근의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도 우리의 인터넷 문화 탓이 큰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자극적인 문구를 뽑아서 만들어놓으면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모르고 무조건 클릭해서 들어가 보고, 이방 저방 기웃거리고 돌아다니다 해커들의 장난에 놀아난 겁니다. 쓰레기 같은 데 쫓아다니면서 쓰레기 같은 글을 남기는 문화를 인터넷이 만들었단 말입니다. 아직은 인터넷에 진정한 문화가 없어요. 그저 아무 말이나 다 하고 아무 데나 다 드나들고 가장 빨리 뭔가 정보를 봐야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 현 정부의 종교정책이 편향됐다는 지적이 많았고, 지난해부터 특히 불교계의 원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불교계는 자연공원법 개정을 추진 중인 환경부에 대해 ‘사찰 소유지를 공원구역에서 제외해달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불교계와 MB정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불편하다기보다…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정부는 지난해 종교편향 문제 등으로 고생도 많이 했고, 그동안 많이 개선되기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슈는 자연공원법 개정과 관련이 있는데, 사실 그동안 사찰들이 대부분 국립공원에 있다 보니 규제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그게 이번에 터진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부분도 저는 충분히 얘기해서 뭔가 자연도 보호되고 사찰도 보호될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누려 합니다. 문화부의 종무정책이라는 게 지금은 뭔가 문제가 터지면 그 뒤치다꺼리만 하러 다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스님, 신부님, 목사님, 민족종교 지도자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혁신적인 종무정책을 발굴하고 싶습니다.”

    ‘서울시장 의지 없다’

    ▼ 서울시장 출마설이 계속 나돌고 있습니다.

    “요새는 안 나오잖아요. 이제는 인기가 없어졌어요.(웃음)”

    6월초 중앙선데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오세훈 시장이 27.8%로 1위를 차지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 16.5%로 2위에 올랐고, 유인촌 장관은 1.9%에 그쳤다.

    ▼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요.

    “의지 없어요. 제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출마설이 나오는데, 거기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도 힘들더군요. 저는 행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출세하고 싶어서 지금 여기서 일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욕도 많이 먹는 거예요. 만약 더 출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면 욕 안 먹고 슬슬 했겠죠. 적당히 여기도 좀 잘해주고 저기도 잘해주고 기분 좋은 소리나 하고. 그러나 정말 문화예술계나 체육계의 올바른 개혁에 내가 필요한 거지 인기관리를 위해서 일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할 만큼 하다가 또 내 자리로 가면 되는데 뭐 별로 걱정할 게 없어요.”

    ▼ 다른 자리는 어디입니까?

    “여기 관둔다고 뭐 일이 없겠어요? 하고 싶은 건 많지. 사실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많습니다. 문화부에 있다 보니 앞으로 관광가이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웃음) 그 다음 장인들에게 대패질과 망치질을 배워서 목수가 돼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용접도 해보고 싶고요.”

    ▼ 봉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이명박 대통령이 331억원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는데, 이게 반짝 뉴스로 끝나는 느낌입니다.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재산을 사회에 헌납할 의향이 있는지요. 이전에 인사청문회 때 유 장관께서 재산의 사회헌납을 고려하겠다고 한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해야지요. 인사청문회 때 손봉숙 의원이 그런 질문을 했지요. 그분이 당시 후배들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 재단 같은 것을 만들어서 후배들을 위해 재산을 쓸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럴 용의가 있다고 답했지요. 그때 그렇게 쉽게 대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2000년에 강남 청담동에 연극전용극장 유시어터를 세웠는데, 사실 그곳은 극장이 제대로 운영되기 힘든 자리예요. 제가 죽고 나면 자식이 그 공연장을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 테고, 재단을 만들어서 유지토록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변호사와 상의했더니 ‘좀 더 돈을 벌고 인생을 확실하게 정리할 때가 되면 그때 하는 게 좋겠다’고 하더군요. 제가 실제로 기부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청문회 이후 틈만 나면 자꾸 저에게 강요를 해요. ‘내가 알아서 할 때가 되면 할 테니 강요하지 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인생을 마무리할 때가 되면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평생 해온 일을 제가 왜 안 하겠어요.”

    유 장관은 10억원대 학교재단 지원, 저소득층 암검진비용 1억원 지원, 동아연극상에 2억원 기부, CF출연료 기부 등을 해왔다. 아프리카 아이들 원조뿐 아니라 사회봉사단체인 굿네이버스 후원회장이기도 하다.

    장관직 ‘과락이야, 과락’

    ▼ 장관직 수행에 대해 본인에게 몇 점 정도 줄 수 있나요.

    “과락(科落)이야, 과락. 왜냐하면 늘 모자라니까. 사실은 늘 모자라기 때문에 일을 계속 하는 거예요. 지금, 더 난리를 피우는 거고.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보다 더 확실하게 성과가 나려면 제가 볼 때는 1년 더 해야 해요. 그래야 결과가 확실히 나옵니다. 이제까지 준비만 해왔지요. 이제 조금씩 결과가 나오는 때입니다. 유인촌 때 한 것이라는 도장을 확실하게 찍으려면 정말 더 해야 해요.”

    좌파와 우파의 격전 속에서 문화부는 올해 상반기 몇 가지 수확을 거뒀다. △지재권 감시대상국 탈피 △예술지원사업 구조 대폭 개편 및 예술단체 특성화 △‘2009 전국 초중고 주말 축구 리그’ 개막 △문화·체육·관광분야에 200개 사회적 기업 육성과 3000개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 계기 마련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게임허브센터 개원 △통합 한국콘텐츠진흥원 설립 △국립 디지털도서관 ‘디브러리’ 개관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이 그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 장관은 “우리 사회가 너무 일방적인 자기주장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 말은 거꾸로 유 장관도 명심해야 할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