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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완장 찬 양촌리 용식이? 완장 떼는 법 가르쳐달라”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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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6월23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문화부 감사결과 및 차기 총장 선거에 대한 연석회의 입장발표 기자회견’.

▼ 누구와의 소통을 말하는 것입니까?

“반대하는 분들 말입니다. 학교문제는 정말 단순한 겁니다. 물론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지만, 한예종의 설립 목적에 충실하게 하는 게 중요하지요. 어쨌든 감사라는 것은 하다 보면 뭔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 문제제기를 하잖아요. 통섭원이나 협동과정 문제, 또 예산·회계문제, 인사문제 등 여러 가지 사안 중 상당 부분을 문화부가 해결해줬습니다. 학생들이 처음엔 이론과, 서사창작과 폐지 움직임에 반발했지만 문화부가 감사처분을 내릴 때 폐지하지 않는 것으로 할 테니 걱정 말고 학교생활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지요.”

유 장관은 6월3일 문화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 하는 학부모 앞에서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시켰지?”라며 “그게 잘못된 과(科)거든”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 과를 폐지하지 않되 다른 어떤 조치를 취한 거죠?

“다른 조치를 취한 건 없고. 학교가 나름대로 알아서 조정은 할 겁니다. 통섭이나 협동과정이라는 게 새로운 원(院)이 생긴 게 아닌데도 원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부당하다고 했거든요. 한예종은 순수예술 실기 위주의 학교입니다. 물론 통섭이나 협동과정은 요즘 트렌드입니다. 융·복합시대라고 해서 다른 장르와 만나 효과를 낼 수 있는 예술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 저는 나쁘게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그건 다른 조직에서 하자는 겁니다. 인기가 없어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문화적 가치 말입니다. 그런 것을 사람들이 밖에서 잘 안하려고 하잖아요. 돈도 안되고, 힘만 들고. 그러니 국가가 그런 것을 위해 돈을 들여 인재를 키우는 곳이잖아요. 거기는.”



‘통섭과 기초예술 같이 가기 힘들다’

통섭원은 황지우 전 총장이 주도적으로 만든 것으로 ‘U-AT(유비쿼터스 앤드 아트테크놀로지) 통섭’을 말한다. 음악원, 영상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등 6개 원 사이의 융합교육을 위해 2008년 만들어졌다. 통섭(統攝·Consilien-ce)이란 말은 ‘지식의 통합’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 이론을 뜻한다.

▼ 문화적 가치라는 게 실기나 기교 같은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실기든 기교든 정신이든 다 똑같지요. 음악 국악 무용 영화 연극 미술이 모두 예술의 기본, 기초 종목이잖아요. 그런데 통섭이라는 것은 요즘 트렌드입니다. 음악과 미술이 만나서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그런데 그런 것은 대전 KAIST 시티대학원이나 콘텐츠진흥원, 혹은 한예종과 합쳐진 또 하나의 과정에서 만들자는 겁니다. 한예종은 순수의 가치를 좀 더 지켜달라는 겁니다. 그런 차이지요. 회계 등 잘못한 것, 돈을 잘못 쓴 것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지요.”

▼ 통섭을 한예종에서 할 수 없는 이유는 뭐죠.

“그러니까 그런 것을 하다 보면….”

▼ 예산 문제입니까.

“한예종에서 통섭을 하자는 것은 적반하장이 된다는 겁니다. 이(순수예술) 가치를 지키라고 만든 학교가 그건 놔두고 더 인기 있는 것을 자꾸 하겠다고 하면 예술의 기초는 또 버림받는다는 겁니다.”

▼ 통섭과 예술의 기초를 같이 가져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그게 사실 쉽지가 않아요. 통섭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 학생들이 몰릴 것이고, 그러면 예산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 대학에서 불문학과, 독문학과, 철학과에는 학생들이 잘 안 가려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한예종 학생들도 좋은 것 놔두고 국악 등 순수 예술, 순수 가치를 지켜서 뭘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가치가 없어진다면 이 사회가 잘 유지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관점으로 한예종을 봅니다. 결국 국가가 돈을 들이고 심혈을 기울여서 그런 부분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한예종을 만든 겁니다. 그것을 통섭이라는 개념으로 가다 보면 순수가치보다는 인기 있는 쪽으로 몰리게 될 겁니다. 자연히 통섭과 관련한 조직이 커지고 교수도 더 많이 채용하게 될 겁니다. 실기교육은 연극과 영화만 빼놓고 대부분 교수와 학생 간 1대1 교육이 이뤄지는 도제 시스템이 바람직합니다. 지금도 실기 쪽에는 선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잘못하다가는 학교가 원래 취지를 벗어나 거꾸로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 통섭이라는 가치를 인정은 하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 혹시 좌파 정권에서 기용됐던 황지우 전 총장이 주도했기 때문에 통섭에 반대한 것은 아니었습니까.

“그럴 리가요. 제가 한 말은 좌파든 우파든 관계없는 말입니다.”

▼ 그런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소통이 잘 안된다는 겁니다. 황 전 총장도 작년에 한예종에 대한 저의 기본적인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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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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