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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하토야마 유키오‘일본 총리’ 연구

물러터진 소프트크림? 이상을 꿈꾸는 우주인!

  • 장제국│동서대학교 부총장·국제관계학과 교수 jchang@dongseo.ac.kr│

인간 하토야마 유키오‘일본 총리’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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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하토야마 유키오‘일본 총리’ 연구

어린 시절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운데)가 동생 하토야마 구니오씨(오른쪽)와 함께 조부인 하토야마 이치로 전 총리의 말을 듣고있다.

“약속은 약속이니 가겠다”

하토야마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당시의 긴박했던 한일관계를 고려한다면 일본의 제1야당 간사장으로서 하기 힘든 일이었다.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지도자로 평가되는 이유다.

하토야마 총리는 서민적이고 겸손한 정치인이다. 그가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 있고 명문가 출신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을 대하는 모습은 소탈하다. 필자도 몇 번 그를 만난 적 있다. 반드시 복도의 엘리베이터까지 나와 배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세심한 배려는 약속에 대한 존중에서 나타난다. 필자는 2005년 말 도쿄에서 하토야마 총리에게 2006년 4월10일 필자가 재직하는 동서대학교에서 민주당의 대외정책과 관련한 강연을 부탁했다. 그는 흔쾌히 응했다. 그러나 2006년 2월부터 소위 ‘위조 e메일 사건’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당시 민주당 나가타 히사야스(永田壽康) 의원은 예산위원회에서 “증권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가 사내 e메일을 통해 자민당 간사장의 차남에게 선거 컨설턴트 비용으로 3000만엔의 송금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후 e메일은 조작된 것으로 판명됐고 민주당은 여론의 대역풍을 맞았다.

이 사건으로 대표와 하토야마 당시 간사장이 사퇴했다. 강연 사흘 전인 4월7일 민주당 양원 의원총회가 열려 대표 선거를 하는 등 그야말로 민주당의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필자는 하토야마 강연은 물 건너간 것으로 생각했다. 초청특강 형식의 강연이니 얼마든지 연기할 수 있었다. 필자는 8일 전화를 걸어 “정국이 정국인 만큼 강연을 연기해도 좋다”고 하자 “약속은 약속이니 내일 부산으로 가겠다”고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9일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그가 가장 먼저 가기를 원한 곳은 2001년 도쿄 오쿠보역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일본인을 구하고 숨진 고(故) 이수현씨의 추모비가 있는 성지곡 수원지였다. 이렇게 그는 1박2일 일정의 강연 약속을 지켰다.



사할린 한국인 문제 노력

필자는 많은 일본 정치인과 만났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처럼 한국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은 드물었다. 그는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해서인지 “어머니가 한류를 좋아해 한글을 공부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만났을 때는 “어머니는 90세가 되었다. 많이 쇠약해져 의지는 있지만 한글을 계속 공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류스타를 좋아한다. 어머니 방에는 한류스타의 포스터가 많이 붙어 있다”고 했다. “아마 한류가 지금 어머니에게 삶의 보람이 되어 있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부인 역시 한류 팬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토야마 총리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은 러시아 사할린 잔류 한국인 문제다. 조부인 하토야마 이치로 전 총리는 일본과 소련 사이에 ‘일소공동선언’을 실현시킴으로써 시베리아 억류 일본인 귀국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러나 그 선언을 통해서도 사할린에 강제 징용되었던 한국인의 귀국은 성사되지 않았다.

하토야마 총리는 간사장 시절 필자가 관계하고 있는 ‘사할린 동포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동서대학교가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 1세의 후손들에게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징용 한국인의 후손들이 선진교육을 받고 사할린에 돌아가 지역사회의 중추인물로 성장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2006년 7월1일 도쿄에서 개최된 ‘사할린 잔류 한국인 후손 인재양성을 위한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사할린 잔류 한국인 문제는 나의 할아버지가 못다 한 사업이다. 나는 사명을 가지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토야마 총리는 일본 정기국회에서 ‘유학제도 신설’ 법안의 통과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법은 사할린국립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계 러시아인에게 6개월~1년간 일본 단기 유학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계 학생들은 장학금과 왕복여비를 지원받아 홋카이도대학과 규슈 대학에 유학할 수 있게 됐다.

하토야마 총리는 1991년부터 ‘사할린 잔류 한국인 문제 의원 간담회’에 참여해왔다. 또한 1999년 8월 일본 공산당, 사회민주당 의원들과 공동으로 ‘항구평화조사국설치법안’을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부결이 거듭되는 가운데 하토야마 대표는 몇 번이고 제출했다. 이 법안은 국회도서관에 ‘항구평화조사국’을 설치해 1931년 만주사변부터 1945년 태평양전쟁 패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저지른 전쟁 피해 상황을 조사하는 내용이다. 조사 대상에는 사할린 잔류 한국인의 사정도 포함돼 있었다.

“과거 직시하는 용기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총선 공약집인 ‘민주당정책 INDEX2009’에 이 법안을 반영했다. 국립도서관에 항구평화조사국을 설치하기 위해 ‘국립도서관법’을 개정할 것을 약속하고, 시베리아 억류자에 대한 미지급 임금 문제, 위안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을 공약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일제강점기에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한인들이 돌려받지 못한 우편저금 1억8700만엔에 대한 환수작업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강제 징용자 11명이 2007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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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국│동서대학교 부총장·국제관계학과 교수 jchang@dongse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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