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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 담당·구자홍 기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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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_ 정관용 지음, 위즈덤하우스, 256쪽, 1만1000원

“2000회에 달하는 그의 토론 프로그램 진행 경력은 한국에서 단연 최다 기록이지만 ‘토론 진행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공정하고 간결한 사회로 대한민국의 토론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진행자상, 제19회 한국프로듀서상 라디오진행자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책에 출판사에서 만들어 붙인 저자 소개 글의 한 대목이다. 정말 내가 우리나라 토론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렸나? 이런 과분한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렇지 않다. ‘토론’ 문화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했다면 ‘방송토론’ 문화를 조금 개선했을지 모른다. 오히려 ‘토론 문화’와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에게 잘못된 착각을 심어줬을지 모른다.

이런저런 강연 때마다 청중에게 묻는다. “여러분의 토론하는 마음가짐은 어떤가? 내 생각을 바꿔보겠다는 마음가짐인가, 아니면 상대방 생각을 바꿔놓겠다는 마음가짐인가?” 대부분의 청중이 ‘상대방 생각 바꿔놓기’에 손을 든다. 내 생각은 옳고 상대방 생각은 그르다는 전제로 상대방의 틀린 점을 질타하고 꺾어 누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토론이 이뤄질 수 없다. 소통할 수 없다. 그리고 ‘상대방 생각 바꿔놓기’에 손을 든 모든 사람이 실제 일상생활에서 그런 마음으로 토론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내 질문 앞에서 ‘상대방 생각 바꿔놓기’에 손을 들게 되는 착각, 이 착각은 바로 방송토론에서 본 토론이 토론의 전부인 양, 혹은 토론의 전형인 양 생각하기에 발생한 착각이다. 우리 국민 다수가 이런 착각에 빠지게 만든 주범 중의 주범이 바로 나다. 방송토론을 가장 많이 진행했으니까.



이런 빚진 마음이 이 책을 쓰게 했다. 토론이 무엇인지, 방송토론은 일반적인 의미의 토론과 어떻게 다른지, 토론하는 마음가짐은 어떤 것인지 정리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만이라도 혹시 착각에 빠져 있다면 구출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건 착각이 아니다. 일반 국민 대다수는 “상대방 말에 귀 기울여 내 생각을 바꿔보겠다”는 훌륭한 마음으로 토론을 한다. 하지만 우리의 공론 영역을 대표하는 정치와 언론은 그렇지 않다. 토론도 소통도 없이 죽고 살기 식의 전쟁일 뿐이다. 그 원인을 우리 역사에서 찾아봤다. 토론하기 어려운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이제 그만 호랑이 등에서 내려오라고 제안한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우리 사회는 훌륭히 성장했다. 이제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선택지는 없다. 서로 소통하면서 방법론적으로 절충해야만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풀 수 있다. 양 극단론이 판을 치는 적대적 공존관계를 벗어나 건설적 대립관계를 향해 가도록 폭넓은 중간지대, 회색지대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제안한다. 독자가 조금이라도 공감한다면 서로 말이 통하는 공동체의 미래를 향해 한걸음이나마 나아가는 길이라 여긴다.

정관용│시사평론가,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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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금융전쟁,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_ 신장섭 지음

“한국경제가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며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는 등 경기회복 기대로 들떠 있지만 한국은 이번 금융전쟁에서도 사실상 패배자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그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으면 한국은 주기적으로 금융위기에 빠지고 손해만 많이 보는 경제구조를 갖고 간다.” 2008년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를 펴낸 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신장섭 교수가 새 책을 펴냈다. 저자는 “IMF 패러다임이 유일하게 내세우던 논거가 ‘금융안정성’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외환위기를 당한 것을 보면 한국은 금융안정성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장률이 떨어지고 투자도 부진하고 값나가는 자산을 외국인들에게 많이 팔아넘기기만 했다”고 비판한다. 큰 손해를 보고도 한국이 경기회복세에만 도취해 있는 ‘착각’의 뿌리를 파헤친다. 청림출판/356쪽/1만8000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기후변화의 정치학 _ 앤서니 기든스 지음, 홍욱희 옮김

‘제3의 길’로 유명한 앤서니 기든스는 하나의 역설로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야기되는 위험은 결코 손에 잡히지 않으며 일상생활에서 거의 감지될 수 없기 때문에 그 파괴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뿐이라는 것. 기든스는 “현재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그 어떤 정책도 갖지 못했다”면서 “기후변화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개혁이 필요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조직과 기구들을 무시할 수 없으며 또한 민주주의 전통을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역정부, 지방정부 등을 아우른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기든스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그리고 국제기구와 국제협상 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억제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에코리브르/384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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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제로 _ 로버트 라이트 지음, 임지원 옮김

저자 로버트 라이트는 넌제로섬 원리라는 렌즈를 통해 역사를 들여다보고, ‘하나 된 세계’라는 방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생물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는 그 수가 늘어나 점점 더 정교해지는 넌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넌제로섬 원리는 일종의 잠재력이다. 어떻게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가능성이다. 저자는 세계화가 증기선이나 전신 장치가 발명된 시점보다, 심지어 우리가 문자나 바퀴를 발명한 시점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생명의 탄생 순간부터 미리 운명적으로 정해졌다고 주장한다. 또한 봉건주의, 자본시장, 환경문제, 초국가적 조직 등 역사의 진화와 인간의 협동을 ‘넌제로섬의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그 실례로 UN과 EU, IMF와 WTO 등 초국가적인 형태의 집단의 등장과 형성과정, 그 미래를 진단한다. 말글빛냄/688쪽/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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