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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부르는 공간

사랑의 자물쇠로 연인의 마음을 묶는 낭만의 남산

  • 글·김현욱 | 조경학 박사, 육임조경 실장 lakhw@hanmail.net 사진·장승윤 기자

사랑의 자물쇠로 연인의 마음을 묶는 낭만의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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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소가 명소가 되려면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 동시대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는 문화코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출을 보러 가는 행위, 돌탑을 쌓는 행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행위가 그런 사례다. 간절한 염원이 담긴 이런 일상적 행위는 뒤에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된다. 그래서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는 공간이 된다.

남산이 왜 ‘사랑의 공간’이 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직접 그 정취를 맛보면 그 연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남산에선 서울 강남과 강북의 주요 건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석양이 질 때면 여의도 63빌딩이 반사한 붉은빛이 한강에 떨어져 물빛은 금빛으로 변한다. 석양과 함께 도시의 건물에 하나 둘 불이 켜지면 낮에 보였던 도시의 분주함은 어느덧 사라지고 낭만적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하늘의 별들이 땅에 내려앉아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 같다. 천상의 지리학이라 할까.

서울 남산은 한양의 안산으로 목멱산 또는 잠두봉이라 했다. 조선시대에는 한양 어디서나 남산이 보이고, 남산에 올라가면 서울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봉수대가 조성됐다. 중국의 영향을 벗어나 독창적 조선 화풍인 진경산수를 창시한 정선은 목멱산을 단골주제로 삼았는데, 그의 ‘목멱조돈(木覓朝暾)’에는 이른 아침 남산의 기상과 선비의 유유자적함이 담겨 있다.

아쉽게도 오늘날의 남산은 이전 모습과 많이 다르다. 1972년 들어선 N서울타워(남산타워)로 인해 그 경관이 크게 바뀌었다. 서울 시내에서도 높은 건물들 때문에 남산을 한눈에 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남산의 정취는 여전하다. 조선시대 선비들에게 호연지기를 심어줬던 남산은 어느덧 사랑의 신화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바뀌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자물쇠로 연인의  마음을 묶는 낭만의  남산


신동아 201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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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현욱 | 조경학 박사, 육임조경 실장 lakhw@hanmail.net 사진·장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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