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은 세계 2위의 수출국가로 총수출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1조5400억 달러. 한국의 3배에 달한다. 2011년 한국의 총수출은 약 5500억 달러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8위(2012년은 7위로 추정)지만, 독일과의 총수출 격차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한국과 독일의 총수출 격차가 확대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두 나라의 수출 산업구조 비교를 통해 알아보자. 간단히 요약하자면 수출산업 균형성장, 수출품목 집중도, 대기업 의존도, 중소기업 경쟁력 4개 분야에서 한국과 독일 간에 뚜렷한 차이가 발견된다.
첫째, 수출산업 균형성장의 차이다. 한국 수출은 전기전자 부문에 편중된 반면 독일은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석유화학 간 수출 비중이 고르게 분포한다.
한국의 중화학 부문 수출 비중(중화학 수출/총수출)은 2011년 기준으로 약 93%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중화학 부문 내에서도 전기전자 부문의 편중이 두드러진다. 전기전자 수출 비중은 1991년 41.6%, 2001년 41.9%에서 2011년 31.7%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기타 산업 대비 높은 수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각각 10%대로 성장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기전자 제품의 수출 비중이 단연 높다.
반면 독일의 중화학 부문 수출 비중은 예나 지금이나 약 80%로 수출 구조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이다. 또 중화학 부문 내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석유화학의 비중이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19.7%), 기계(19.9%), 전기전자(18.2%), 석유화학(16.2%) 등으로, 각 산업 간 수출 비중이 16~18% 수준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한국은 독일보다 품목별 수출 집중도가 높고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실정이다. 두 나라의 수출 품목 수를 미국의 수출 품목 수(미국은 가장 많은 품목을 안정적으로 수출하는 나라다) 대비 비중으로 계산한 결과 한국(92.7%)의 수출 품목 수가 독일(96.9%)보다 적었다. 또 수출 품목 수와 수출 비중을 둘 다 고려한 다변화지수(Diversity Index·수출 품목 수가 증가하거나 품목 간 수출 비중 격차가 감소할 경우 상승)를 통해 수출 품목 다변화 여부를 진단한 결과 한국은 독일에 비해 수출 품목이 편중돼 있었다. 또한 2000년대 들어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의 수출 품목 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다변화 지수는 하락하고 있어, 한국 수출은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