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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원유 의존 벗어나고 북미 건설·기자재 사업 노려라

미국 타이트오일의 역습

  • 송경열 │맥킨지 부파트너│정재훈 │맥킨지 부파트너│se_client@mckinsey.com

중동 원유 의존 벗어나고 북미 건설·기자재 사업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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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석유화학

중동 원유 의존 벗어나고 북미 건설·기자재 사업 노려라
셰일가스와 LTO의 확대는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셰일가스 확대만을 고려했을 당시엔 미국 내 에탄 가격 하락에 따른 에탄 크래커 수익성 개선이 예상돼 한국 기업을 포함한 많은 석유화학 회사가 미국 에탄 크래커 투자를 적극 검토했다(에탄과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주원료로 에탄은 천연가스에서,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다). 그러나 미국 LTO 생산이 증가해 나프타 생산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나프타 가격이 하락한다면 나프타 크래커 업체의 원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개선된다. 이는 미국 에탄 크래커 업체들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에틸렌 계열 제품 패권을 놓고 미국 에탄 크래커 업체와 한국 등 아시아 나프타 크래커 업체의 경쟁구도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국 에탄 크래커 투자를 검토하는 한국 기업들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만 셰일가스와 더불어 미국의 LTO 확대는 프로판/부탄의 공급 증가를 가속화해 이들 제품의 가격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셰일가스 확대로 인한 나프타 크래커 대비 에탄 크래커의 비중 확대, 이에 따른 프로필렌/부타디엔 등 고분자 제품의 생산량 둔화 및 가격 상승과 맞물려(프로필렌/부타디엔은 주로 나프타 크래커의 부산물), 프로판-프로필렌 및 부탄-부타디엔의 가격차를 상당 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다.

이에 따라 LTO 확대는 PDH/BDH 등 On-purpose 방식의 프로필렌/부타디엔 생산 수익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즉, 지금까지의 프로필렌/부타디엔 주요 생산 방식인 나프타 크래커 및 정유 시설만으로는 이들 고분자 제품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 프로판/부탄으로부터 직접 프로필렌/부타디엔을 생산하는 On-purpose 방식의 사업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관련 사업 기회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엔터프라이즈, 다우케미컬 등 선도 석유화학업체들은 2015년까지 텍사스 지역에 연간 75만t 규모의 PDH 방식 프로필렌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3. 건설/엔지니어링



건설/엔지니어링 부문에서는 첫째, 미국 원유·가스 수송 인프라 관련 건설/엔지니어링 사업 기회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엔 자국 생산 원유를 효율적으로 수송할 수 있는 인프라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LTO 생산이 가장 활발한 바켄 지역에서 걸프만까지 송유 가능한 것은 Seaway 파이프라인이 유일하다. 하는 수 없이 철도 수송을 해야 하는데, 비용이 배럴당 7~20달러로 배럴당 2~3달러인 파이프라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사정으로 바켄유는 멀리 가지 못하고 인근 지역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20%가량 싼 가격에 거래된다. 따라서 원유·가스 수송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 또한 경질유인 LTO 정유를 위한 정제(refinery), 개보수, 건설/엔지니어링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LTO를 채굴할 때 나오는 천연가스 증대로 북미 내에서 화학플랜트 및 발전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LTO 100만 배럴당 7억~1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추출되는데, 향후 하루 LTO 생산량이 1400만 배럴이 될 경우 100억~140억 입방피트의 수반가스가 추가로 조달된다. 이는 거의 공짜로 얻다시피 한 수반가스를 활용하는 화학 플랜트 증설을 유도할 것이다. 앞서 석유화학 부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가의 프로판을 활용한 PDH 역시 증설 계획들이 있어 북미에서 화학 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복합 화력 발전 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사업기회 역시 중장기적으로 규모 있는 성장이 예상된다. 셰일가스 확대로 이미 미국 내 가스 발전 비중이 석탄 발전 비중을 앞질렀다(2012년 5월). LTO 생산에 가스 생산이 수반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스 발전 비중은 중장기적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남미에서의 중간 인프라 건설/엔지니어링 사업 기회도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 여러 국가는 미국 수출량이 감소함에 따라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아시아 시장으로의 원유 수출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 태평양에 인접한 국가에서 원유를 해안까지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해 향후 이에 대한 건설/엔지니어링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남미 국가 대부분은 정부 규제가 심하고 국유 석유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단독 진출보다는 조인트벤처나 파트너십을 통한 공동 진출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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