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셰일가스와 더불어 미국의 LTO 확대는 프로판/부탄의 공급 증가를 가속화해 이들 제품의 가격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셰일가스 확대로 인한 나프타 크래커 대비 에탄 크래커의 비중 확대, 이에 따른 프로필렌/부타디엔 등 고분자 제품의 생산량 둔화 및 가격 상승과 맞물려(프로필렌/부타디엔은 주로 나프타 크래커의 부산물), 프로판-프로필렌 및 부탄-부타디엔의 가격차를 상당 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다.
이에 따라 LTO 확대는 PDH/BDH 등 On-purpose 방식의 프로필렌/부타디엔 생산 수익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즉, 지금까지의 프로필렌/부타디엔 주요 생산 방식인 나프타 크래커 및 정유 시설만으로는 이들 고분자 제품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 프로판/부탄으로부터 직접 프로필렌/부타디엔을 생산하는 On-purpose 방식의 사업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관련 사업 기회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엔터프라이즈, 다우케미컬 등 선도 석유화학업체들은 2015년까지 텍사스 지역에 연간 75만t 규모의 PDH 방식 프로필렌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3. 건설/엔지니어링
건설/엔지니어링 부문에서는 첫째, 미국 원유·가스 수송 인프라 관련 건설/엔지니어링 사업 기회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엔 자국 생산 원유를 효율적으로 수송할 수 있는 인프라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LTO 생산이 가장 활발한 바켄 지역에서 걸프만까지 송유 가능한 것은 Seaway 파이프라인이 유일하다. 하는 수 없이 철도 수송을 해야 하는데, 비용이 배럴당 7~20달러로 배럴당 2~3달러인 파이프라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사정으로 바켄유는 멀리 가지 못하고 인근 지역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20%가량 싼 가격에 거래된다. 따라서 원유·가스 수송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 또한 경질유인 LTO 정유를 위한 정제(refinery), 개보수, 건설/엔지니어링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LTO를 채굴할 때 나오는 천연가스 증대로 북미 내에서 화학플랜트 및 발전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LTO 100만 배럴당 7억~1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추출되는데, 향후 하루 LTO 생산량이 1400만 배럴이 될 경우 100억~140억 입방피트의 수반가스가 추가로 조달된다. 이는 거의 공짜로 얻다시피 한 수반가스를 활용하는 화학 플랜트 증설을 유도할 것이다. 앞서 석유화학 부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가의 프로판을 활용한 PDH 역시 증설 계획들이 있어 북미에서 화학 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복합 화력 발전 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사업기회 역시 중장기적으로 규모 있는 성장이 예상된다. 셰일가스 확대로 이미 미국 내 가스 발전 비중이 석탄 발전 비중을 앞질렀다(2012년 5월). LTO 생산에 가스 생산이 수반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스 발전 비중은 중장기적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남미에서의 중간 인프라 건설/엔지니어링 사업 기회도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 여러 국가는 미국 수출량이 감소함에 따라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아시아 시장으로의 원유 수출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 태평양에 인접한 국가에서 원유를 해안까지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해 향후 이에 대한 건설/엔지니어링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남미 국가 대부분은 정부 규제가 심하고 국유 석유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단독 진출보다는 조인트벤처나 파트너십을 통한 공동 진출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