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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을 내 가족처럼…‘따뜻한 종교’ 되겠다”

양창식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총회장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소외된 이웃을 내 가족처럼…‘따뜻한 종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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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교 문선명 총재 1주기를 맞아 여러 매체가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문 총재 타계 후 많은 이가 ‘문선명은 어떤 인물이었나?’ ‘문선명 없는 통일교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식 명칭) 본부에서 양창식 한국총회장을 만나 이런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소외된 이웃을 내 가족처럼…‘따뜻한 종교’ 되겠다”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 또는 통일교) 총재는 지난해 9월 3일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CNN, BBC, 알자지라 방송, ‘뉴욕타임스’, AP, ‘요미우리신문’ 등 해외 언론이 문 총재 부고 기사를 일제히 대서특필하는 것을 목격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신흥종교운동가’

‘문선명이 이렇게 대단했어?’라는, 일종의 ‘문선명의 재발견’이었다. 당시 인터넷 매체 머니투데이는 트위터리언들의 표현을 기사화했다. “헐…CNN이 문선명 사망을 단신이 아니라 라이브로 현지 기자 연결하네” “미국에선 한국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김정일과 문선명은 아는 사람이 제법 많다” “일본 트위터 트렌드도 문선명 사망 소식” “논란도 많지만 정말 영향력이 큰 인물인 듯” “호·불호를 떠나 20세기 한국이 낳은 가장 유력한 국제적 인물의 하나” 등이었다. 에일린 바커 런던정경대 교수는 외신 인터뷰에서 “문 총재는 1960~70년대 서구를 휩쓴 신흥종교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자리를 함께한 양창식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총회장에게 지난해 장례식 분위기는 어떠했는지부터 물어봤다. 양창식 총회장은 “전 세계 신도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죽음을 ‘성화(聖和)’라고 표현한다. 하늘나라로 가서 성스러운 존재로 사는 일이라고 본다. 안타까움 속에서도 경건한 마음으로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가정연합에 따르면 문 총재의 장례는 13일장으로 치러졌으며 그 장면이 인터넷으로 세계 각지의 추모식장과 신도들에게 실시간 중계됐다. 조문객이 국내 25만 명, 전 세계 805만 명에 달했으며 조의금으로 500억여 원이 답지했다고 한다. 문 총재는 1920년 평안북도 정주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을 마친 뒤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1954년 서울에서 독자적인 교리를 만들었고 가정연합의 전신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를 창시했다. 이어지는 양 총회장과의 대화 내용이다.



▼ 대단한 규모의 장례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가정연합의 교세(敎勢)는 어느 정도인가요.

“문 총재는 1958년부터 일본에, 1959년부터 미국에 선교사들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1975년엔 미국의 선교기관에서 120국에 선교사들을 파송했습니다. 현재 194개국에 300만여 명의 신도가 있어요. 한·미·일을 중심으로 43개국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입니다. 한국은 우리 신앙의 조국이므로 한학자 현 총재(문 총재의 부인)는 한국 교단의 성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 내 영향력 2위’

▼ 문 총재는 교단의 창시자로서 신도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같습니다. 문 총재가 타계한 이후 교세가 위축되거나 하진 않았나요.

“그 반대인 것 같아요. 원래 인물은 사후에 그 생애와 업적이 더 부각되기도 하잖아요. 문 총재의 성화는 문 총재의 이상과 교리, 가치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7월 20일자 일본 잡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 보도에 따르면, 일본 내 26만 개 종교단체 가운데 가정연합이 ‘창가학회’에 이어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큰 종교단체라고 한다.

양 총회장은 “기독교 등 어떤 외래 종교도 일본에선 뿌리를 내리지 못하지만 가정연합은 예외이며 굳건하다. 러시아,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역에서도 교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령 말레이시아 국회의원 중 50여 명이 문 총재의 이념을 적극 지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20여 명이 10월 가정연합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 한국인이 만든 종교가 일본인에게 어필한다니 신기한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사회가 고도로 산업화하면서 많은 일본인이 소외감, 정신적 가치의 빈곤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문 총재가 이 문제에 답을 줬다고 봐요. 일본인들은 문 총재를 한국인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인생의 벗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우리 교단을 찾는 일본인 대부분은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졌고 명문대 출신도 많습니다.”

통일교는 종교·기업 복합체 성격을 갖는다. 종교 부문의 핵심은 가정연합이고 사업 부문의 핵심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하 통일재단)이다. 문 총재 타계 후 한학자 총재가 두 부문을 이끌고 있다.

통일재단 산하 통일그룹은 레저, 제조, 건설, 언론 분야의 여러 계열사를 두고 있다. 선원건설, ‘세계일보’, 세일로, 세일여행사, 신정개발, 아시아해양, 용평리조트, 일성해양산업, 일신석재, 일화, 통일스포츠, JC, TIC 등이 그것이다. 이들 기업은 자산 1조8000억 원대, 연 매출이 6000억 원대로 추산된다(2011년 기준). 양 총회장은 통일교와 통일그룹을 총괄하는 총회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통일교 관련 교육, 의료, 해외언론기관으로는 선문대학교, 청심신학대학교대학원, 청심국제중·고교, 선화예술고교, 선정중학교, 경복초등학교, 청심국제병원, 청심빌리지, 브리지포드대학교(미국), ‘워싱턴타임스’(미국), UPI통신(미국) 등이 있다.

통일교는 국내외에 다수의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 부지, 용산구 통일교 본부, 용산구 총재 공관, 마포구 도원빌딩, 성동구 어린이예술단 부지, 경기 이천 선문종합대학 부지, 경기 가평군 천주청평수련원 일대, 경기 파주시 통일교 공원묘지 등이 있다. 브라질에선 충청북도만한 면적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통일교가 기업 활동을 활발히 하는 점에 대해 양 총회장은 “문 총재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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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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