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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생존설 추적기

1990년 여름, 빈(Wien) 호텔에 나타난 백발 老신사의 정체는?

이승만 前 대통령 양자 이강석 집단자살 미스터리

  • 이성춘│언론인

1990년 여름, 빈(Wien) 호텔에 나타난 백발 老신사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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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이 살아 있다”

정 선생이 전해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으로 이민 간 신경숙(가명)이 오랜만에 서울에 들러 며칠 전 나를 찾아왔다. 50대 초반인 그녀는 고교 및 대학교 후배인 데다 예전부터 부모님, 형제들과도 잘 아는 사이였다. 그런데 그녀가 유럽 여행에서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이강석을 만났다는 게 아닌가. 3년 전(1990년) 여름 남편과 함께 결혼 후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하던 중 묵고 있던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한 호텔 식당에서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이강석이 분명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신 여인이 전한 당시 상황이다.

호텔 식당에서 식사한 후 남편은 여행 스케줄을 문의하러 프런트로 가고 자신은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6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머리가 하얗게 센 백발의 동양인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백발 : 실례지만 한국 분 아니신지요.

신 여인 : 맞는데요.

백발 : 저 모르시겠습니까.

신 여인 : 잘 모르겠는데요, 누구신지요.

백발 : 저는 대한민국의 역적(逆賊) 아들입니다.

신 여인 : 역적의 아들이라니요. 무슨 말씀이신가요.

백발 : 저는 과거 경무대에서 이승만 대통령 내외분을 모시고 살았었습니다.

(신 여인은 이상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백발 남성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럴 수가…. 너무나도 낯익은 얼굴, 귀에 익은 목소리 아닌가!)

신 여인 : 저, 혹시 이강석 씨…이강석 오빠 아니신가요.

(순간 백발 남성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잠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신 여인 : 아니, 부모님을 권총으로 쏘고 자살한 것으로 모두들 아는데 어떻게 되신 겁니까.

백발 : 누군가의 도움으로 동생(강욱)과 대만으로 나와 잠시 머물다 미국으로 가서 숨어 지내며 공부했습니다.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교포들이 많이 사는 데는 가지 않았지요.

신 여인 : 오래전의 지난 일들인데 이젠 모든 것을 떳떳이 밝히고 살아도 괜찮은 것 아닌지요.

백발 : 아닙니다. 우리 집안은 나라와 국민에게 너무도 큰 죄를 지은 만고의 역적이기 때문에 영원히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살아야지요.

신 여인 : 지금 오빠는 어디서 살고 무슨 일을 하세요? 강욱이도 잘 있는지요.

백발 : 미국에서 삽니다. 동생도 잘 있지요. 현재 ABC방송에서 일합니다.

신 여인 : 저의 형제들은 모두 미국으로 이민 가서 살아요. 지금 남편과 휴가여행 중인데…이게 제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이에요. 저에게도 명함 한 장 주세요. 미국에서 자주 연락하고 만났으면 해요.

백발 : 지금 명함이 없는데요.

(이때 남편이 가까이 다가오자 백발 남성은 갑자기 당황한 표정으로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한 후 서둘러 호텔 밖으로 사라졌다.)

이것이 신 여인이 전한 ‘이강석과의 만남과 대화’의 전부다.

3년간 묻어둔 얘기

정 선생은 신 여인에게 ‘이기붕 일가 집단자살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정말 이강석이 분명한가’ ‘혹시 과거 경무대에서 근무했던 청년들 중 이강석과 닮은 사람을 잘못 보고 착각한 게 아닌가’ ‘네가 이강석이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분명한 대답이 없지 않았는가’라며 따졌다고 했다. 특히 정 선생은 그가 신 여인에게 ‘역적’ 운운했지만 진짜 이강석이라면 그토록 오랜만에 만난 한국인인데 자살 당시 상황, 양부(養父) 이승만에 관한 얘기 등을 몇 마디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상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신 여인은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실 줄 알았어요. 사람을 잘못 보고 오인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강석 씨와는 양가 아버님이 일제강점기에 미국 유학을 같이 했고, 광복 후엔 두 집안이 자주 교류했으며, 자녀들끼리는 초·중·고교와 대학 때까지 형제처럼 어울려 자랐기 때문에 착각이나 오인을 할 수는 없어요”라고 강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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