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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가 만난 작가Ⅰ

“내가 지금 서른이면 당장 중국 가서 사업할 것”

‘태백산맥’ 넘어 ‘정글만리’ 종횡무진 조정래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내가 지금 서른이면 당장 중국 가서 사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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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체제 100년은 거뜬”

조 씨는 소설에서 이르면 2016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G1’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경제학자가 중국의 급부상을 예상하지만 ‘선진국 문턱에도 못 오를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1926년 세계대공황과 맞먹는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에서도 중국은 아무 탈 없이 7.8% 성장했어요. 2010년 유럽발 경제위기도 끄떡없이 지나갔고요. 오히려 중국은 이를 통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한 경제발전은 없다는 걸 확인시켰죠. 중국엔 14억 인구가 받치는 확실한 시장이 있어요. 전체적으로 따지면 1인당 GDP가 5000달러 수준이지만, 일찍 개방한 동북 연안은 2만 달러에 가까운데 그 인구가 2억 명에 달해요. 상상이 안 되는 규모죠. 반면 임금은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죠. 현재 노동자가 2억 명인데, 농촌에서 유입된 산업예비군인 농민공이 2억5000만 명에 달해요. 농업기계화가 이뤄지면 7억 농민 중 2억5000만 명이 추가로 농민공으로 유입될 겁니다. 그러니 당분간 저임금 구조가 지속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20~30년 동안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어요.”

그는 “내가 지금 서른 살이라면 중국에 가서 사업을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지 않을까요.



“중국은 우리가 1970년대에 겪은 천민자본주의를 그대로 겪고 있어요. 발전과정이 똑같아요. 그래서 저는 중국식 사회주의가 아니라 ‘중국식 자본주의’라고 말합니다.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빈부격차는 심화할 수밖에 없어요. 그걸 해소하는 게 복지인데, 시진핑 시대에 들어오면서 내세운 이슈가 관리들의 부정부패 척결, 빈부격차 해소, 지역격차 해소예요. 마오쩌둥이 정치혁명을 이루고 덩샤오핑이 경제혁명을 일으켰다면 이제 사회혁명을 일으킬 지도자가 나타날 시기예요. 그게 시진핑일지는 모르겠지만, 사회혁명의 성공 여부가 중국의 미래 100년을 좌우할 겁니다.”

▼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민주화 욕구가 분출할 텐데 그때도 공산당 일당독재가 가능할까요.

“중국 공산당원이 8500만 명이 넘는데, 아무나 당원이 되는 게 아니에요. 엘리트만 당원 후보가 될 수 있고, 당원이 된 후에도 수많은 검증을 거쳐 최고 수뇌부에 오릅니다. 서민들은 이런 구조를 합리적이라고 여겨요. 부정부패에 대해서도, 자기들을 잘살게 해줬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고 생각해요. 또한 사유재산, 거주이전, 결혼, 여행 등 선거권을 제외한 모든 자유가 다 있어요. 10년 전부터는 부자들도 당원으로 받아들여 자본가들이 불만을 가질 이유도 없고요. 민주화투쟁을 하는 사람이 있긴 해도 소수에 불과하고 호응도 없어요. 관료들의 부정부패 문제만 해결되면 공산당 체제가 100년은 갈 거라 봅니다.”

▼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대부분 재미를 못 봤다고 하는데.

“처음 진출한 업종이 대부분 라이터, 휴대용 가스레인지 같은 단순 제품이었어요. 그런 기술은 6개월이면 배울 수 있어요. 당연히 기술을 배운 중국인들이 독립해서 경쟁을 하죠. 이들은 1원만 남아도 팔지만 우리 기업은 최소한 10원 이상 남아야 타산이 맞으니 가격경쟁이 안 될 수밖에요. 우리가 과거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배운 후 저임금으로 경쟁했던 것과 같은 이치죠. 그걸 뭐라고 하면 안 되죠. 그리고 실제로 망한 기업은 10분의 1밖에 안 돼요. 그것도 대부분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죠. ‘정글만리’에 한형만이라는 중소기업 사장을 등장시킨 것도 중국 진출 기업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한 노하우를 들려주고 싶어서였어요.”

“남북문제, 믿고 기다려야”

“내가 지금 서른이면 당장 중국 가서 사업할 것”

조정래 작가가 ‘정글만리’ 집필을 위해 준비한 기초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조정래 작가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4대강 정비사업 반대 등을 거리낌 없이 주장해왔다.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 “겉은 육영수이고 속은 박정희”라며 거칠게 비판했다. 그런데 최근엔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며 “전라도 말로 ‘솔찬히’ 기대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주위에서 왜 칭찬하느냐고 난리다. 잘하는 거 잘한다고 하는데 뭐가 문제냐”며 웃었다.

“몇 가지를 잘했어요. 역사교육 강화해야 한다고 한 게 먼저 마음에 들어요. 이명박 정부 때 영어가 중요하다며 역사를 경시하다보니 아이들이 삼일절을 ‘삼점일절’이라고 읽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역사교육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는 것은 정말 잘하는 일이에요.”

▼ 외교는 어떻습니까.

“대통령이 취임하면 먼저 미국 가고, 다음으로 일본 가는 게 순서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 간 것은 잘했어요. 국제 현실을 잘 파악한 거지. 외교는 우리 생존과 직결된 것인데, 중국은 우리의 미래라 할 수 있거든.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연설하는 등 친밀감을 드러낸 것도 잘한 일이에요. 독도, 위안부 문제 등으로 끝없이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일본에 대해 ‘실익 없는 것은 하지 않겠다’며 정상회담을 거부한 것도 옳은 선택이고.”

▼ 잘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면.

“인사 문제가 큰일이야. 눈을 크게 뜨고 적절한 인재들을 찾아 써야 하는데 너무 답답하고 협소하게 인사를 하는 게, 사람들 말을 전혀 듣지 않는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윤창중 같은 문제가 터지는 거지. 이번에 김기춘 비서실장을 임명한 것도 별로예요. 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는 국정원장이 혼자 결정했다고 하는데, 국정원은 대통령 명령대로 움직이는 곳이잖아요. 만약 국정원장이 마음대로 했다면 국민 앞에서 ‘국정원장이 잘못했다. 그래서 내가 따끔하게 야단쳤다’고 해야 하는데, 왜 침묵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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