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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공행상·의견대립에 멍들고 국정운영 때리기로 힐링

박근혜를 떠난 사람들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논공행상·의견대립에 멍들고 국정운영 때리기로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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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공행상·의견대립에 멍들고 국정운영 때리기로 힐링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김덕룡 전 의원은 당시 원내대표로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지만 주요 법안 처리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행정도시법 처리를 둘러싸고 충돌이 일어나자 원내대표직을 던졌다. 김 전 의원은 2007년 이명박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호남 표를 끌어 모으면서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는 데 일조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가 친박계에서 이탈한 뒤 복귀한 인물들도 있다. 박 대통령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다가 다른 친박계 참모들과 갈등을 빚어 ‘탈박(脫朴)’을 감행했던 진영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다시 돌아와 대선 때 공약 수립을 주도했고, 박 정부 출범 후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됐다.

미래권력으로 떠오른 親朴들

주목되는 인물은 김무성 의원이다. ‘친박계의 좌장’으로 불리다 세종시 수정안 처리과정에서 박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등을 돌렸다가 지난 대선 때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으면서 복귀했다. 김 의원은 현재 여의도 정가의 최대 블루칩이다. 그는 새누리당 안에서 이미 독자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김 의원이 9월 4일 발족한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 모임에는 당 전체 의원(153명)의 3분의 2가 넘는 100여 명이 참여했다. 그는 복지와 통일 문제 공부모임까지 만들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년 부산시장선거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지원을 약속했다는 ‘밀약설’이 제기됐고, 핵심 측근인 권오을 전 의원은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뒤 ‘포스트 박근혜’ 자리를 노릴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이 경우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필수적이다. 그의 한 측근은 “김 의원이 ‘MB 정부 시절의 박근혜’를 지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미래권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가 이런 행보를 보인다면 박 대통령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자신에게서 떠나는 데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을 거느리고 정면으로 도전해오는 첫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서청원 전 대표를 차기 지도부 경선에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도 잠재적 당권주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몇 차례 쓴소리를 하다가 지금은 자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회의적이라고 한다.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8월 28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선 공약에 대한 타당성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역류와 외풍

유 의원은 “많은 지역 공약을 얘기했는데 재원에 대해 정부는 당장 건드릴 의지가 없어 보이니 중앙당이 국민한테 새누리당이 지역공약을 지킨다는 신뢰를 주려면 지금부터 검토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상누각이고 거짓말인 게 곧 드러나게 된다”고 일갈했다.

박 대통령 취임 전후, 그리고 집권 초반 인사과정에서도 많은 참모가 자의, 타의로 곁을 떠났다. 지난 2월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비서실장직을 맡아 8월 5일 김기춘 신임 실장에게 물려줄 때까지 162일밖에 청와대에 머물지 못한 허태열 전 실장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난 경우다.

그는 대통령비서실을 이끌면서 정부조직법 개편이 지연돼 새 정부 출범에 진통을 겪었고, 박근혜 대통령 방미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 스캔들’ 등으로 큰 어려움을 맞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청와대 조직은 안정을 찾았고, 박 대통령 지지도 역시 60%가 넘는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따라서 ‘허태열 체제’도 공고화하는 듯했지만 박 대통령은 그를 전격 경질했다.

허 전 실장은 청와대에 입성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지난 4월에 이미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심경을 주변에 토로했다고 한다. 그와 가까운 한 정치인은 “4월에 만났을 때 허 실장이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아랫사람들이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아랫사람이 누구라고 말은 안 했지만 이정현 홍보수석을 비롯한 박 대통령의 가신그룹을 일컫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고 했다.

만일 수석이나 비서관급 핵심 참모들이 허 전 실장 흔들기를 시도했고, 이에 따라 그가 박 대통령에게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실제로 밝혔다면 청와대 안에서 심각한 하극상이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 임기 내내 논란을 일으킬 만한 요인이다. 양건 전 감사원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언급한 것도 감사원 내부의 원장 흔들기나 하극상이 있었음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인사가 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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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새 정부의 골격을 짜는 과정에서도 박 대통령이 발탁한 많은 사람이 미처 자리에도 앉지 못하고 떠났다. 특히 결정적인 하자가 드러나 낙마한 공직후보자들은 박 대통령의 초기 국정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인사검증의 실패가 가장 큰 문제이지만 어쨌든 그들도 ‘박근혜를 떠난 사람들’의 범주에 포함된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이 해당한다.

‘인사 참극’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목동사격장의 법인 명의를 바꾸면서 공문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자 9월 10일 자진사퇴했다. 장승필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 위원장도 2007년 3월부터 3년간 4대강 사업 설계업체 사외이사를 맡았던 사실이 드러나 취임 후 불과 엿새 만인 9월 12일 사퇴했다.

결국 박 대통령을 떠난 사람들의 유형은 두 갈래다. 하나는 비리에 연루됐거나 자기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밀려난 인물이고, 다른 하나는 박 대통령에게 실망하거나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스스로 떠난 인물이다.

앞의 경우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결정적 허점이 있음을 방증한다. 뒤의 경우는 박 대통령의 포용력과 용인술을 문제 삼을 수도 있지만 떠나간 이들 개개인의 정치적 욕망이 작용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반대급부를 노리고 박 대통령에게 다가섰다가 여의치 않자 다른 이유를 들어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신동아 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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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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