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4월 7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는 최원일 당시 천안함 함장.
‘신동아’는 전 천안함 함장 최원일(45) 중령을 인터뷰해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기로 했다. 사건 이후 최 중령이 정식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본부 측은 “여러 매체에서 최 중령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신동아에만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얼굴을 내밀고 싶지는 않다”는 최 중령의 뜻을 존중해 인터뷰는 전화와 서면으로 진행됐다. 최 중령은 현재 해군교육사령부 기준교리처장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대체로 차분하게 의견을 말했으나 때로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숨 걸고 (영화 상영을) 막겠다”는 표현에서 그의 절박한 심정이 드러났다.
▼ 가처분신청 기각에 대한 의견은.
“일단 법원 판결은 존중한다. 그러나 46명의 소중한 부하를 잃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죽어도 이 영화를 인정하지 못하겠다. 이 영화는 우리 천안함 장병들과 유가족을 정신적, 사회적으로 살인하고 북한의 도발을 희석함으로써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숭고한 병역 의무를 가치 없게 만들었다.”
▼ 법원은 “영화는 합동조사단 보고서와 다른 의견이나 주장을 표현한 것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신청인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큐멘터리는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신상철·이종인 두 사람 주장만 계속 나온다. 정부 발표 내용은 극히 일부만 소개하고 대부분 이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객관적 주장이 전혀 없다. 법원 판단은 받아들이지만, 영화 내용은 인정 못 한다. 항고할 계획이다.”
“북한 입장 정확히 대변”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 중령은 소송에 참여한 유가족과 함께 법원 심리 과정에서 이 영화를 봤다.
▼ 영화를 본 소감은.
“진실 왜곡 차원을 넘어 (남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북한 입장을 정확히 대변한다. 우리를 어뢰로 공격했던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침몰 원인을 두고 자중지란이 벌어진 걸 지켜보며 웃을 일을 생각하면 나와 천안함 장병들 눈에서 피눈물이 난다. 대한민국 사회를 전복하려 하는 이석기와 영화를 만든 제작진이 어떻게 다른지 묻고 싶다. 이 영화는 천안함을 공격하는 또 다른 북한 잠수함이며, 영화 속 메시지는 어뢰와도 같다.”
▼ 무엇이 가장 큰 문제점인가.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의혹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나라를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한 장병과 유가족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정부 공식 발표를 신뢰하는 국민 생각을 혼란시키는 등 문제점이 많은 영화이므로 결코 상영해선 안 된다. 특히 ‘12세 이상 관람가’라는 게 문제다. 청소년의 국가관에 큰 혼란을 줄 것이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