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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출구전략·아베노믹스·신흥국 위기 3각 파도 대비책 서둘러야

제2의 외환위기 사태 올까?

  • 오정근│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아시아금융학회장

출구전략·아베노믹스·신흥국 위기 3각 파도 대비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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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외화유동성 상황을 살펴보자. 6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264억 달러, 외채는 4118억 달러로 외채/외환보유액 비율이 126%다. 2008년 말의 158%에 비해 상당폭 개선됐고, 총외채 중 단기외채 비율도 47%에서 29%로 나아졌다. 당장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이웃 국가들의 위기가 전염되는 등 위기 발생 우려가 커지면 쏠림 현상이 큰 금융시장의 속성상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일단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와 장기외채 중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외채의 합인 유동외채의 경우 차환(roll-over) 비율이 급락한다. 최악의 경우 차환이 전혀 안 될 수도 있다. 유동외채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현재 1900여억 달러로 추산된다.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도 문제다. 한국은행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3515억 달러다. 위기 때 많은 유출이 예상되는 부분인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서는 33% 유출된 적이 있다. 그 비율을 적용하면 유출 가능 규모는 1160억 달러에 달한다.

다음으로 원유와 곡물 원자재 수입 등 경제 운용에 필요한 경상외환지급액이 있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제시한 3개월 수입액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수입액이 5196억 달러이므로 1559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상을 모두 합하면 위기 때 소요될 외환보유액은 4595억 달러로 6월말 현재 외환보유액보다 1331억 달러 더 많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외에 지역 금융안전망 차원에서 위기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확보해둔 외화유동성이 있다. 한중 통화 스와프 560억 달러, 한일 통화 스와프 100억 달러, 창마이 이니셔티브(CMI) 인출가능액 384억 달러 등 모두 1044억 달러가 사용 가능하다. 이를 모두 사용할 경우 부족한 외화유동성 규모는 287억 달러로 줄어든다. 그러나 CMI 자금의 경우 40% 이상 인출하면 IMF가 제시하는 요구조건을 이행해야 하므로 이는 최후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조건의무 구속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부분만 고려하면 결국 위기 시 부족 외화유동성 규모는 671억 달러다.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또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문제가 된 것 중 하나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은행들의 해외 현지 금융이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로 미뤄볼 때 적지 않은 규모일 것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위기 시 거주자들의 해외자본 유출 규모도 만만치 않다. 또한 국내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에 대해서도 예금자가 인출을 요구할 경우 한국은행이 최종 대부자로서 지불할 수 있도록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5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312억 달러다. 이외에도 위기 때는 원화 가치가 급락하므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도 적지 않은 외화가 소요된다. 따라서 외환보유액 3264억 달러는 위기가 도래했을 때 충분한 방어벽이 되지 못한다.

미국, 유럽의 출구전략은 2~3년 내지 3~4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단기간에 끝날 사안이 아니다. 지금 경상수지 흑자로 원화 가치가 올라간다고 해서 박수 치고 안도할 때가 아니다. 원/엔 환율 하락의 충격이 나타나고 이웃 국가들의 위기감이 전염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닥쳐오는 게 외환위기다. 향후 3~4년 미국의 출구전략과 아베노믹스. 신흥국 위기 등 메가톤급 충격의 쓰나미를 견뎌내려면 원/엔 환율 안정, 외화유동성 확보 등 비상한 각오로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출구전략·아베노믹스·신흥국 위기 3각 파도 대비책 서둘러야


신동아 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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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아시아금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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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아베노믹스·신흥국 위기 3각 파도 대비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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