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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옷 전도사 박술녀의 ‘한복과 사람’ 이야기

한복 선물하니 옷값 보내온 장관, ‘협찬’ 즐기다 안면 싹 바꾼 장관…

  • 김지영 기자 | kjy@donga.com

우리옷 전도사 박술녀의 ‘한복과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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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옷 전도사 박술녀의 ‘한복과 사람’ 이야기
박 씨는 매년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패션쇼를 자비를 들여 열어왔다. 한복 문화 전도사로 명성이 높아지면서 정부 행사에 참석하는 외국인을 위해 한복을 짓는 일도 늘었다. 2010년에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국궁페스티벌에서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에게 한복을 만들어 입혔고, 서울국제경제자문단총회(SIBAC)에 참석한 외국인 최고경영자들에게도 한복을 협찬했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국문화의 밤, 한복쇼’에도 참가했다.

박 씨는 올해도 세계주문양복연맹에서 주최하는 행사에서 한복쇼를 하고, 9월 10일 세계여행관광협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서 한국 대표로 한복쇼를 열었다. 8월에는 해외 젊은이들에게 한복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치렀다. 이날 함께한 외국인은 한국관광공사가 기획한 프로그램인 ‘위키 코리아 투어’에서 선정했다.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베트남 등 각 나라에서 한복을 체험해보고 싶다고 희망한 젊은이 13명을 뽑았더라고요. 그들과 만찬을 함께하면서 한복의 전통과 아름다움에 대해 들려줬어요. 한복을 입고 싶다고 해서 한복도 한 벌씩 지어줬고요. 전액 무료는 아니고…두 벌 값 정도를 받고 열세 벌을 지었죠(웃음).”

협찬의 비애

한복집 운영도 엄연히 이윤을 남기기 위한 비즈니스이고, 몇 해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아 건강이 썩 좋은 편도 아닌데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한복 협찬과 패션쇼를 하는 까닭을 헤아리기 힘들었다. 그의 설명은 이러했다.



“9월 25일에는 실수요자에게 한복을 보여주는 쇼를 열어요. 그런 쇼는 제가 무대장치 비용을 보조하면서 하는 건데, 나라에서 해줘야 할 일을 우리 힘으로 한다는 자부심이 있죠. 그걸 오지랖 넓다고 해야 할까요?

한복인으로 산 지 올해 29년째인데, 이제 방송국 협찬을 잘 못해요. 제가 한복 협찬을 안 하면 방송에서도 한복이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이 있어요. 갈수록 그런 현상이 심해질 거예요. 그래서 조건 없이 연기자들에게 한복을 입혀왔는데, 요즘은 드라이클리닝 비용 10만 원을 요구한다고 방송 프로그램에서 협찬 요청이 안 들어올 정도죠. 명절에 옷을 많이 협찬해 주면 드라이클리닝 비용만 수백만 원이 들어요. 그런데도 한복 알리기를 계속하는 건 한복 문화 전도사라는 자부심 하나로 버티는 겁니다.”

▼ 세탁비 때문에 한복 협찬 요청을 안 한다?

“10만 원 달라는데도 그것 때문에 협찬 요청이 안 들어온다니까요. 방송국에서 우리처럼 한복을 관리하진 못하잖아요. 옷에 일일이 동정을 달아서 다림질하고 그러는 게 다 수작업이에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 답답한 상황이네요.

“허탈하죠. 한복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기에 벌어지는 일이죠. 한복은 그야말로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들여 만드는 명품이에요. 그런데 말로는 한복이 참 아름다운 옷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한복을 위한 투자는 아깝게 여기거든요. 해외 명품은 대단하게 보니까 수백만, 수천만 원을 써도 아깝지 않은 거고. 정치인, 경제인 등 우리 사회 지도층에서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한복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한복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준 지도층 인사로 육영수 여사를 첫손에 꼽았다.

“그분은 한복의 대명사잖아요. 저도 어릴 때부터 그분이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며 자랐어요. 그분을 싫어하는 한복인은 없을 거예요. 다들 우리 것이 좋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분처럼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하거나 귀빈을 맞을 때마다 늘 한복을 입는 명사를 본 적이 없어요. 따님인 박근령 씨가 전통 한복을 입고 결혼식을 한다고 했을 때 흔쾌히 응한 것도 육 여사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었죠. 정치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지만 한복을 입는다고 하니까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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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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