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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현장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꼴찌들아, 통쾌하게 승리하라

팟캐스트 방송 ‘꼴통쇼’ 녹화 무대

  • 박은경 객원기자 │ siren52@hanmail.net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꼴찌들아, 통쾌하게 승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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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 줍기 → ‘커트 100만 원’

화려한 밤 생활에 빠져 지내다 사회로 나오니 아무 데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일거리를 찾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인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그때 오 대표가 ‘인부’를 잘못 알아듣고 “인분이요?”라고 되묻자 김 원장 얘기에 몰입하던 방청객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모집한 인부들을 버스에 태워 데려간 곳은 산이었다. 거기서 하루 종일 전봇대를 묻기 위해 삽으로 구덩이를 팠다. 그땐 굴삭기가 없었으니까. 구덩이를 파내려가다보면 어느새 내 키를 넘겨 나중에 올라오기도 힘들었다.”

한동안 일용직 노동일을 전전하다 DJ 출신이라는 전력을 내세워 카지노에 스카우트된 김 원장은 ‘장기’를 살려 고객이 계속 베팅을 하도록 부추기는 내레이션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카지노에서 일하다보니 점점 조직폭력배 세계로 휘말리는 상황이 됐다. 조직원들 간 패싸움으로 피가 낭자한 장면도 목격했다. 계속 그 세계에 있다간 언젠가 나도 칼침을 맞겠구나 싶었다.”



살벌한 세계에서 발을 빼려 한 달여 고민하던 어느 날, 미용실 유리창 너머로 비친 헤어디자이너의 모습이 너무 멋져 보여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가 “일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삽질(일용직)하고 판 돌리다(DJ) 찾아갔더니 미용실 원장이 뭐래요?” 오 대표의 질문에 김 원장이 짧게 답한다. “일하래요.”

이후 남다른 성실함과 고객을 세심히 관찰하는 눈썰미와 센스, 실력으로 쟁쟁한 헤어디자이너들의 눈에 든 그는 여러 차례 스카우트를 거쳐 수억 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현재의 위치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지금 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본점 외에도 전국에 13개 헤어숍을 거느리고 ‘커트 100만 원’을 받는 대한민국 최고 몸값의 헤어디자이너다.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헤어 한류 ‘K스타일’을 해외에 알리려고 활동 중인 그는 “아시아의 랜드마크가 될 뷰티 칼리지를 세우고 싶다”고 했다.

‘꼴통 마스터’와 ‘챌린저’

도전과 역경, 성공에 이르는 50여 분 간의 김 원장 얘기가 끝나자 두 MC가 꼴통쇼의 트레이드 마크인 구호를 외쳤다.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이어 객석 여기저기서 방청객들이 “저요” “저요” 소리치며 손을 들었다. 김 원장의 미션을 받을 ‘챌린저(방청객)’로 뽑히기 위해서다.

그중 대학 4학년인 김아혜 씨는 정·재계 인사와 톱스타 등 VIP를 고객으로 둔 김 원장의 ‘사람 마음을 얻는 비결’을 궁금해했다. 김 원장은 “고객을 애인으로 여기고 진심으로 다가가 서비스하려고 노력한다”며 “좀 더 알려면 직접 몸으로 부딪쳐봐야 한다. 우리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라”는 ‘꼴통 미션’을 던졌고, 김 씨는 즉석에서 수락했다.

‘꼴통 미션’은 초대손님이 방청객에게 내는 ‘숙제’다. “인간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계기는 숙제를 통해서다”라는 MC 오 대표는 “미션을 통해 ‘내가 이것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작은 성공을 경험케 함으로써 스스로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첫 방송 때 미션을 받은 사람은 장교 전역 후 취업을 준비 중이던 20대 중반의 윤준우 씨였다. 그는 방송에서 “전역 후 혼자 해외여행으로 한 바퀴 돌고 와서 취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주변에선 ‘취업부터 해야지 무슨 소리냐’며 말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사흘 내로 여권을 만들고, 항공 티켓을 끊고, 일본에 가서 기모노 입은 여성과 사진을 찍어 꼴통쇼 페이스북에 성공 스토리를 올릴 것’이었다.

오 대표는 “나중에 올린 사진을 보니 기모노 입은 일본 여성이 둘이었다. 길에서 무작정 여자들을 붙잡고 와이파이를 어떻게 쓰는지 물었다가 친해지게 됐다고 했다. 그 친구가 해외여행을 경험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그 후로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을 거다. 안 그랬으면 버킷 리스트에 ‘해외여행 하기’가 평생 올라 있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녹화가 끝난 뒤 방청객들이 김 원장을 둘러싼 채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느라 소동이 벌어졌다. 그 사이 무대 위에선 깜짝 이벤트가 펼쳐졌다. “지금 당장 ‘팟빵’ 가서 방청 소감을 댓글로 올리면 추첨해서 김 원장님의 황금 빗과 가위로 머리를 자를 수 있도록 해주겠다.” 오 대표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댓글을 올리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고 잠시 뒤 MC들이 댓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꼴통 마스터와 사진 찍고 연락처도 받고, 여러분이 먼저 들이대야 한다니까 이 분은 곧이곧대로 쓰셨네. ‘원장님한테 머리 자르고 싶어요~’라고.” 이 대표는 “김 원장님은 역시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네요. 나도 다시 태어나면 미용사로 태어나야지”라고 분위기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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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객원기자 │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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