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전문가 기고

학벌과 스펙은 창조경제의 암이다

창조인재 육성기

  • 조동원 │워커스 대표멘토

학벌과 스펙은 창조경제의 암이다

2/3
걷는 사람들

워커스는 ‘걷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걷고 걸으면서 세상을 계속 발견하고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워커스에서는 5개월 동안 걸어야 한다. 도대체 걷는 것과 창조가 무슨 관련이 있냐고 의아해하겠지만 걷지 않으면 세상의 지혜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SKY를 목표로 하는 엄마들은 아이를 직선형 인간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집 학교 학원 집의 단순 직선형 인생이 되고 만다. 그런 아이의 머릿속에는 집 학교 학원으로 오가는 익숙한 길만 기억될 뿐 다른 길은 기억되지 않는다.

창작자의 머리를 해부하면 수많은 길이 곡선으로 얽혀 있을 것이다. 얽혀 있는 곡선 속에서 창작은 고통이 되고 지혜가 된다. 대한민국의 엄마들은 SKY를 나와야 일류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아들딸의 머릿속에 단순 직선형 도로만 뚫고 있다.

결정적 장애물은 또 있다. 스마트폰이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순간,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있다. 스스로 생각을 안 해도 스마트폰이 해결해준다. 머리 쓸 일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대신해주는 스마트폰에 길드는 아이들, 생각의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까. 청년들의 머리는 스마트폰과 직선형 교육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투구처럼 덧씌워진 머리를 깨뜨려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유연한 속살이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워커스에 들어오면 딱딱한 투구를 벗겨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그것이 walk n catch다. 걸으면서 발견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밖으로 나가서 관찰하고 발견하고 정리하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머리가 용틀임을 한다. 머릿속에 새로운 길이 생기면서 곡선형 머리로 바뀌게 된다. 새로운 것, 새로운 사람,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생활이 습관이 된다. “모든 위대한 생각은 걸으면서 나온다.” 철학자 니체의 말이다.

누구나 경쟁하면서 산다. 1등부터 꼴등까지 성적이 인생의 전부였던 때도 있다. 친구들도 경쟁 상대였다. 친구를 이겨내야 성적이 오르고 그 성적으로 평가받았다. 친구가 잘하면 박수를 쳐야 하는데 질투심만 가득 찼을 것이다. 광고회사를 운영할 때 광고계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 교육 프로그램을 10년 동안 열었다. 경쟁을 부추겼다.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동료들이 자신의 경쟁자였다. 20여 명 중에서 2, 3명을 채용하고 나머지 친구는 낙오자였다. 경쟁의 효율만 지배했다. 겉으로는 사제지간이었지만 회사의 처지만 생각했던 나에게 1%만 소중했지 99%는 안중에 없었다.



3년 전 다시 아카데미를 열었다. 물론 경쟁을 부추겼다. 그러나 경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됐다. 회사의 처지가 아니라 1명이라도 광고회사에 취업을 시켜야 하는 처지(학원 원장)가 되니까 1명이 아닌 20명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낙오하는 친구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친구가 다시 일어서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자 경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됐다. 수없이 반성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나의 주관적 판단으로 상처받았을 청년들에게 죄스러웠다.

학벌과 스펙은 창조경제의 암이다

창조경제박람회 크라우드펀딩 오픈컨퍼런스에서 우수상을 받은 워커스 1기 정하윤씨(왼쪽).

경쟁이 아니라 협동

2013년에 문을 연 워커스는 협동과 헌신을 요구한다. 자신이 발생시킨 콘텐츠는 매일매일 동료들과 공유하고, 서로를 평가하고 토론한다. 누가 취업하고 누가 탈락하는 경쟁자가 아니다. 잠자는 시간 빼고 함께 미션을 수행하고 동료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 2명, 3명, 5명 수도 없이 많은 팀이 만들어지고 팀플레이(팀플)가 일상이 된다. 혼자서 걸으면서 발견을 하는 미션, 2명이 함께하는 미션, 3명이 창작해야 하는 콘텐츠, 주말에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팀플 등. 한 사람이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미션이 5개 이상 진행된다. 20명은 24시간 연결돼 있어야 하고 수시로 팀을 바꿔가면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지혜를 짜내야 한다. 결국은 집단지성과 협동이 얼마나 위대한 창작물을 만들어내는지 스스로 깨닫게 된다.

당신은 무엇인가에 몰입한 경험이 있는가? 게임, 도박, 댓글. 어릴 때부터 몰입했던 경험은 나쁜 몰입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서 이야기로, 콘텐츠로, 상품이 되는 과정까지, 세상에 내놓는 순간을 몰입해본 경험은 드물다. 뛰면서 일정 수준이 지나면 느끼는 행복감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말한다. 워커스에도 러너스 하이(Learner′s high)가 있다. 자신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기 위한 집중과 고통의 과정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 창작자의 몰입을 경험하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위대한 상품을 개발하고, 그 상품에 생명을 불어넣고 베스트셀러의 단계까지 갈 수 있는 과정에 몰입한다(Great Seller).

영화, 드라마, 뮤지컬, 캐릭터, 전시, 패션, 플랫폼, 게임 등의 콘텐츠를 오고가면서 위험하지만 도전적인 미래 콘텐츠까지 개발하고 현실화한다(Future Factory).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품과 콘텐츠를 세상에 내놓는 것은 위험하다.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도전할 수 없다. 그러나 위험한 것에서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

학벌과 스펙은 창조경제의 암이다

한여름의 워커스 강의실 풍경.



2/3
조동원 │워커스 대표멘토
목록 닫기

학벌과 스펙은 창조경제의 암이다

댓글 창 닫기

2022/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