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크아웃은 자력으로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에 대해 채권기관이 부채 상환을 유예하거나 탕감해주는 제도다. 2010년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출자전환 등을 통해 금호의 채무 부담을 줄여준 바 있다. 2013년 11월 박 회장은 지주사인 금호산업에 복귀하면서 “연봉 1원만 받겠다. 경영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금호산업 지분을 모두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금호산업에 2200억 원, 금호타이어에 1100억 원의 사재를 투입했었다.
회사는 워크아웃, 회장님은 외유

‘신동아’는 최근 금호그룹 최고 경영자인 박삼구 회장의 사생활과 관련된 몇 가지 자료를 입수했다. 박 회장 비서실에서 작성된, 회장의 개인 해외여행 일정표였다. 대부분 동문 등 지인들과 함께한 골프여행이었다. 사생활에 해당하지만, ‘신동아’는 그의 여행 일정에 주목했다.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 기업의 오너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은 고통을 겪는데 회장이 이를 분담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신동아’가 확보한 일정표는 총 7개다. 기간은 2012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7개 일정 중에는 해외사업본부 업무보고를 위해 출국한 사례도 두 건 포함돼 있다. 일정표가 대부분 여행 출발 1~3일 전에 작성된 점에 비춰 참석자나 일정 모두 큰 변동 없이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그룹 측은 ‘신동아’의 확인 요청에 “내부적으로 확인해보니 신동아가 입수한 일정표대로 여행이 진행된 것은 맞다. 일부 참석자가 변동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고 밝혔다. 몇몇 일정표에 박 회장이 ‘CCC’로 표시된 것과 관련, 금호그룹 측은 “CCC는 주로 아시아나항공에서 박 회장을 지칭하는 표현이다”라고 확인했다.

2012년 10월 문제가 된 바 있는 박삼구 회장 가족의 멕시코 로스카보스 여행 일정.
일정표에 따르면, 당시 여행에는 박 회장 부부와 장녀의 가족, 수행원, 같이 생활하는 도우미 아주머니까지 동행했다. 박 회장은 10월 2일(화)부터 6일(토)까지 5일간 로스카보스에 머물며 골프, 해양스포츠 등을 즐겼다.
여행 일정표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눈에 띈다. 박 회장 가족은 로스카보스에 머무는 동안 두 곳에서 골프를 즐겼다. 그중 한 곳인 ‘Cabo Del Sol’ 골프장은 2013년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골프장 중 하나다. 또 다른 골프장 ‘Pamilla Golf Club’도 G20 정상회의가 열린 One·Only 내에 위치한 최고급 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