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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추진력+박홍민 꼼꼼함… ‘핀다’ 제2의 ‘토스’ 될까

  • 조은아 더벨 기자 goodgood@thebell.co.kr

이혜민 추진력+박홍민 꼼꼼함… ‘핀다’ 제2의 ‘토스’ 될까

  • ●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1980년대생 의기투합
    ● 출범 7년, 서비스 3년 만에 빅3로 성장
    ● 기준금리 3% 시대, 대출 갈아타기 수요 급증
    ● 금융기관 심사 데이터 활용 정확도 높여
    ● 자동차금융·부동산평가 등 영역 확대로 차별화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왼쪽)와 박홍민 공동대표. [핀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왼쪽)와 박홍민 공동대표. [핀다]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행은 2022년에만 모두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021년까지 0.5%이던 기준금리는 14개월 만에 3.25%까지 높아졌다. 2023년 상반기까지 0.25∼0.50%포인트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에 받은 대출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출상품 금리와 한도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대출 비교 서비스의 수요도 높아졌다.

금융 정보 비대칭에 주목해 탄생

현재 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은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의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늦게 출발한 핀다는 출범 7년,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굴지의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핀다의 부상은 갑작스럽지 않다. 오랜 기간 갈고닦은 내공과 타이밍이 만난 결과다. 2년 전부터 금융권 일각에선 “핀다가 제2의 토스가 될 것”이란 말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핀다는 토스와 같은 길을 갈 수 있을까.

핀다는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2015년 설립됐다. 사용자는 핀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휴된 금융회사의 대출 조건을 조회하고 금리와 한도 순서로 조건에 맞는 대출을 찾아볼 수 있다. 흩어진 대출 정보를 한곳에서 모아 보거나 더 유리한 대환대출 조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핀다는 판매자와 구매자,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 정보의 비대칭에 주목한 서비스다. 실제 공동 창업자 2명이 대출 과정에서 금융 정보 부족으로 설움을 겪은 데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3사 가운데 토스가 점유율 40%대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30%대, 핀다가 10%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점유율만 보면 사실상 3곳이 대출 비교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3사의 금융상품 중개 건수는 2020년 17만2842건에서 2021년 80만9687건으로 1년 만에 4.6배나 급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2022년에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핀다의 성장은 기본적으로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사람이 금융기관 업무를 볼 때도 비대면을 선호하면서 핀다에 길이 열렸다. 핀다와 손잡으려는 금융회사가 하나둘 늘어났다. 또 대출총량 규제가 강화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핵심에 집중, ‘가장 정확하다’는 강점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핀다의 급성장이 설명되지 않는다. 핀다의 경쟁력은 우선 가장 많은 제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데서 나온다. 핀다에서는 모두 62개 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57개, 토스는 54개 금융회사와 제휴했다.

핀다가 내세우는 강점은 정확성이다. 금융기관에서 실제 심사에 쓰는 데이터를 활용하다 보니 대출 심사와 관련해 정확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핀다를 이끄는 박홍민 대표와 이혜민 대표 모두 여러 번의 창업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본질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핵심에 집중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다다른 지금도 다르지 않다. 여전히 핀다의 가장 큰 관심은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정확한 대출 비교 서비스 개발에 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핀다는 2015년 출범해 2016년부터 웹을 기반으로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엔 개인정보를 취급할 수 없었고 1개 금융회사의 대출상품만 취급해야 하는 ‘1사 전속주의’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서비스는 제공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19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대출 비교 플랫폼 1호로 선정됐고, 가장 먼저 앱 서비스를 선보였다. 초창기 4년 동안 제대로 된 사업을 펼치지 못했지만 그사이 조용히 내공을 쌓았다.

핀다의 성장 속도는 회사 규모로 간단하게 확인된다. 2021년 6월 50명대에 그친 임직원 수는 현재 150명에 이른다. 10월 기준 누적 대출 조회 건수는 690만 건, 누적 대출 승인액은 1417조 원에 이른다. 앱에 가입한 누적 회원 수도 150만 명에 이른다.

2021년 누적 174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핀다는 현재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핀다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기업가치는 6000억 원 수준이다. 2021년 1월 1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지 채 2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무려 6배 높아졌다. 이번 투자 유치는 회사의 운영자금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사업 전략을 고려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금융시장 불안과 투자 위축으로 핀다가 제시한 6000억 원이 다소 높다는 의견도 있다. 기본적으로 중개수수료에만 기대는 핀다의 수익모델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출범 7년,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굴지의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핀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출범 7년,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굴지의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핀다]

네이버도 등판, 경쟁 심화 예고

앞으로의 시장 상황은 더욱 만만치 않다. 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 카카오페이에 이어 또 다른 빅테크인 네이버도 이 시장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22년 11월 말 신용대출 상품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 신용대출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7개 시중은행을 포함해 50개 금융회사가 입점해 있다. 2023년 1월까지 7개 금융회사가 더 합류한다.

압도적인 플랫폼 지배력을 가진 네이버가 참전하면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이 핀다를 비롯해 대출 비교 플랫폼과 제휴를 맺지 않으면서 ‘팥 없는 찐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은 대출 비교 플랫폼과 서비스 제휴에 소극적이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은행 고객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1금융권 고객들이 해당 은행이 아닌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해당 서비스와 제휴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주도권을 핀테크 기업에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 역시 숨어 있다.

핀다는 서비스 개시 이후부터 꾸준히 시중은행과 제휴를 확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과 제휴를 맺었고, 핀다는 하나은행과만 제휴했다. 네이버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입점한 상태로 시작했다. 시중은행이 대출 비교 플랫폼과 손잡는 것을 주저하는 만큼 이들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서비스의 본질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자체가 극복해야 할 한계도 있다. 플랫폼이 제시하는 금리는 소비자의 신용이나 소득, 주거래 은행일 경우 받는 우대금리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또 플랫폼과 제휴한 금융회사의 상품만 추천한다는 한계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플랫폼의 비교·추천 결과가 이용자 본인에게 최저금리 또는 최적의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유의하라”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대출의 모든 영역 다루는 게 목표”

대출 비교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핀다가 차별화 전략을 고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핀다는 다양한 소비자의 대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대출의 모든 영역을 다루는 게 목표다.

핀다는 앞서 2022년 7월 빅데이터 상권분석 스타트업 ‘오픈업’ 지분 100%를 인수했다. 그동안 직장인 신용대출에 집중하던 플랫폼 서비스를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 사업자 대상으로 본격 확대하기 위해서다. 오픈업이 갖고 있는 8400만 개의 매출 데이터와 매월 새롭게 생성되는 70만 개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정보와 분석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자동차 금융에도 도전하고 있다. 앞서 4월 현대차, 기아, 하나은행과 손잡고 ‘커넥티드카 1Q 오토론’을 선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를 구매할 때 최장 120개월 분할 상환할 수 있고, 최대 1.4%까지 금리 할인이 적용되는 전용 상품이다. 자동차 구입 자금 마련을 위해 핀다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설계됐다.

2022년 10월 BNK캐피탈과 함께 ‘자동차 금융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핀다의 혁신 기술 및 데이터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자동차 금융서비스를 고객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부동산 가치평가 전문 스타트업 ‘공간의가치’에도 투자했다. 대출 담보 대상을 아파트에서 빌라와 상가건물까지 확장하면서 대출 정확도를 높이고 범위를 넓히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확한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7년 넘게 공동대표… 역할 분담이 비결

핀다는 박홍민 대표와 이혜민 대표가 의기투합해 세웠다. 두 사람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공동대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인연은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 ‘500스타트업’에서 시작됐다.

박 대표는 500스타트업의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받던 파일 공유 앱 ‘선샤인’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근무했다. 이 대표는 500스타트업의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었다. 둘은 한국에서 대출받기 어려워 고생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다가 한국에 들어와 함께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석사과정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한 후 여러 차례 창업과 실패를 맛봤다. 이 대표는 고려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STX지주회사 신사업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다 돌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샘플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 ‘글로시박스’와 유아용품을 정기배송하는 ‘베베앤코’가 대표적이다. 건강관리 서비스 ‘눔(Noom)’의 한국법인 대표도 맡아봤다. 핀다가 네 번째 작품인 셈이다.

개성 강한 두 명의 창업자가 7년 넘게 결별하지 않은 비결로는 역할 분담이 꼽힌다. 이 대표가 추진력이 좋은 스타일이라면 박 대표는 꼼꼼한 스타일이라고 한다. 둘 모두 1980년대생이다.

핀다(FINDA)라는 이름은 영어 ‘금융(Finance)’과 한자어 ‘다(多)’를 조합해 만들었다. ‘많은 금융상품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중의적인 의미도 상당히 많다. ‘웃음꽃이 핀다’ ‘구겨진 것을 핀(편)다’ ‘인생이 핀다’ 등 다양한 뜻이 있다고 한다.



신동아 2023년 1월호

조은아 더벨 기자 goodgood@the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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