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은 2개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했으며 산하 병원이 모두 상급종합병원이다. 단일 의료기관으로서는 국내 유일하다. 또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가운데 세계 최초로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ISO14155) 인증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산하 병원의 의료정보시스템을 통합하고 클라우드 기반으로 완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최초, 최고, 유일 등의 수식어가 걸맞은 다수 성과를 통해 국내 최고 역량을 갖췄음을 대내외에 증명해 왔다.
2022년 11월 8일 고려대 수당삼양패컬티하우스 앞에서 의료정보 체계 구축 기념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5캠퍼스·3병원 체제 구축으로 초일류 실현
2021년 10월 고려대의료원은 청담에 미래 의학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고영캠퍼스를 설립했다. 또 정릉엔 감염병 연구기지 ‘메디사이언스 파크’를 오픈했다. 이로써 고려대의료원은 의과대학, 안암·구로·안산병원, 청담 고영캠퍼스,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 등 총 5개 캠퍼스, 3개 병원 체제를 갖췄다. 이른바 ‘Korea University Medicine Universe’다. 고려대의료원이 진료, 연구, 교육, 사회공헌 각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 역량을 갖춘 초일류 의료기관을 향해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메디사이언스 파크엔 다수 바이오벤처 기업의 입주가 완료됐으며 신약 및 의료기기 연구 등이 한창이다. 더불어 곧 개소할 백신혁신센터도 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정하는 서울홍릉강소특구에 추가 지정되면서 최첨단 헬스케어 융합 플랫폼이자 연구혁신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고영캠퍼스엔 의료원장 직속 사회공헌사업본부가 있다. 고려대의료원이 지향하는, 최고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한 곳이다. 의료영상센터와 임상연구지원본부가 있어 각종 연구와 이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며 미래 의학을 더 빠르게 실현하기 위한 도전과 탐구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의료서비스를 바탕으로 스마트병원 선두주자로 나아가고 있다. 2023년 준공되는 신관은 정밀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을 극대화한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또 각 분야의 첨단기술이 융합된 의료서비스가 개발·적용되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할 예정으로 최신 기술과 미래 의학이 집약된 ‘미래 의학의 메카’로서 위상을 견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개원 40주년을 맞는 고려대구로병원은 2022년 9월 미래관을 준공하며 ‘마스터플랜’의 첫걸음을 디뎠다. 본관 및 신관 진료 공간을 재배치하며 환자·질환 중심 진료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고려대구로병원의 강점인 급성기·중증·응급환자 중심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 의료전달체계를 활성화하는 등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전달체계 최상위 병원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고려대안산병원은 리모델링 등 중장기 마스터플랜 착수를 통해 스마트 진료 공간과 연구 공간을 확장함으로써 진료·연구 역량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예정이다. 특히 대학병원 최초로 최신 CT 시뮬레이터 ‘SOMATOM go.Sim’을 도입하는 등 스마트 진료 환경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은 차세대 창의·융합 인재 양성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기초의학 분야에선 수준 높은 학업 환경을 바탕으로 QS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독보적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 의학교육 글로벌 스탠더드 확립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혁신 연구를 위한 인프라 고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각 병원 캠퍼스화를 통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시대가 요구하는 전인적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고려대의료원의 각 캠퍼스가 미래 의학 실현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계속 협력해 나간다면 고려대의료원 100주년인 2028년엔 미래 의학의 표준을 제시하는 세계 초일류 의료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HIS, 미래 의료 혁신을 앞당기다
고려대의료원은 자체 개발한 PHIS로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의 시스템을 통합하고 클라우드로 완전 전환했다. 고려대의료원은 PHIS를 통해 빅데이터 바탕 융복합 연구 활성화 허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의 의료정보 체계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인 정밀의료사업으로 개발된 ‘PHIS(클라우드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를 기반으로 한다. PHIS에서 ‘P’는 Post, Precision, Personalized를, ‘HIS’는 병원정보시스템(Hospital Information System)을 뜻한다. 고려대의료원은 자체 개발한 PHIS로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의 시스템을 통합하고 클라우드로 완전 전환했다.
최근 PHIS는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제품 및 사용 인증을 받았으며 세계적 공신력을 자랑하는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로부터 ‘디지털헬스지표 종합 2위’, ‘정보처리 상호운용성 분야 1위’, ‘예측 분석 분야 1위’에 선정되는 등 안정성과 우수성을 국내외에서 모두 인정받았다.
고려대의료원은 PHIS를 통해 3단계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1단계는 PHIS 구축을 통해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데이터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다. 2단계는 데이터 공유와 분석을 위한 플랫폼을 조성하는 것으로, CDW(Clinical Data Warehouse)를 구축하고 의료 데이터 중심 병원과 연계를 꾀한다. 2022년 11월 8일 의료정보 체계 구축 기념식이 2단계 시작을 의미한다. 3단계는 구축된 의료정보 체계를 외부 서비스와 연계함으로써 더 고도화하는 과정이다. 3단계에 이르면 축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 연구가 활성화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의료 빅데이터는 혁신 연구개발의 기본 바탕이 되는 영역으로 그 중요성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면서 “데이터웨어하우스를 통해 축적될 빅데이터는 진료 현장을 넘어 다방면 융복합 임상연구로 전환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산학 연계 네트워크와 데이터의 개방적 초연결 등을 통해 의료계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고 기술이전·사업화 역량으로 고부가가치 창조
고려대의료원의 기술사업화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고려대의료원의 2022년 기술이전 수익은 약 3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사례로 고려대 의과대학 오준서 교수가 개발한 ‘알부민과 레티놀 결합 단백질의 융합단백질’ 기술은 장기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는 난치성 섬유화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한 혁신기술로 올해 초 ㈜세네릭스에 200억 규모에 이전됐다.사업화 지원 체계도 독보적이다. 기술력 있는 사내 벤처를 발굴한 뒤 심의위원회를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해당 회사에 대한 투자가 결정되면 지분 10%를 매입한 뒤 자회사로 영입한다. 2022년 고려대의료원 소속 의료기술 지주 자회사는 18개에 이르며, 교원 창업 기업도 11개에 달해 의료원 창업 기업은 총 29개다. 전체 기업가치는 3200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 최초 의료기관 주도로 설립된 기술지주 ‘고려대학교 의료기술지주 주식회사’가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의료기술지주 자회사 상당수는 아직 스타트업 단계이지만 몇몇은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임채승 고려대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바이오젠텍은 핵산측방유동(NALF·Nucleic Acid Lateral Flow) 및 고감도 감염병 다중 등온 증폭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진단기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6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해 주목받은 바 있다. 성재영 고려대 의대 의과학과 교수가 창업한 뉴라클사이언스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뉴라클사이언스는 난치성 신경계 질환에 대한 혁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상용화 시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속 빛 발하는 사회 공헌 활동
고려대의료원은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전방위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3월 24일 고려대의료원 우크라이나 난민 의료지원봉사단이 출국하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2022년 9월 16일 고려대의료원이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를 대상으로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모습.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은 어떤 의료기관보다 먼저 팬데믹 상황을 겪는 진료 현장에 새로운 의료 대응 시스템을 제시했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 중 가장 먼저 대구·경북 지역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했으며 서울·경기 지역에서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지역사회 방역 및 확산 방지에 앞장섰다. 의료진은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백신 및 혈장치료제 연구에 힘썼다.
고려대의료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도 선도하고 있다. 신종 감염병에 맞설 백신 개발의 요람인 메디사이언스 파크가 바로 그것이다. 메디사이언스 파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00억 원,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 30억 원 등 재계로부터 거액의 사재를 기부받아 화제가 됐다. 이곳엔 ‘정몽구 백신혁신센터’가 설립돼 최고 수준 전문가들이 감염병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한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도 백신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연구,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오래전부터 감염 및 미생물 분야에서 국내 최고 역량을 증명해 왔다. 고(故) 이호왕 교수는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 ‘한탄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예방백신인 ‘한타박스’를 개발했다. 그의 후학들은 신종플루 백신 개발을 주도했고, 최근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ESG 경영 앞장서는 사회적 의료기관
고려대의료원은 시대정신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한말 여성은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남성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러한 여성을 위한 여의사 양성기관으로 출발했고, 이후 산하 병원은 농촌, 공단 등 의료소외지역에 설립됐다.고려대의료원의 따스한 손길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려대의료원은 아프리카 부룬디 학생 어학연수 지원사업,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대상 의료지원단 파견 등 사업을 수행하며 국제사회에서 전방위 활동을 펼쳐왔다.
무엇보다 국내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난민 의료지원을 위해 봉사단을 조직하고 폴란드로 파견했다. 폴란드 전역을 돌며 전쟁 난민이 돼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도왔다. 현지 구호단체와 협력하고 주요 NGO와 한인회, 선교단체를 찾아 의약품을 전달하는 등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국내에 들어온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를 위한 의료지원에도 나섰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치과 전문의 등 의료진이 봉사단을 꾸려 의료버스 2대와 함께 현장에서 그들의 건강을 돌봤다. 2차 진료가 필요한 환자에겐 고려대의료원 산하 병원과 연계해 지속적인 치료를 지원했다.
2022년 6월 고려대의료원 사회공헌사업본부는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그간 수행한 국제보건사업 및 국내외 재난 지원, 소외계층 프로그램과 교육사업 등을 되돌아보고 더 체계적이고 연속성 있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장애인 고용 확대와 차별 없는 조직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엔 ESG 경영에도 힘쓰며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SG 위원회를 조직하고 어울림 아카데미 등을 통해 교직원들의 장애인·비장애인 간 인식 격차 해소와 장애인 교직원을 위한 병원 환경 개선, 지역사회 연계 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최초로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도 준비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실정에 맞는 ESG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정기 보고서 발간을 통해 기업과는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고려대의료원은 사업 영역을 넓혀 사회적 의료기관 가운데 명실상부한 모범으로서 위상을 굳건히 할 계획이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국제보건사업, 통일보건의료사업, 국가 재난대응 등 각종 사업을 더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적으로는 의료지원 및 봉사를 지속하고, 내부적으로는 문화 개선 및 소통과 교육 사업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자유롭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진료뿐 아니라 연구와 교육, 사회공헌 등 모든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담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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