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호

청문회 ‘스까요정’ 그 남자, 보수정당 당협위원장 되다

[Who’s who] 국민의힘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내정 親尹 김경진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2-12-29 13: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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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25일 ‘주간동아’가 개최한 2017 대선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경진 당시 국민의당 의원. [동아DB]

    2017년 1월 25일 ‘주간동아’가 개최한 2017 대선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경진 당시 국민의당 의원. [동아DB]

    “수도권에서 중도층을 견인하는 경쟁력은 내가 훨씬 낫다고 당에서 판단했으리라 생각한다.”

    김경진(56) 전 의원은 ‘친윤(친윤석열)이 비윤(비윤석열)을 이겼다는 취지의 기사가 많다’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29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사고 당협 68곳 중 42곳의 조직위원장을 임명했다. 전날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내정해 지도부에 전달한 명단을 최종 의결한 것이다. 조직위원장은 지역 당 조직 의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이 된다. 사실상 당협위원장을 인선하는 절차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지역은 서울 동대문을이다. 이곳에는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 상임공보특보단장을 맡았던 김 전 의원이 임명됐다. 김 전 의원과 경쟁한 허은아 의원(비례)은 탈락했다. 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내 ‘친이준석계’로 분류된다.

    이에 당 안팎에서 ‘비윤 솎아내기’라는 표현이 나왔다. 허 의원 역시 비대위 의결 직후 페이스북에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거냐”라고 썼다. 다만 같은 날 김석기 조강특위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김 전 의원의 경쟁력이 (허 의원보다) 조금 더 있는 것 같다고 만장일치로 조강특위 위원들이 면접 결과 판단했다”고 말했다.

    1966년생인 김 전 의원은 광주 금호고를 나와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2년 사법연수원을 21기로 수료한 뒤 광주지검 부장검사를 지냈다. 검찰을 나온 뒤에는 종합편성채널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 북구갑에 출마해 광주·전남지역 최다득표로 당선됐다.



    현역의원 시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스까요정’이란 별명을 얻으며 청문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국민의당이 분당하면서 무소속으로 21대 총선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2021년 7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캠프에 상근 대외협력특보로 전격 합류했다. 선대위가 선대본부로 개편되는 과정에서도 남아 윤 당시 후보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을 받았다. 29일 오전 김 전 의원과 전화로 나눈 문답이다.

    “尹 당선에 일조했는데 親尹 아니면…”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윤석열 정부가 어렵사리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이다. 안정을 찾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뿌리는 수도권 민심의 지지다. 그것(수도권 민심)이 앞으로 행정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 원동력을 마련하는 데 나도 일조하고 싶다.”

    동대문을은 과거 홍준표 의원(현 대구시장) 이후 보수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지역구인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보수정당이 거의 항상 당선되고, 도봉‧강북구 등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항상 당선된다. 수도권의 나머지 80%는 시대의 민심에 따라 방향성을 형성해가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려면 수도권 전체의 민심을 모아야 하고, 그러려면 중도층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지해야 한다. 내가 방송에 나가서 했던 말이나 평소의 철학, 20대 국회에서 했던 활동이 중도층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데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당협위원장을 놓고 경쟁한 의원이 친이준석계로 꼽혀서 ‘친윤이 비윤을 이겼다’는 취지의 기사가 많이 나왔다.

    “아마 경쟁했던 의원께서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시니 그 워딩이 텍스트화하는 것 같다. 수도권에서 중도층을 견인하는 경쟁력은 내가 훨씬 낫다고 당에서 판단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또, 당 혁신위원회에서 마련한 총선 공천 기준 중 하나가 음주운전 등에 대해서는 아예 공천을 탈락시키는 것이다. 그럼 경쟁했던 의원께서는 당협위원장이 된다 해도 공천을 받을 수가 없다.”

    허은아 의원은 2006년과 2009년 음주운전이 적발돼 각각 100만 원과 2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언론에서 친윤이라 언급되는 경우가 잦은데 그런 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윤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는데 친윤이 아니면 어떡하겠나.(웃음) 확실한 친윤이지.”

    호남 출신으로서 보수정당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국가 전체적으로 중요한 건 지역균형 발전이다. 또 특정 지역과 특정 정당이 결합해 있는 정치문화와 구조를 깨야하지 않겠나.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이 호남 출신으로서 (보수정당 안에서) 좀 더 특별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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