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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불의 응징 정의로 세상 보지 말라

  •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尹 대통령, 불의 응징 정의로 세상 보지 말라

  • ● 과거 정부 실정 바로잡는 게 모든 일 될 수 없어
    ● 국가 미래 위한 발전적 비전 내놓는 게 중요
    ● 정권교체 효과+야당 무능 덕분에 그 나름 선방
    ● 대통령에 대한 누적된 평가가 총선 결과 좌우
2022년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동아DB]

2022년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동아DB]

2023년 새해가 밝으면서 윤석열 정부 2년차가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취임했으니 겨우 7개월여의 시간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2년차 정치 상황은 2022년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2023년은 윤 대통령 임기 중 정치적으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국회 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상황에 국정을 담당하게 됐다. 그 같은 여건을 감안하면 2022년 윤 대통령은 그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낮고 여러 가지 구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국정 주도권을 갖고 자신의 어젠다를 끌고 갈 수 있었다.

尹 대통령, 취임 첫해 그 나름 선방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교체 효과가 있었다. 윤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과 달리 제대로 된 허니문을 누리지 못했다. 취임 초의 짧은 시기를 제외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를 앞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30%라는 낮은 지지율이 적어도 2022년에는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정권교체를 이뤄낸 영향 때문이었다. 예전과 달리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의 영향이 큰 탓이었다. 정치 경험이 없고 리더십에 대한 검증도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윤석열 후보를 찍은 이들은 일단 정권교체가 성사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안도감을 가졌다. 어쨌든 이전 정부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고, 또한 ‘신참’이니 당분간 지켜보자며 판단을 유보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선거 때 표를 던진 이들 중 다수는 윤 대통령이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인 반대나 비판으로 돌아서지도 않았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권력 교체에 대한 1차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야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윤 대통령 대선 승리의 중요 요인이었던 것처럼, 지난해 윤 대통령이 여러 가지 부족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버틸 수 있게 해 준 것 역시 이전 정부의 실정이었다. 그런 점에서 달콤하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의 허니문을 윤 대통령은 누린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야당의 무능함이다. 169석이라는 다수 의석을 갖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효과적으로 대여 공세를 하지 못했다. 당대표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가 영향을 준 점도 있지만, 국회 경험이 없는 ‘초선’ 대표의 전략 부재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예컨대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자기가 공약한 법을 입법하겠다는 태도는 대중적 공감을 얻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을지 모르지만,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야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필요하다면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했다. 국정이나 입법을 주도할 수 없는 야당이 그런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여론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훼방꾼이나 방해꾼과 같은 인상을 줬다.



그런데 2022년에 야당에서 나타난, 더 심각한 문제점은 강성 지지층만을 향한 정치를 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부인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공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술자리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허위 주장이나 ‘이모 교수’ 같은 어처구니없는 실수 모두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데서 비롯된 ‘사고들’이다. 취임한 지 6개월도 안 된 대통령의 퇴진 집회에 야당 의원이 참석한 것도 강성 지지층을 만족시킬지 모르겠지만 조용히 관망하는 다수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었다. 특히 퇴진 집회 참석은 대선 결과에 대한 야당의 불복으로도 이해될 수 있는 잘못된 행동이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나 리더십에 대해 실망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야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았다.

민주당의 당 지지율은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평가와 무관하게 30%대 초반에 줄곧 묶여 있었다. 대선 패배 이후 소리는 요란했지만 실제로 야당은 윤 대통령을 효과적으로 비판하지도 못했고, 신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도움을 받아온 이 두 가지 요인이 새해부터는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윤 대통령은 더욱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새해부터는 이전 정부가 더는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7개월 정도의 ‘수습 기간’을 보낸 만큼 이제부터는 윤석열 정부의 구체적 성과에 국민은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퇴임 후에 평가받게 될 ‘치적’을 염두에 둘 때도 2년차가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5년 임기라는 길지 않은 기간을 통해 ‘윤석열 표 정책’의 성과를 내려면 2023년에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뭔가 결과를 보이려면 그간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2023년에는 짜임새 있게 정책 프로그램이 진행돼야 한다.

선거 결과는 중도층이 좌우

또 하나 시기적으로 2023년이 중요한 것은 2024년 4월로 예정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해 앞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다. 이 선거의 결과는 누구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매우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도 야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사실 이 구도가 만들어진 것은 대통령 취임 이전의 일이다. 즉 정치를 시작하기도 전인 2020년 총선을 통해 형성된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그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2022년 윤 대통령의 당선은 2016년 총선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으로 이어져 온 민주당의 잇단 승리의 흐름을 뒤바꾼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2024년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그 패배에 대한 책임은 윤 대통령이 오롯이 져야 한다. 더욱이 시기적으로 2024년 총선은 윤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중간평가의 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선거에서 이긴다면 현재의 여소야대 정국을 극복하고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겠지만 패배한다면 조기에 레임덕 대통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야당이 승리한다면 여소야대 정국을 5년 내내 이어가면서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강도로 윤석열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인기 없는 윤 대통령에 의지하기보다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야당의 거센 압박과 여당의 거리두기 움직임은 급속하게 대통령의 권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 볼 때,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국정 운영의 권한을 위임을 받은 대통령이 임기 중반 선거에서까지 패해 5년 내내 여소야대 정국에 시달리며 통치력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2024년 총선은 윤 대통령이 임기 중 직면할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가 될 수밖에 없다.

2024년 4월의 선거를 두고 벌써부터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너무 이르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 중반 선거에서 이뤄지는 유권자의 판단은 단기적인 ‘반짝 행사’나 ‘깜짝 쇼’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누적된 평가의 결과다. 미국의 정치학자 모리스 피오리나(Morris Fiorina)는 대통령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누적된 기록(running tally)’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다시 말해 단기간 성과가 아니라 상당 기간 축적된 평가가 대통령 지지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결국 윤 대통령이 새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2024년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가운데)이 2022년 11월 18일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가운데)이 2022년 11월 18일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 점에서 총선을 1년 앞둔 2023년은 여야 모두 정치적으로 몹시 분주한 한 해를 보낼 것이다. 새해에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야당은 2022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계속 갈 것인지 아니면 리더십 교체가 이뤄질지 지금으로서는 불확실한 것이 많고 또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도 생겨날 수 있다. 하지만 야당은 분명히 지금과 같이 구심점이 약하고 어수선한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워낙 대승을 거뒀기 때문에 그 의석을 지켜야 하는 의원들로서는 더욱 절박하게 결집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더욱이 민주당의 개방형 공천 방식은 이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을 높여놓았다. 그런 만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2023년 더욱 거칠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선거에서 승리는 결국 중도층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동안 30%대에 묶여 있다는 것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나 리더십이 중도층 유권자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민주당의 당 지지율의 정체 역시 야당 역시 중도층의 신뢰를 얻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새해에는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여야 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간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덜했을지 모르지만, 2023년 펼쳐질 정국에서는 대통령 업무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국정운영의 동력을 얻고 구체적 정책 성과를 얻어내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굳이 2024년 선거를 의식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2년차인 만큼 그동안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면서 진일보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023년과는 다른 통치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를 상징할 수 있는 통치 비전이나 정책의 지향점이 제시돼야 한다. 그동안 윤 대통령의 정책적 관심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놓여 있었던 것 같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 큰 비판을 받았던 부동산 정책, 탈원전, 노사관계, 대북관계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일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정권이 달라진 만큼 이전 정부와의 분명한 차별화가 필요했고, 그것이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의 뜻에 부합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비전과 정책 지향 제시해야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 후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과거 정부의 실정을 얼마나 바로잡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국가 미래를 위한 발전적 비전을 제시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했느냐 하는 미래지향적인 것에 달려 있다. 이제쯤이면 큰 틀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가 제시돼야 한다. 그런 경우에야 대통령이 생각하는 핵심 정책 구상이 길지 않은 임기 동안에도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2022년 보여준 윤 대통령 리더십의 두 번째 특징은 성과주의에 대한 강조다. 윤 대통령은 일만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면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임기 초반 지지율이 하락하자 윤 대통령은 “애초 하려던 것들을 묵묵히 해내다 보면 국민도 그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관료 마인드다. 윤 대통령은 사실상 관료 출신 첫 대통령이고 관료직에서 정치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하루아침에 긴 세월 동안 몸에 밴 관료 마인드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검사라면 100명을 수사해 95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90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면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성과가 관료의 업적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정치의 세계에서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정치지도자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역할과 성과가 더 중요할 수 있다. 2022년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서 부족함을 느낀 것은 공감, 소통이라는 덕목이다. 이는 나 혼자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국민이 무엇에 힘들어하는지, 무엇에 아파하는지 알려고 해야 하고, 그 고통과 아픔에 공감을 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교감이 이뤄질 때 대통령이 하는 일에 대해 국민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고 신뢰를 가질 수 있다. 대통령은 ‘묵묵히’ 일만 해서는 안 된다. 국민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세 번째는 포용의 정치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건강한 정치를 위해 권력자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제도화하고 있다. 그 역할을 대표적으로 야당과 언론이 담당한다. 그런 비판이 불편하다고 이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여당 대표들만 만났을 뿐 야당 대표들과는 만나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보도 내용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는 해외순방 동행 취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런 자세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편협하고 배타적인 것으로 보이게 한다. 더욱 포용성이 높은 정치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대통령이 보여준 이런 태도가 더 걱정스럽게 느껴지는 까닭은 윤 대통령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정의와 불의’의 대결 같은 이분법적 구도가 아닌지 하는 우려 때문이다. 범죄를 찾아내 밝히고 벌을 줘야 하는 검사들은 종종 자신을 ‘불의’를 응징하는 ‘정의’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치의 세계에서는 정의와 불의가 다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 이념, 세계관, 정책적 선호가 경쟁하는 것이다. 다원주의가 우리 체제의 기본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적폐’를 청산한다고 하며 이를 선 대 악의 구도로 나누면서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분열시킨 일을 회고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 지도자로서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도 만나고 필요하다면 야당이나 반대자들에게도 정책이나 입법의 도움도 청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비판하는 여론도 끌어안아야 한다.

네 번째는 정치의 복원이다. 2022년에는 법과 원칙에 대한 강조는 많았지만, 정치는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일방적이고 불통이며 법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도 생겼다.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정치다. 정치는 설득과 타협을 통해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게 마련이고, 때로는 그 결과가 원칙에서 벗어나거나 지나친 양보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칠 때만 갈등과 대립이 제대로 해소된다.

정치는 설득·타협 통해 합의 만드는 과정

법과 원칙의 강조가 원론적으로 옳은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적 반대자나 비판자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불통의 리더십으로 비친다. 법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당연히 법으로 풀어야 하겠지만, 법에 앞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정치의 세계다. 현재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분열과 양극적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 정치의 복원은 윤 대통령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여당의 도움이 필요하다. 정치 경험이 없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여당과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여당은 야당과 타협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필요한 조언을 하고 때로는 쉽지 않은 결단을 대통령에게 촉구할 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2022년 내내 여당은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는 데만 급급했다. 여당이 이래서는 정치의 복원은 2023년에도 기대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먼저 나서 여당으로부터 솔직한 견해를 구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야당과 소통하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2년에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대통령실의 정무 기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2022년은 대통령선거 경쟁의 여진 속에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도, 야당도, 각 정당 지지자들도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새해는 다를 것이다. 이제부터 대통령 윤석열의 리더십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그에 따른 정치적 결과 역시 모두 윤 대통령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윤 대통령에게 대단히 중요한 한 해가 시작됐다.

신동아 1월호 표지.

신동아 1월호 표지.



신동아 2023년 1월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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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Opinion Leader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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