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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폐교 시 학교 재산 30% 설립자 돌려줘야”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

  • 최창근 에포크타임스코리아 국내뉴스 에디터 caesare21@hanmail.net

“지방대 폐교 시 학교 재산 30% 설립자 돌려줘야”

  • ● 역대 균형발전 정책 모두 실패… 尹 정부는 다를 것
    ● 지방 발전, 효율성 원리로는 해결 불가
    ● 균형발전 정책=‘레짐 체인지’
    ● ‘지방투자촉진특별법’ 제정해 지방 소멸 대처
    ● 지방대 퇴출 가시화… 법령 개편으로 퇴로 열어야
2022년 12월 7일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신동아’와 인터뷰하면서 “역대 정부 균형발전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에 방점을 찍어 실패했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2022년 12월 7일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신동아’와 인터뷰하면서 “역대 정부 균형발전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에 방점을 찍어 실패했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지방’ ‘행정’ ‘교육’이다.

고향은 ‘지방’인 경북 의성군이다. 이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다. 영남대 행정학과 졸업 후 태국 아시아공과대(AIT)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일본 쓰쿠바(筑波)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토개발연구원(현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친 뒤엔 ‘교육자’로 변신해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로 임용됐고, 자교(自校) 출신 첫 총장 임명이라는 기록을 썼다. 대구 교육감 재선 후엔 대구가톨릭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유아, 초·중등, 고등교육 분야 ‘행정’을 모두 경험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2022년 9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추후 ‘지방분권법’과 ‘균형발전법’을 통합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초대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도 맡을 예정이다.

“국토 균형발전은 인간 존엄 문제”라고 역설하는 우동기 위원장을 2022년 12월 7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수도권-지방 불균형 차원 넘어서

2022년 11월 11일 부산 벡스코 1전시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2022년 11월 11일 부산 벡스코 1전시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겁니까.

“개인적 인연은 딱히 없습니다. 2010~2018년 대구 교육감으로 일할 때 윤 대통령은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로 근무했습니다. 몇 차례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는 있었죠. 현안에 대해 공감대도 형성했고요. 제 이력이 저를 이 자리로 오게 한 것 아닌가 싶어요. 저는 ‘지방’에서 태어나 지방대 교수를 거쳐 지방대 총장 두 번, 지역 교육감을 두 번 지냈습니다. 또 1979년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국토개발연구원(현 국토연구원)인데, 이곳은 1978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수도권 기능 집중을 막고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든 국책 연구원입니다. 1기로 입사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기능 재배치, 수도권 정비계획법 초안 마련 등에 참여했죠. 1990년 박사 학위 취득 후 모교 교수로 부임해 국토 개발, 지방자치론 등을 강의했습니다. 중간에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에서도 일했고요. 국토 균형발전, 분권, 지방자치는 저에게 익숙한 분야입니다.”

우동기 위원장은 대구가톨릭대 총장 재임 시절 체감한 한계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맡은 까닭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당시 뼈저리게 느낀 바는 지방대가 개별 대학 혁신만으로 회생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것입니다. 국가 차원의 비전,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절감해 대학 구성원의 양해를 구하고 위원장 자리를 수락했습니다. 직(職)에 전념하기 위해 총장에서도 물러났고요.”

역대 정부는 균형발전을 모토로 내걸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봅니까.

“균형발전, 지방자치 문제를 ‘경제적 효율성’에 방점을 찍고 풀어나가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된 지방은 소외됐죠. ‘수도권정비계획법’에 포함된 각종 규제를 완화해 수도권에 공장 신·증설, 대학 정원 확대 등을 했습니다. 정책 제반 환경 변화를 읽지 못한 정부의 예측 실패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요.”

예측 실패?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라 국가정책을 둘러싼 제반 환경이 급변했습니다. 초기 학계는 지식·정보가 확대되고 통신수단이 발달하면 국토가 균형 있게 발전하리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지역’ 이라는 공간적 제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본 거죠. 수도권 집중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고요. 그러나 학계는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가 모이면 새로운 정보가치가 창출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가설(假設)이 모두 무너진 것입니다. 수도권으로 새로운 지식·정보가 집적(集積)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화됐습니다. 수도권 단극(單極) 체제가 더 강화됐죠. 결과적으로 이젠 수도권-지방은 불균형 차원을 넘었습니다. 지방은 ‘소멸(消滅)’과 ‘생존(生存)’의 기로에 선 상황입니다.”

생존을 논할 수준입니까.

“한국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1970년대 박정희 정부 때부터 추진됐습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되고 국토개발 10개년 계획이 시행됐죠. 당시 수도권 목표 인구 상한선이 전체 인구 가운데 30%건만 오늘날은 50%를 상회합니다. 이는 역대 어느 정부도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방증입니다. 결국 지방은 소멸 위기에 직면하게 됐고요. 이에 윤석열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혹은 체제 교체)’ 각오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방 산다고 못 누리면 ‘차별’

2022년 12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관련 좌담회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위),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왼쪽 아래),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위),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아래) 등 참석자들이 지방 도시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동아DB]

2022년 12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관련 좌담회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위),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왼쪽 아래),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위),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아래) 등 참석자들이 지방 도시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동아DB]

윤석열 정부는 ‘한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6대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로 정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란 무엇입니까.

“윤석열 정부는 출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별도로 둘 만큼 지역균형발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인식했습니다. 정부 출범 후 120대 국정과제를 제시하면서 ‘지방시대 10대 과제’를 제시할 만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현 정부는 자유·공정을 국정철학으로 설정했습니다. 자유·공정은 인간 본연의 가치이자 헌법 정신이기도 합니다. ‘불균형이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문제의식하에 각종 시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방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수도권 일극 집중 해소, 지방 발전을 통한 국가경제 재도약, 공간적 정의 구현을 통한 국민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는 수평적으론 균형발전이라는 공간적 정의(正義), 수직적으론 지방분권이라는 권력적 정의가 바로 선 나라를 의미합니다. 수평·수직적 정의의 한가운데엔 ‘인간 존엄’이라는 천부(天賦)적 가치가 자리하고요.

윤석열 정부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이전 정부의 그것이 가장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국가균형발전 문제에 대한 철학적 접근 방법”이라고 입을 연 우동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자유, 정의, 공정 가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윤석열 정부는 자유와 공정이라는 ‘가치’로 접근합니다. ‘패러다임’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인간 본연의 가치와 헌법 정신을 담아 접근하기 때문에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때 특히 차별점을 갖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같은 한국 국민임에도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사람이 누리는 혜택을 지방에 사는 사람은 누리지 못하는 것을 ‘차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방 소멸 대처 복안은 있습니까.

“중점적으로 검토하는 정책으론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이전,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등이 있습니다. 공공기관 이전은 현 정부 12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해관계자, 관련 전문가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입니다. 기회발전특구는 파격적 세제 지원, 규제 특례를 제공해 입주 기업이 받은 혜택을 지방에 재투자하도록 ‘유인’을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지역 투자 거점이자 혁신 역량 강화 구심점으로 육성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특단의 지원, 지역 주도 특구 운영, 범부처 차원 투자 지원 체계 구축을 골자로 하는 ‘지방투자촉진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교육자유특구는 지역이 중심이 돼 지역 발전을 견인할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창의적 교육활동을 더 유연하게 도입할 수 있는 미래형 교육제도이기도 합니다. 지역이 중심이 돼 지역발전을 이끌 우수 인재를 육성하려면 특구 내 다양한 모델을 발굴·지원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지역 교육청, 지방대학 등 지역 교육 주체들과 협력해야 하고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접근할 계획입니다.”

정부·공공기관 이전으로 만든 ‘혁신도시’가 제 기능을 못 한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공공기관 이전은 이전 기관, 지역 주민 양자(兩者)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전제한 우동기 위원장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식은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혁신도시’라는 신도시를 조성해 이주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지역 구(舊)도심 공동화, 지역 주민 간 갈등 등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대상 기관을 기존 시가지로 이주하도록 해 지역과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구체적 예를 들자면 구도심 내 폐교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학생이 줄어 지방 구도심의 학교 30~40%는 폐교해도 되는 상황입니다. 폐교 부지를 활용하면 지역이 안고 있는 어려운 숙제를 푸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할 때 발생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원(原)도심 재생 효과도 거둘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이전이 신속해진다는 장점도 존재하고요.”

대학, 지역 혁신 허브로 키워야

2022년 12월 12일 대전시에서 대전 교육청 주최로 열린 ‘2023학년도 정시 대전·충청지역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한산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는 생존 위기를 맞았다. [뉴스1]

2022년 12월 12일 대전시에서 대전 교육청 주최로 열린 ‘2023학년도 정시 대전·충청지역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한산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는 생존 위기를 맞았다. [뉴스1]

지방대 총장, 지방 교육감을 지냈습니다. 현장 경험자로서 지방대 위기의 본질은 무엇이라 봅니까.

“‘지방 소외’입니다. 지방 차별, 불공정 문제와 연결된다고 봅니다. 지방은 교육, 복지 등 제(諸) 분야에서 소외돼 왔고, 이젠 소멸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습니다. 지역 인구는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한정된 학생을 두고서 지방대끼리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근본적 해결책 없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이겠습니까.

“2005~2009년 영남대 총장 재임 시 이미 학령인구가 대학 정원을 밑도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나름대로 대비했습니다. 교육부 등 관계 당국에 대학 정원 정책 수정을 건의하기도 했고요.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40년경 20~24세 인구가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제는 이른바 ‘벚꽃엔딩’입니다. 즉 벚꽃 피고 지는 순서대로, ‘수도권에서 먼 곳 대학부터 순서대로 망한다’는 세간의 말이 현실화된 거죠. 영·호남권을 지나 충청권 대학까지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대학 신입생 등록률 기준 전체 정원 가운데 6.7%, 총 3만1143명이 미충원됐어요. 그 가운데 비수도권 대학 미충원이 72%(2만2447명)입니다. 미충원율 50% 이상 대학은 2020년 12개교에서 2021년 27개교로 1년 사이에만 두 배 이상 증가했고요. 정원 미달로 인한 재정 충격은 지방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는 개별 대학 존폐 문제를 넘어 지역 소멸 위기로 이어집니다. ‘지방대학 붕괴=지방 붕괴’로 볼 수 있어요. 몇몇 퇴출 대학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방대 폐교가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가공할 수준입니다. 이러한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지방대학-지방자치단체 3자 간 협력을 강화하고 대학을 지역 혁신 허브(hub)로 육성해 ‘인재양성-취업·창업-정주’로 이어지는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적기(適期)에 재정 뒷받침이 이뤄져야 하고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통해 지방대가 지역 혁신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대학을 존치하긴 어렵습니다. 출구전략은 있습니까.

“현행법하에선 사립대가 폐교해 학교법인을 해산하면 모든 재산이 국고로 귀속됩니다. 학교법인이 신입생 모집난, 그로 인한 재정난이라는 이중고에도 학교를 유지하려는 기본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학교법인 해산 시 대학 재산의 30%가량을 ‘교육 기여’ 명목으로 설립자나 재단 측에 돌려주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지난날 한국이 어려운 시절 사학(私學)이 교육 발전에 기여한 바도 크니까요. 2021년 9월 국회에서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됐습니다. 법이 제정되면 경영 위기에 처한 대학에 재정 적립금이나 학교 자산 처분 관련 특례를 부여하는 등 규제가 완화됩니다. 적극적 구조개선으로 회생을 지원하고, 폐교로 인한 법인 해산 시 지역 내 새로운 공공기능으로 전환을 허용해 상생적 해산·청산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신동아 202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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