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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CEO

“전기화재율 15%로 낮춰 ‘전기안전 선진국’ 될 것”

2년 연속 ‘전기화재’ 줄인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사장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전기화재율 15%로 낮춰 ‘전기안전 선진국’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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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점검 거부하면 과태료

▼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가 ‘전기안전관리법’ 제정입니다.
“개인의 안전을 위한 자동차 안전벨트 착용은 법으로 의무화돼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물론 이웃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전기 재해와 관련해선 마땅한 법안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요. 전기안전관리법은 국민이 전기사용 중 안전 확보를 위해 어떤 의무를 져야 하고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하기 위한 것입니다.”
▼ 의무는 뭐고 권리는 뭔가요.
“처음부터 뉴질랜드처럼 강력하게 할 순 없고, 우선은 각 국민이 안전관리기관의 점검 요청에 응하는 의무를 지게 됩니다. 지금은 ‘사생활 침해’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우리 직원들이 어찌할 도리가 없었어요. 하지만 법안이 마련되면 점검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또한 정전 등 전기 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 국민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중요한 것은 국가의 의무를 새로 도입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전력산업 기본계획은 있는데 전기안전관리 기본계획은 없어요. 앞으로는 국가가 주기적으로 전기안전 관련 정책과 실행계획을 세우게 될 것입니다.”
전기안전공사는 ‘수출’ 기업이다. 정밀안전진단사업 매출액이 지난해 155억 원 규모로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는데, 해외 수출 신장에 기인한 바 크다. 그간에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동반하는 방식으로 전기안전진단 서비스를 수출했는데, 최근에는 아예 직접 수주하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를 꾀한다. 지난해에는 12억 원 규모의 카타르 발주사업을 직접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 85억 원 규모의 카타르 정부 발주 ‘카라마 변전설비 검사 사업’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프랑스 알스톰이 낙찰을 받았어요. 비록 수주에 실패했지만, 단독 입찰을 해서 알스톰, 지멘스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는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합니다. 기술력에서 뒤진 게 아니라, 입찰가격 경쟁에서 밀린 것이라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고 봐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여기며 계속 노하우를 쌓아 세계적인 전기안전관리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한국형 안전관리’ 해외 전수

전기안전공사는 몽골, 베트남 등 전기안전관리 시스템이 뒤처지는 아시아 국가에 ‘한국형’ 전기안전관리 시스템을 이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연말 베트남 정부는 전기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사용전검사, 정기검사, 안전진단 등 한국의 전기안전관리체계를 반영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전기안전연맹 포럼에 전기안전공사 초청으로 참여한 몽골 정부는 한국의 선진적인 시스템에 놀라 “전기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한국의 전기안전 관리체계를 해외에  이식한 첫 성공사례로 꼽히는 베트남 건과 관련해 이 사장은 “내가 베트남 법무부 장관을 만나 ‘나도 법조인 출신인데, 전기안전을 법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설득했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5월에는 국제전기안전연맹 내 아프리카워킹그룹과 전기안전관리 시스템 교육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입니다. 전기안전 분야 후발 국가들은 미래의 ‘고객’입니다. 교육 등 각종 교류를 통해 한국의 전기안전관리 시스템을 이식하는 것은 주효한 해외사업 진출 전략이 될 것입니다.”
전기안전공사는 2014년 6월 전북 완주군 이서면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했다. 지난 6월에는 혁신도시 이전기관 중 최초로 지역 주민과 함께 어울리는 ‘새울림음악회’를 개최했는데, 3500여 명의 인파가 몰렸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혁신도시 주민 3명 중 1명이 음악회에 온 셈이다. 이 행사를 계기로 혁신도시 이전 기관들이 매년 돌아가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인근 정읍에는 연구원과 교육원을 건립한다. 정읍시는 이 연구원과 교육원이 최소 150명 이상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4000명 이상 교육생이 정읍 지역으로 유입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사장은 “실험실증단지를 만드는 게 주 목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전북을 미래 전기안전 연구개발(R&D) 산업 중심 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화재율 15%로 낮춰  ‘전기안전 선진국’ 될 것”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1월 26일 베트남 하노이 산업검사센터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장판 관리법’

이 사장을 만난 2월 12일은 하루 종일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매섭지는 않고 슬그머니 차가운 빗물에선 어렴풋이 봄 냄새가 났다. “이제 겨울이 다 지난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전기장판 보관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말을 받았다.
“전기장판을 이불 개듯 접어서 장롱에 넣어놓는데, 이거 정말 위험하거든요. 그렇게 보관하면 전기장판 안의 전선이 느슨하게 끊어진 상태가 돼서 다음 겨울에 사용할 때 전기저항이 커지고 열이 발생해 불이 날 수 있어요. 접지 말고 동그랗게 말아서 세워놔야 해요. 또 습기 예방 차원에서 장판 사이에 신문지를 끼워놓는 게 좋습니다. 습기가 합선을 유발하거든요. 태양 표면온도가 6000℃인데, 벼락이 떨어진 자리의 온도는 3만℃라고 합니다. 전기에너지가 저항을 받아 불꽃으로 변할 때 온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요. 그래서 순식간에 불이 붙는 거죠.”
그는 저소득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열기구의 안전한 사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엄청난 소비전력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도 문제지만, 전열기구의 바닥이 매우 뜨거워져서 화재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 시간 켜고 10분간 꺼놓고, 전열기구 위치도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고 보니 전기안전공사와 검찰은 ‘국민 안전’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된다. 그는 “안전을 얘기할 때 내가 즐겨 거론하는 사례가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라며 “머리가 아닌 몸으로 안전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풍구 위에 여러 사람이 올라간 걸 보고 머리는 ‘좀 위험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잠깐 보고 내려오지 뭐’ 하며 몸은 자연스럽게 환풍구 위로 올라갔을 겁니다. 우리 국민의 안전의식이 딱 이 수준이에요. 하지만 안전은 삶의 기본이자 미래입니다. 전기안전의 최전선에 있는 수장(首長)으로서 전기안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실천하는 ‘기본’을 다지는 데 계속 매진할  것입니다.” 

“전기화재율 15%로 낮춰  ‘전기안전 선진국’ 될 것”

전기안전 관리 현장에 나선 이 사장. 사진제공· 한국전기안전공사



신동아 201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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