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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권리금은 불법” VS 지하도상가 “40년 관행 권리 인정해야”

서울 지하도상가 ‘권리금’ 불허 논란

  • 김민주 객원기자|mj7765@naver.com

서울시 “권리금은 불법” VS 지하도상가 “40년 관행 권리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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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엔 임차권 양도 허용

그러다 1996년 민간 업체는 지하도상가를 서울시에 기부채납(반환)했고, 상가는 서울시의 소유가 됐다. 서울시는 상가의 관리를 위해 1998년 ‘임차권의 양도를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지하상가 관리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시행해왔다. 즉, 지하도상가 관리기관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의 승인을 받으면, 계약기간 내에도 다른 사람에게 점포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서울시의 소유가 된 이후에도 지하도상가 상인들 사이에서는 고액의 권리금을 주고받는 임차권 거래가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정인대 회장은 “서울시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점포 임차권 매도의 권리를 수십 년 동안 인정해왔다”며 “따라서 양도·양수는 국가가 마땅히 보호, 보장해야 할 국민 개인의 재산권이 분명하다. 이제 와서 양도·양수를 중지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 역시 소공동지하도상가에서 39년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은 당시 일반 단독주택 3채 가격(당시 1000만 원)을 내고 상가에 입주했다.

정 회장은 “지하도상가의 경우 상인들이 초기에 보증금은 물론 시설물 개보수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왔고, 지하도 상권을 우리 상인들이 스스로 지키고 키워왔다”며 “서울시가 상인들의 이러한 기여에 대해 전혀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우리 상인들은 그 권리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오성균 씨는 “이번 조례 개정은 상인들이 상가에 기여한 부분과는 별개의 이야기다”라며 “조례가 상위법에 위반된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시가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세 번째 이유는 바로 ‘임차권의 양도·양수 허용 조항이 불법 권리금 발생 및 사회적 형평성에 배치된다’는 서울시의회의 지적 때문이다. 정인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건설위원장으로서 이번 조례 개정을 맡은 서울시의회 주찬식(자유한국당, 송파1) 의원을 지목하며 “주 의원이 우리 지하도상가 상인들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성토했다. 지난해 11월 11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행정사무 감사회의록을 보면 주찬식 건설위원장이 행정감사를 주재하며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지하도상가 양수양도 조례 개정이 왜 이렇게 진행이 안 되느냐고 따지는 부분이 나온다.





주찬식 시의원, “할 일 했을 뿐”

서울시 “권리금은 불법” VS 지하도상가 “40년 관행 권리 인정해야”

서울 중구 소공동 지하상가에 조례개정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민주]

주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조례를 개정하도록 서울시에 압력을 행사했다느니, 지하도상가에 횡포와 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들을 하며 호도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2015년 서울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서 ‘불법 전대(轉貸·재임대)의 주요 원인으로 활용되는 양도·양수 조항(허가에서 금지로) 개정을 위한 지하도상가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있었다. 이에 대한 추진을 차질 없이 당부한 것이 팩트”라고 밝혔다. 주 의원의 말이다.

“2016년에도 조례 개정 추진이 지지부진해서 왜 조례 개정을 안 하느냐고 물었더니, 서울시 공무원들이 ‘2017년 대통령선거에 박원순 시장이 출마할 수도 있으니까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에 조례 개정을 추진한 것이다. 공무원들이 내부 사정으로 미루고 있었는데 마치 내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호도되고 있다. 나는 시의원 입장에서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하도상가가 서울시의 공유재산인 만큼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점포 상인들이 보호받아야 하며, 점포운영권에 대해서도 기회균등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행자부의 유권해석을 받고 조례 개정을 빨리 추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많은 검토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 것뿐”이라고 답했다.

사실 서울시에선 2008년부터 지하도상가의 불법 전대를 막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당시 서울시는 시민의 공유재산인 지하도상가의 임차인 선정을 경쟁 입찰로 진행한다고 밝히고, 같은 해 12월 강남·영등포 등을 시작으로 임차 상인들의 양도·양수 허가 시에 양수인에게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이후 2011년에는 ‘서울시 지하도상가 관리 조례 개정안’을 통해 지하상가 29곳에 대해서는 ‘단위상가별’ 경쟁입찰로 운영하면서, 임차권 거래를 금지하는 조항을 조례에 포함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상인들의 강한 반대와 시의회의 부결로 무산된 바 있다.

서울시의회 한 관계자는 “지하도상가 2700여 점포 상인들의 권리보다 1000만 서울시민의 권리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며 “공유재산을 한 사람이 몇 십 년 동안 시세보다 낮은 임차료를 내면서 운영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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