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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제 미몽에 빠진 분이 나를 변호하다니…” (北 국가안전보위부 출신 여간첩 L씨)

민변(民辯) 변호사들의 간첩 옹호 행태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북한 체제 미몽에 빠진 분이 나를 변호하다니…” (北 국가안전보위부 출신 여간첩 L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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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피의자처럼 묵비해달라”

7월 26일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왕재산’ 사건 주범 K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서울지역책 L씨와 인천지역책 I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연락책 L씨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 선전책 Y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다. 재판부는 K씨 등이 2001년 3월~2006년 2월 4차례에 걸쳐 전국연합·한총련·범민련 남측본부의 동향과 당시 노무현 정부 주도세력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A 변호사는 왕재산 사건 때도 등장한다. A 변호사는 조직을 이탈한 참고인 ‘관모봉’(암호명)을 접촉했다. 관모봉으로부터 “1993년 8월 밀입북해 김일성 접견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도 “다른 피의자들이 잘 묵비하고 있으니 묵비해달라”고 요청했다. 관모봉은 2011년 12월 23일 1심 21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왕재산 태동 경위, 밀입북, 김일성 접견교시 관련 내용을 증언했다. 또한 A 변호사가 자신을 찾아와 국정원 수사에 협조하면 변절자로 낙인찍힌다면서 묵비를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변호인들은 “증인이 주관적 망상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신문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장이 재출석 의향을 묻자 관모봉은 “무조건 조작이라고 우기는 변호인들 질문에 답변할 가치를 못 느낀다”면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관모봉은 모 대학 교수로 1993년 밀입북해 충성맹세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판에 출석해 “북한 체제에 대한 환상은 오래전에 깨졌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가 무너졌을 때도 북한이 건재해 인민을 위한 나라, 사회주의의 희망이란 얘기를 듣고 북한에 들어갔으나 모든 게 환상이란 걸 알았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관모봉은 법정진술을 앞두고 왕재산 그룹의 지인에게서 “법정에서(왕재산에 도움이 안 되는) 진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검찰은 이 메시지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왕재산 사건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긴급 대응모임’ ‘왕재산 조작사건 대책위’는 국회 기자회견, 칼럼기고, 규탄대회 등을 통해 이 사건이 조작됐다고 선전한 바 있다.



北 주장과 유사한 의견 내놔

공안당국 관계자는 일부 변호사의 수사 방해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A, B, C, D, E 변호사 등은 왕재산 사건 수사와 관련해 국정원을 출입할 때 보안검색 조치가 변론권을 침해한다면서 보안검색대 통과를 거부한 후 국정원이 마치 변호인의 조력을 막는 것처럼 주장하면서 2011년 7~8월 국정원의 출입조치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를 법원에 13건이나 제기했다. 다수의 변호사가 피의자, 참고인을 설득해 동반 귀가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1월 3일 국정원의 보안검색 절차는 보안 목적을 위한 청사관리권 행사이므로 변호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기각한 뒤에도 한 변호사는 보안검색대 통과를 거부하고 피의자와 함께 귀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피의자에게 묵비를 종용하고, 피의자 옆에서 졸거나 소설책을 읽기도 했다. 어떤 변호사는 졸고 있는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로 ‘강압적 수사이므로 출석하지 않겠다’며 출석 불응의 책임은 국정원에 있다, 출석요구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신문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수사관의 말투 하나하나를 꼬투리잡거나 자극하는 언동도 한다. 신문조서 간인(間印)을 요구하면 못하게 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는 변호사도 있다. 신문 도중 조사실 밖에서의 식사와 휴식을 요구하거나 수시로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신문의 맥을 끊고, 휴대전화 메시지로 출석 기일 연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거나 변호인 휴가 등의 이유로 출석날짜를 바꾸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수사를 방해한다.”

언론 지면에 크게 오르내리는 간첩 사건의 변론을 맡는 변호사들은 거의 정해져 있다. 이들 대부분은 통합진보당(대표 이정희)과 정치적 지향이 비슷한 측면이 많다.

B 변호사는 대법원이 이적(利敵)단체로 판단한 실천연대를 결성해 상임대표를 맡았으며, 소장으로 있던 한국민권연구소 기관지 ‘정세동향’을 통해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등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이적 문건을 작성해 전파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12년 10월 대법원은 B 변호사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B 변호사는 민주노동당 당원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 때도 변호를 맡았다. 2008년 2월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에서 심상정 의원, 노회찬 전 의원 등이 ‘당의 종북주의 청산’을 요구하며 일심회 사건 관련자의 제명을 시도하자 “국가보안법은 법전에서 찢어 쓰레기통으로 가야 할 법이다. 쓰레기 법, 쓰레기 판결문을 근거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B 변호사는 현재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일심회 조직원들은 북한을 ‘조국’, 노동당을 ‘우리 당’, 한국을 ‘적후(敵後)’로 불렀다. 일심회 총책 J씨는 북한에 보낸 보고문에서 B 변호사를 포섭 대상자로 거론했다.

왕재산, 일심회 등 공안사건을 도맡다시피 변론해온 C 변호사의 주장은 북한의 그것과 유사할 때가 많다.

“김현희는 완전히 가짜다. 그렇게 딱 정리를 합니다. 이건 어디서 데려왔는지 모르지만 절대로 북한 공작원, 북한에서 파견한 공작원이 아니라고 우리는 단정을 짓습니다”(2003년 5월 7일 MBC의 한 프로그램에 출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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