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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水原 방폐물 처분비용 논란

쌓여가는 원전쓰레기, 버릴 땅도 묻을 돈도 없다?!

  • 글: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韓水原 방폐물 처분비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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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水原 방폐물 처분비용 논란

월성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 건식저장소.

원전 사후처리 충당금이란 ‘원전 쓰레기’를 처분하는 데 드는 비용을 원전을 가동하는 동안 미리 적립해놓는 것을 말한다. 발생자 부담원칙에 따라 현재 원전을 가동해 생산한 전기를 팔고 있는 한수원이 충당금 부담의 주체가 된다. 각기 산정된 세 종류의 원전 쓰레기(수명을 다한 원전, 중저준위 폐기물, 사용후 핵연료)를 처분하는 비용이 합쳐져 원자력 발전단가에 반영되고 있다. kw당 원자력 발전단가는 40원 안팎인데, 이 중 10% 정도인 4∼5원이 방폐물 처분에 쓰이는 비용이다.

현재 한수원은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의 처분비용을 kgU당 54만2100원(1992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는 1983년 ‘한미 공동연구 중간보고서’에 나타난 비용을 1992년 전기사업법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액수다. 한수원은 이를 기준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사용후 핵연료 kg당 약 73만원(약 600달러)을 적립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2001년 내놓은 사용후 핵연료 처분단가와 큰 차이가 있다. 이 연구소가, 경제개발기구 내 원자력위원회(OECD/NEA)가 발표한 국제적 평균 처분단가를 활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의 평균 처리비용은 kg당 운송 및 저장에 287.5 달러, 폐기처분에 696.5달러다. 이를 합산하면 현재 한수원이 적립한 금액과 kg당 400∼500달러의 차이가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말 현재 저장중인 국내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 2950t의 처분비용을 한수원 방식대로 계산하면 2조530억원이지만, 원자력연구소 연구결과를 적용하면 3조8000억원에 달해 무려 1조7000억원이 모자란다”고 주장했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철거하는 데 드는 비용도 낮게 책정됐다는 게 녹색연합의 주장이다. 한수원은 한 호기당(약 100만kW) 1620억원을 철거비용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주)일본원자력발전이 발표한 110만kw급 원전 1기의 철거비용은 약 5500억원이었다. 2001년 미국의 PC&E사는 원자로 2기(합계 220만kw)를 철거하는 데 약 12억달러, 즉 한 호기당 6억달러(약 7200억원)가 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현행 충당금은 국제 기준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부합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1.2원/kw, 스웨덴은 2원/kw의 원전쓰레기 처분비용을 발전단가에 반영하는 데 비해 한수원은 3.3원/kw을 반영한다는 것. 원전 철거비용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각 나라의 발전량 규모나 방폐장 부지 여건 등 원전사업의 특성에 따라 kw당 얼마를 반영하는지가 달라지므로 이는 적합한 기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용후 핵연료를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입해 영구 처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는 한국원자력연구소와 비슷한 수준의 처분비용을 책정하고 있다. 핵 군축과 방사성 물질 안전문제에 대한 분석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유럽의 벨로나 재단(Bellona Foundation)은 “러시아 처분시설에 사용후 핵연료를 보내는 나라들은 kg당 1000∼2000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센터 설립으로 면책 기도?

한수원도 현행 충당금 산정기준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수원이 스웨덴의 방폐물 관리 전담기관인 SKB의 자문을 얻어 작성했다는 보고서(‘원전사후처리충당금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는 “현행 기준액이 마련된 지 10년이 지났으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 연구 결과가 절묘하다. 원전 철거비와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비는 현행 기준보다 각각 34%, 330% 상승했지만, 사용후 핵연료 처분비는 경수로가 14%, 중수로가 22% 감소했다. 한수원은 현행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 처분비 73만원/kg(2002년 기준)을 63만원/kg으로 10만원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세 가지 원전 쓰레기 처분비용을 합산한 원전 사후처리 비용은 현행 충당금 산정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위도 방폐장 건립과 충당금 축소 적립 논란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환경단체 등은 “충당금을 현실화하지 않은 채 위도에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설치된다면 한수원은 사용후 핵연료를 위도에 덤핑하는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게 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위도에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과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이를 운영·관리할 전담기관으로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이하 원전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원전센터는 현재 한수원의 자회사로 설립이 추진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제3의 기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원전센터를 한수원으로부터 독립시키겠다”고 밝혔다. 방폐장 부지확보 이후 시설 건설 및 운영단계에서는 한수원과 별개의 기관에서 방폐물 관리사업을 전담하는 것이 안전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게 산자부의 입장이다.

그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사용후 핵연료가, 위도가 방폐물 부지로 최종 결정되고 나서부터는 새로운 책임자의 품으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한수원은 지금까지 적립한 충당금만 새로운 책임 주체에 지불하면 앞으로 얼마의 비용이 들지 모르는 사용후 핵연료 처분에 대한 책임을 벗어나게 된다. 이는 결국 우리 후손들에게 모자라는 비용을 떠넘겨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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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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