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호

연료탱크는 가득 채우는 게 낫다

  • 글: 김현우 순천대 BK21 계약교수·자동차공학 www.carznme.com

    입력2003-09-26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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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료탱크는 가득 채우는 게 낫다
    승용차 뒷좌석 밑에는 연료탱크가 있는데, 연료탱크의 용량은 항속거리(1회 주유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와 차량의 연비에 의해 결정된다. 차를 설계할 때는 항속거리를 미리 설정하고, 설정된 항속거리를 주행할 만큼의 연료를 담을 수 있도록 연료탱크 용량을 정한다. 국내에서 차량을 설계할 때 기준으로 삼는 항속거리는 대개 서울과 부산 사이의 거리. 국내 어느 곳에서 출발하든 한 번 기름을 넣으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주유소가 흔치 않은 고속도로나 한적한 지방도로를 주행할 때 계기판의 연료 잔량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면 아무리 경험 많은 운전자라 해도 긴장하게 마련이다. 연료 잔량 경고등이 점등되는 것은 연료탱크 안에 연료가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으니 빨리 기름을 넣으라는 메시지다. 보통 연료탱크 용량의 10∼15%가 남았을 때부터 연료 잔량 경고등이 켜지게 되어 있다. 따라서 차량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8∼9ℓ가 남아 있으면 경고등이 켜진다. 일단 연료 잔량 경고등이 들어오면 에어컨을 끄는 등 엔진 부하를 줄이고, 일정한 속력으로 주행해 연료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가솔린 1ℓ의 중량은 0.8kg 정도로, 연료탱크에 가솔린을 가득 채우면 그만큼 차량의 중량이 무거워져 연료 소모가 많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연비를 좋게 하려면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지 말고 절반 이하로만 채우라는 얘기도 있다.

    연비만을 고려한다면 맞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가능한 한 연료 잔량이 최소가 될 때까지 기름을 넣지 않고 다니는 운전자들이 있다.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경우에는 가까이에 주유소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급유를 미루는 운전자들도 많다.

    그러나 연료 잔량이 적은 상태로 운전하는 데는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따른다. 가령 경사진 도로를 달릴 때는 차량이 기울어지므로 연료탱크에 남아 있는 연료도 한 쪽으로 기울어진다. 이때 연료 잔량이 너무 적어 연료펌프가 연료에 잠기지 않는 상태가 되면 연료가 엔진으로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선회도로에서도 원심력에 의해 연료탱크 안의 연료가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데, 극단적인 경우 엔진으로의 연료공급이 중단되어 시동이 꺼질 수도 있다.

    또한 승용차는 대개 연료탱크 안에 연료펌프가 장착돼 있는데, 이 경우 연료가 연료펌프의 윤활제 노릇까지 해낸다. 그런데 연료가 적게 남아 연료펌프가 연료 속에 잠기지 않는 상태로 계속 주행하면 연료펌프 회전부가 마모돼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연료를 적게 넣고 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될 수 있으면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는 것이 좋다. 연료탱크에 빈 공간이 많으면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공기 중의 수분이 낮은 기온 때문에 응결되어 연료에 혼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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