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호

가나출판사의 ‘장수천’ 인수說 내막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4-11-23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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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트셀러 만화책을 발행한 가나출판사가 수백억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이 출판사 회장의 형은 2002년 대통령선거 기간에 노무현 대통령이 한때 실소유주이던 생수회사 장수천을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나출판사의 비자금 의혹과 장수천 인수는 어떤 관계일까.
    • 1100만부 베스트셀러 작가, “집들이에서 ‘가나’ 김남전 회장이 ‘노 대통령 소유의 장수천 사줬다’고 말해”
    • 가나 前 편집장, “생수회사는 김 회장 형 명의로 돼 있으나 실제 주인은 김 회장”
    • 장수천 낙찰받아 김 회장 형에게 매각한 신남철, 구청장 공천받아
    • 검찰, “가나출판사 100억원대 비자금 용처 규명 필요”
    • 가나 김 회장, “장수천은 내 형이 인수. 나와는 무관”
    가나출판사의 ‘장수천’ 인수說 내막
    2000년 11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만화책이 세상에 나왔다. 어린이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끌며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현재 18권까지 나와 모두 합치면 약 1100만권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책을 펴낸 가나출판사는 큰돈을 벌었다. 출판업계에선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 7월 이 책의 저자인 여성 만화작가 홍은영씨(40)가 가나출판사 김남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실제보다 책이 적게 팔렸다고 자신을 속여 인세 수십억원을 떼먹었다는 것이다. 조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 정진섭 검사는 홍씨의 주장을 대체로 인정해 김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사기혐의로 기소했다.

    그런데 공판과정에 ‘비자금 조성’에 관한 진술이 나왔다. 9월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출판사의 이모 전 재정담당 과장은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매출의 20~30%를 비자금으로 조성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과장은 기자에게도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서점에 공급한 뒤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비자금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그의 진술에 따르면 가나출판사가 도매상 등에 넘긴 가격이 권당 5100원이므로 ‘그리스 로마 신화’가 1100만부 팔렸다고 가정하면 100억원 안팎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김남전 회장은 기자에게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없다. 세금 문제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비자금의 ‘용처’가 의혹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10월20일 공판에 출석한 일부 인사가 기자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정진섭 검사는 이 자리에서 “이 사건의 핵심은 비자금의 용처인데, 수사를 미진하게 해서 재판부에 공을 넘긴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장수천 낙찰자, 구청장 공천

    이런 가운데 김남전 회장의 형 김남경씨(48·모 직업전문학교 이사장)가 2002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한때 실소유주이던 생수회사 장수천을 인수한 사실이 밝혀졌다. 장수천 인수시점인 2002년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을 때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남경씨는 경북 성주 출신으로 민국당 성주지구당위원장을 역임했고, 2004년 4월 17대 총선에도 모 정당에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던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올 초 대검찰청 조사에서 “장수천은 노무현 대통령이 실제 소유주”라고 말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이 소유하던 충북 옥천군 청성면 장수리 소재 생수회사 장수천은 경영악화로 부도가 나면서 경매로 넘어갔고, 2001년 5월 신남철씨(39)에게 2억2700만원에 낙찰됐다. 구체적으로 신씨가 낙찰받은 것은 생수 생산설비 등을 뺀 장수천의 공장 건물(연면적 960평), 사무실 건물(연면적 100평), 땅(3000평)이었다.

    신씨는 3개월 후 장수천 부동산으로 ‘워터코리아’라는 생수회사를 새로 설립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으로 장수천을 대리 운영하던 선봉술씨, 김각로씨가 여전히 워터코리아에서 이사,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장수천을 낙찰받을 당시 신남철씨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소속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대전 동구지구당 부위원장이었다. 또한 장수천을 운영하던 2002년 6월 신씨(당시 37세)는 새천년민주당 대전 동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받기도 했다. 장수천을 판 뒤엔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현재 열린우리당 중앙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씨는 대입검정고시를 거쳐 한남대를 졸업한 뒤 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2003년 5월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신씨를 내세워 부도로 넘어간 장수천을 헐값에 낙찰받은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 워터코리아의 실소유주는 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신씨는 뚜렷한 재력이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당 김문수 의원도 “장수천 후신인 워터코리아의 신남철 대표, 선봉술 이사 등이 노 대통령의 대리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이 장수천을 실소유할 때도 측근인 홍경태(청와대 행정관)씨, 선봉술씨를 장수천 대표이사로 등재해 놓는 등 원격관리 해왔는데 워터코리아도 비슷한 방식이 아니냐”는 게 한나라당측의 주장이었다. 신남철씨가 기자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마이너스 4500만원 정도다.

    2002년 10월 김남경씨는 융자금 8억원을 대신 떠안는 조건으로 장수천의 후신인 워터코리아를 11억여원에 인수했다. 2억2700만원에 낙찰된 장수천이 1년여 뒤 11억원에 팔린 셈이다.

    이런 가운데 베스트셀러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저자 홍은영씨측의 주장이 주목을 끈다. 홍씨에 따르면 2003년 5월 홍씨 부부는 부산시내에서 집을 옮겨 집들이를 했다. 이 자리에 김남전 회장을 비롯한 가나출판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당시 홍씨와 김 회장은 관계가 좋았다. 홍은영씨와 남편 조영기씨의 말을 들어보자.

    “집들이 자리가 무르익어 갈 무렵 김남전 회장에게 ‘어떻게 해서 돈을 그렇게 많이 벌었냐. 생수회사도 하나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물었다. 그러자 김 회장은 ‘한 개가 아니라 두 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 두 개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원래 한 개가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소유주인 장수천을 내가 사줬다. 그래서 두 개다’고 말했다.”

    김남전 회장은 장부상 생수회사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그의 형 김남경씨는 1993년부터 생수회사를 하나 운영하고 있었고, 2002년 10월 장수천의 후신인 워터코리아를 인수해 두 개의 생수회사를 갖고 있다. 홍은영씨 부부의 말에 따르면, 김남경씨가 인수한 장수천의 실제 인수자는 김남전 회장이며, 김 회장은 생수회사의 소유주를 노 대통령으로 알고 인수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이 생수회사 실제 운영”

    가나출판사의 김태석 전 편집장은 “김남전 회장은 예전부터 명의를 형으로 해놓은 채 생수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을 취해왔다”고 밝혔다. 김 전 편집장에 따르면, 장수천을 인수하기 전 김남경씨 명의로 운영되던 생수회사도 사실은 김남전 회장이 실소유주라는 것. 김 전 편집장은 “김남전 회장이 생수회사 간부들을 모아놓고 생수회사 경영과 관련된 회의를 주재하는 것도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

    가나출판사 비자금 조성을 법정에서 진술한 이모 전 재정담당 과장은 기자에게 “김남전 회장이 장수천을 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나출판사 전직 간부도 기자에게 “김남전 회장이 장수천을 소유하고 있으며, 김 회장이 장수천 행사가 열리는 자리에 출판사 간부들을 대동하고 함께 참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김남전 회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 회장은 “생수회사는 형(김남경씨)이 독자적으로 인수한 것이고 나와는 무관하다. 나는 노 대통령을 전혀 알지 못한다. 가나출판사는 비자금을 절대 조성하지 않았으므로 비자금 문제와 장수천 인수를 연결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수천 행사에 참석한 것은 형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신남철씨는 경매를 통해 노 대통령 소유의 장수천을 2억여원에 낙찰받아 1년여 뒤 김남경씨에게 11억원에 되판 사람이다. 한나라당은 신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일 뿐이라고 의혹을 제기해왔다.

    신남철씨에게 장수천 낙찰과 매각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장수천을 낙찰받아달라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그런 권유 받은 적 없습니다. 장수천 소유자라는 노 대통령 측과는 알지 못하는 사이입니다.”

    -왜 장수천을 낙찰받았습니까.

    “인터넷 유료 경매사이트에서 장수천 경매 사실을 접하고 참여했습니다. 장수천 현지에 가보지도 않았고 장수천이 생수회사라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부동산투자 목적이었습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여윳돈이 아니라 낙찰금 2억2700만원을 모두 빚을 내 구입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장수천은 고속도로에서 20km나 떨어진 오지여서 부동산투자 대상으론 매력적이지 않은데요.

    “땅 3000평을 평당 2만~3만원씩만 잡으면 6000만~9000만원입니다. 낙찰받은 후 현지에 가보니 장수천 내 공장을 헐어 철근을 팔면 1억~1억5000만원의 수익이 날 것으로 보였습니다.”

    -말한 대로 돼도 별로 남는 것이 없네요. 결론적으로 투자금 환수 계획도 세워두지 않고 무작정 낙찰부터 받았다는 얘기 아닙니까. 건물을 뜯어내 자재를 팔아 투자금을 환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부동산 경매 투자방식입니까.

    “자재를 팔아 투자금을 환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부동산경매 투자방식은 아닙니다. 질문하신 대로 무모한 투자였습니다.”

    -신남철씨는 아파트재건축조합장을 역임한 부동산투자 전문가인데 2억원이 넘는 빚까지 내서 일반인도 거의 저지르지 않는 무모한 투자를 했다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요. 누구로부터 장수천을 낙찰받아달라고 권유받은 사실이 정말 없나요.

    “장수천 낙찰은 제가 단독으로 결정해 낙찰받은 것입니다.”

    “선봉술 이사에게 3000만원 줬다”

    -그러면 장수천을 인수한 뒤 계획대로 처분하지 왜 생수사업을 하게 됐나요.

    “장수천의 간부이던 김각로씨가 생수사업을 하면 성공한다고 자꾸 권유해서 마음을 바꿔 생수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생수사업 경험이 없으므로 김각로씨를 본부장에, 장수천 전직 이사이던 선봉술씨를 이사로 앉혀 판매를 맡겼습니다.”

    -낙찰받은 이후에도 김각로씨, 선봉술씨 등 노 대통령 측근이 그대로 장수천을 맡아 운영한 셈인데요.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습니다.”

    -낙찰받은 장수천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얼마를 추가로 빌렸습니까.

    “6억원 정도 됩니다.”

    -6억원의 추가 대출이 생긴 이유는?

    “생수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장수천 공장 내의 생수 생산설비를 별도로 인수해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고, 인건비 등 운영자금도 필요했습니다.”

    -당시 장수천은 판매부진, 관정(管井) 부실에 따른 생수생산 중단 등으로 인해 부도 상태였습니다. 생수사업 경험도 없는데 장수천을 낙찰받으면서 2억2600만원의 빚을 졌고, 거기에다 6억원의 빚을 추가로 끌어들여 전망도 불투명한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는데요.

    “주변에서 많이 권유하기도 했고…. 얘기를 들어보니 잘 될 것 같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선봉술 이사의 부인에게 3000만원을 줬습니까.

    “3000만원을 입금한 적이 있습니다.”

    김남경에게 찾아가 “사달라” 요청

    -무슨 명목으로 돈을 줬습니까.

    “장수천의 실험실 기자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장수천의 전 대표이사인 선봉술씨측이 그 기자재들은 자신의 소유라고 해서 선씨측에 돈을 준 것입니다. 선씨측은 기자재가 모두 2억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하면서 내가 낙찰받은 뒤 장수천 부동산에 2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하기도 했습니다.

    -선봉술씨를 비롯한 노 대통령 측근들이 법정에서 “장수천의 실제 소유자는 노무현 대통령이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2억원 상당의 기자재는 노 대통령이 실소유주일 수도 있는데, 장수천의 명목상 대표이사에 불과하던 선봉술씨에게 순순히 돈을 준 이유는?

    “나는 기자재가 선봉술씨측 소유인 것으로 알고 돈을 준 겁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노 대통령은 선봉술씨측에 상당한 액수의 채무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선봉술씨에게 준 3000만원의 성격에 대해 의문이 생길수도 있는데요.

    “노 대통령과 선봉술씨의 금전 관계에 대해선 전혀 모릅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선봉술씨측이 기자재는 자신의 소유라고 하기에 그에게 돈을 준 것입니다.”

    -1년 만에 장수천을 처분하기로 한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생수 생산을 시작해 보니 판매는 안되고 인건비는 많이 들어 월 2000만원씩 적자가 났습니다. 그래서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김남경씨가 장수천을 인수하게 된 경위는?

    “제가 김남경씨를 찾아가서 인수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평소 김남경씨와 친분이 있었습니까.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습니다. 김남경씨가 생수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김씨를 찾아간 것입니다.”

    -신남철씨는 장수천을 담보로 금융기관 등에서 8억원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김남경씨는 그 대출을 떠안고도 별도로 3억원을 더 얹어 11억원에 장수천을 인수한 것으로 압니다. 2억2700만원에 낙찰받아 11억원에 팔았으니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긴 셈인데요.

    “생수 생산설비 구입, 관정 보수비, 차량 구입, 정수라인 보수, 오존기 설치, 실험실 기자재 구입 등에 대출받은 돈을 다 쓰고 별도로 운영비 등 개인 자금도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남은 게 별로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런 비용을 다 합쳐도 4억~5억원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낙찰가 2억여원을 더하면 장수천을 김남경씨에게 넘기면서 4억~5억원의 차익이 생겼다는 얘긴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일이 말을 못해서 그렇지, 자질구레하게 들어간 돈이 많아 차익은 1억원을 밑도는 정도였습니다.”

    -장수천 경영에 실패했고 대출이자 등을 감당하지 못해 장수천을 처분해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말하자면 장수천은 ‘급매 물건’입니다. 이런 계약은 살 사람이 우위에 서게 됩니다. 그런데 매매가 11억원은 낙찰가 2억2700만원의 4.8배입니다. 신남철씨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 해도 당신은 시설 투자비에서 인건비에 이르기까지 장수천에 투입한 일체의 경비를 모두 보존받은 것이며, 여기에다 1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웃돈까지 얹어받고 장수천을 김남경씨에게 넘긴 것이 됩니다.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남경씨는 장수천이 11억원 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인수한 것입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거래였습니다.”

    “장수천과 가나 비자금은 무관”

    -김남경씨가 장수천을 인수한 것이 가나출판사와 관련이 없다고 봅니까.

    “전혀 관련없습니다. 오늘 한 신문에 가나출판사 비자금과 장수천 인수를 관련짓는 기사가 실렸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장수천이 한때 노 대통령의 소유였다 하더라도 이미 내가 장수천을 낙찰받아 새로운 소유주가 됐기 때문에 내가 김남경씨에게 되판 것은 노 대통령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또한 장수천 매매는 나와 김남경씨 사이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가나출판사와 관계가 있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장수천을 낙찰받아 운영할 때인 2002년 6월 새천년민주당 대전 동구청장 후보로 공천받았고, 2003년엔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중앙대의원이 되었는데 그 경위를 들려주시죠.

    “2002년 6월은 노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시절이었지만 대전에서 민주당의 인기는 낮았습니다. 지역민들의 의사에 따라 정치를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열린우리당이 창당할 때 그곳으로 당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가나출판사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검찰은 “비자금의 용처를 밝히는 것이 사건의 핵심인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비자금 의혹에 대해 조사하지 않겠다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나출판사 계열사인 ‘가나에듀테인먼트’는 모 공중파 방송사와 공동으로 ‘올림푸스 가디언’이라는 TV 만화영화 프로그램을 제작해 2002년 12월부터 2003년 7월까지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2003년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애니메이션 대상’을 줬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엔 원작자 표기가 없었다. 이에 대해 지난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가나출판사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원작자 표기도 없는데 대상 수상”

    다음은 2004년 10월4일 문화관광부 국정감사장에서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질의한 내용과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답변한 내용을 옮긴 속기록이다.

    ▲박형준 의원 : 창작에 참여하는 원작자에 대한 보호와 예우는 문화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대표적 사례가 올 초까지 1000만부 이상 판매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입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2차 저작물로 제작된 ‘올림푸스 가디언’이 원작자와 시비가 있는 것을 장관은 알고 있지요? 여기 보는 것처럼 ‘올림푸스 가디언’에는 원작자가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 이것이 지난해 애니메이션 대상까지 수상했습니다. 이에 대해 장관은 알고 있나요? 이것이 위작이란 것이 판명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 재판중인 사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고된 내용처럼 취소사유가 증명될 경우 문광부 차원에서 입상취소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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