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늘어나며 실업급여 관심↑…2025년 12조 원 지급
임금 체불·근로조건 악화 시 자발적 퇴사해도 수급 가능
아르바이트하면 일시 중지…부정 수급 시 배액 징수
해외여행 계획 중이라면 고용센터에 고지 추천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1~4주마다 고용센터에 실업 인정을 신청해야 한다. 해외 체류 중 실업 인정일이 도래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담당 고용센터에 출국 사실을 알리고 실업 인정일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AI 생성 이미지
이직이 일상이 된 시대다. A씨처럼 실업급여에 관심을 갖는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오해와 혼동도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실업급여’라고 하는 급여의 법률상 정확한 표현은 ‘구직급여’다. 고용보험법 제37조는 실업급여를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퇴사 이후 일정 요건을 충족했을 때 지급되는 급여는 구직급여에 해당한다. 다만 실업급여라는 표현이 일상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글에서는 구직급여 역시 실업급여로 통일해 사용했다.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실업급여 관련 문의는 다음과 같다.
임금 체불·근로조건 악화 시 자발적 퇴사해도 수급 가능
Q1. 자발적으로 퇴사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근로자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지만 예외는 있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은 형식상 자발적 퇴사에 해당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실업급여가 인정되는 정당한 이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퇴사 전 1년 이내, 2개월 이상 채용 당시 제시된 근로조건보다 실제 근로조건이 낮아졌거나 임금 체불이 있는 경우 △직장 내 성희롱 또는 괴롭힘을 당한 경우 △사업장 이전·전근 등으로 통근이 곤란하게 된 경우 △질병·부상 등으로 업무 수행이 곤란하고 업무 전환이나 휴직이 허용되지 않아 이직한 것이 의사 소견서 등으로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임신·출산·만 8세 이하 자녀 육아 등으로 업무 수행이 어려우나 사업주가 휴가·휴직을 허용하지 않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예외 사유를 인정받으려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근로자는 해당 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사업주는 퇴사 사유에 관한 별도의 확인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후 수급 여부는 고용센터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예외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증빙이 부족하면 인정받지 못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자료를 꼼꼼히 챙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Q2. 몸이 아파서 퇴사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
몸이 아파 퇴사한다고 반드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 요건을 모두 충족할 때만 수급이 가능하다. 첫째, 질병·부상 등으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기 곤란해야 한다. 둘째, 회사 사정상 업무 전환이나 휴직이 허용되지 않아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의사 소견서나 사업주 의견 등으로 인정돼야 한다. 셋째, 진단서상 해당 질병·부상이 3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해야 한다.
위 요건을 충족했다고 바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업급여는 구직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취업하지 못하면 지급된다. 치료 중인 상태는 구직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질병·부상의 치료가 마무리되고, 의사 소견서상 근무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돼야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하다. 다만 건강상의 이유로 당장 수급이 어려운 경우 수급기간 안에 고용센터에 연기 신고를 하면 4년 한도로 수급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치료가 끝난 후 실업급여를 신청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Q3. 해고나 권고사직을 당하면 무조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
해고나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무조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퇴사 경위보다 그 사유가 중요하다. 실업급여 수급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퇴사의 ‘형식’이 아니라 ‘이유’다.
회사의 경영상 이유로 해고되거나 권고사직이 됐다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근로자 본인에게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 형법이나 직무 관련 법률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무단결근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는 해고나 권고사직 처리가 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아르바이트하면 일시 중지…부정 수급 시 배액 징수
Q4. 실업급여 수급 요건은 어떻게 되나요?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아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이직일 이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 피보험 단위 기간이 총 180일 이상이어야 한다. 피보험 단위 기간이란 근로일, 주휴일 등 유급으로 처리되는 날을 의미하며, 무급휴일은 제외된다. 즉 180일을 단순히 6개월로 환산하면 안 된다. 둘째, 근로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상태여야 한다. 근로 의사는 있더라도 질병·부상·육아 등으로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라면 수급 대상이 되지 않는다. 셋째, 이직 사유가 수급 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살핀 개인 사정에 의한 자발적 퇴사나 근로자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인한 해고·권고사직은 이에 해당한다.
위 요건을 충족했다면 고용센터에 구직 등록을 하고 사전 교육을 받은 후 수급 자격 인정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일정 기간마다 고용센터로부터 ‘실업 인정’을 받으면 실업급여가 지급된다.
Q5. 실업급여 받는 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해도 되나요?
가능하다. 다만 반드시 고용센터에 근로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이때 일한 날은 ‘취업한 날’로 간주돼 해당 일수만큼 실업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즉 일한 날만큼만 실업급여가 줄어드는 것이다.
신고 범위를 좁게 해석해서도 안 된다. 고용노동부는 친인척이나 지인의 일을 무보수로 도와주는 경우도 신고하지 않으면 부정 수급으로 판단한다. 근로를 제공했다면 형태나 보수 유무와 관계없이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Q6. 실업급여 부정수급으로 걸리면 어떻게 되나요?
처벌이 상당히 무겁다. 고용노동부는 부정수급을 적발하기 위해 고용보험 전산망, 4대보험공단, 국세청, 금융감독위원회, 지방자치단체의 전산 자료 등을 주기적으로 조회한다. 근로 사실을 숨기고 실업급여를 받다가 적발되면 부정 수급한 금액 전액 반환, 수령액의 2배 추가 징수, 향후 수급 자격 제한이라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 제재가 더욱 강화된다. 추가 징수액이 최대 5배까지 늘어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형사처분은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한편 부정수급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부정수급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 포상금으로 지급되며,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사업주와의 공모를 신고한 경우 연간 최대 5000만 원까지 지급된다. 주변의 눈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Q7. 실업급여는 나이와 관계없이 받을 수 있나요?
그렇지 않다. 실업급여는 만 65세를 기준으로 수급 여부가 달라진다. 만 65세 이전에 퇴사하고 그 밖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만 65세 이후에 새로 입사해 퇴사한 경우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다만 만 65세 이전에 입사해 계속 근무하다가 만 65세 이후에 퇴사하는 경우 나머지 요건을 충족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즉 입사 시점이 만 65세 이전이었는지가 핵심이다.
해외여행 계획 중이라면 고용센터에 고지 추천
Q8. 실업급여를 여러 번 받으면 불이익이 있나요?현행법은 실업급여 수급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 실업급여 지급 총액은 2021년 약 12조 원을 넘어선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해 2025년에는 역대 최고치(12조2851억 원)를 경신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정부는 반복 수급을 제한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5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수급한 경우 세 번째 수급분부터 최대 50%까지 감액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노동계의 반대로 폐기된 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실업급여를 여러 번 받는다고 법적 제재를 받지 않지만 제도 개편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Q9. 실업급여 받는 기간에 해외여행 가도 되나요?
실업급여 수급 중 해외여행 자체를 금지하는 법은 없다. 그러나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1~4주마다 고용센터에 실업 인정을 신청해야 하는데, 해외 체류 중 실업 인정일이 도래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고용센터에 출국 사실을 알리고 실업 인정일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제는 이를 알리지 않고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실업 인정 신청서를 대리 제출하게 하거나, 해외 IP로는 온라인 신청이 불가능한 점을 우회하기 위해 VPN(가상사설통신망)을 이용해 국내에 있는 것처럼 위장해 실업 인정을 신청하면 부정수급에 해당한다. 특히 VPN을 이용한 경우 고의성이 명백한 것으로 간주돼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국 전 반드시 고용센터에 미리 알리는 것이 안전하다.
Q10. 실업급여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실업급여 수급기간(소정 급여 일수)은 퇴사 당시 나이와 고용보험 가입기간에 따라 다음의 표와 같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퇴사 당시 월급이 300만 원인 만 35세 근로자가 2년 근무 후 퇴사했다면 소정 급여 일수는 150일이 적용된다. 1일 평균임금(10만 원 가정)의 60%를 계산하면 하한액(6만6048원)에 미달하므로 하한액을 기준으로 적용해 총 수급액은 ‘6만6048원×150일=990만7200원’이 된다.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안하고 낯선 경험이다. 실업급여는 그 불안한 시간을 버티며 다음 출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사회가 마련한 안전망이다. 그러나 안전망은 제대로 알고 활용할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수급 요건의 충족 여부는 개인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퇴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사한 상황이라면 가까운 고용센터나 공인노무사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는 권리, 실업급여도 예외가 아니다.

● 1986년생
● 前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청원 심의위원회 위원
● 삼성화재해상보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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