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 냄새가 났다
두 번의 낮이 지나고 또 한 번의 낮에
그가 무릎을 꿇고 낫을 목에 두르자
끊어진 보리 모개가 대신
발밑에 수북이 쌓였다, 꼬물꼬물
개미떼는 쉼도 없이 어디론가 가고
해가 중천에 떠서
울고 있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왼쪽 어깨의 통증은
평생 보리를 베었던 그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어서
땅속 엄니는
안타까이 소리쳤다
이윽고 그가 낫을 허공에 던지자
서쪽 하늘에서 초승달이 졌다, 휘적휘적
그가 걸어 들어간 못물 깊은 곳에서는
땀에 잠겼던 머리칼이
보리 모개처럼 까칠하게 일어서고
천천히 천천히 지느러미가 되었다
물에선 물비린내 대신
보리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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