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도 쏘나타가 역동적인 대각선을 위주로 대시보드를 꾸민 데 반해 뉴SM5는 첨단기기라기보다는 거실 가구 분위기로 장식했다. 이쯤 되면 국내에서 더 이상 뉴SM5는 쏘나타의 경쟁 차종으로 보기 어려워진다. 뉴SM5는 이제부터 30대 중반~40대 초반 고객을 놓고 그랜저와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쏘나타는 대기업 대리급 이하도 할부로 구입할 만한 차량으로 젊은 운전자들 사이에서 독자 영역을 이미 구축했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을 들여다보면 역시나 뉴SM5는 YF쏘나타와 사실상 같은 차다. 엔진 최고출력은 YF쏘나타가 165마력, 뉴SM5는 141마력으로 뉴SM5가 힘이 훨씬 부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차의 힘 차이는 거의 없다. 쏘나타가 최고출력을 낼 때 엔진회전수는 6200rpm. 높은 rpm을 즐기는 수동변속 차량 운전자라면 모를까, 자동변속 차량의 D레인지에서 이 rpm으로 달릴 일은 실생활에서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르노삼성은 최고출력이 나오는 엔진회전수를 6000rpm에서 끊고, 대신 도심이나 고속도로 운전 환경에서 자주 사용하는 2000~3500rpm 영역에서 최고의 성능을 내도록 엔진과 기어를 세팅하는 데 주력했다. 그렇다고 쏘나타가 이 영역에서 뉴SM5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고출력은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가 느끼기 어렵다.
남에게 피해 안 주고, 앞에서 끼어들면 양보하고, 복잡한 세상과 차단된 느낌을 즐기며 가파른 언덕길에서 차가 다소 느려지더라도 불평하지 않는 착한 중년들을 위한 차. 때로는 액셀을 밟고 싶고, 앞서가고 싶고, 언덕길도 튀어 올라가고 싶은 ‘나쁜 남자’라면 르노삼성이 시판을 고려하고 있는 뉴SM5 2000cc 디젤 모델이나 뉴SM5와 같은 날 시판된 쏘나타 2.4 GDI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1 아이나비와 르노삼성이 공동 개발한 스마트 i 내비게이션. 애프터 마켓용 내비게이션보다 보기 편한 위치에 설치돼 있다.
2 선 사용을 최대한 절제한 뉴 SM5는 미끈한 외장을 자랑한다.
3 보스(Bose) 스피커. 조용한 실내와 어우려져 뛰어난 음질을 자랑한다.
4 전동시트 조절 버튼과 열선시트, 마사지 버튼. 운전석에서는 주행 중에 모두 세 종류의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5 ‘플라즈마 이오나이저’와 ‘퍼퓸 디퓨저’ 버튼. 두 종류의 향수가 원하는 강도에 따라 차량 실내에 퍼지게 하는 기능을 한다.
6 뉴SM5의 엔진룸. 엔진커버를 씌워 복잡한 배선 등을 가렸으며, 배터리 수명을 1.5배 연장해주는 ‘배터리 콜드박스’를 적용했다.
7 뉴SM5의 운전석. 뉴SM3와 비슷한 콘셉트로 디자인됐으며 스위치와 버튼, 리모컨 등의 위치도 사실상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