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파리협정 탈퇴 “기후변화는 사기극”
지구온난화는 화석연료 사용한 인간의 책임?
기후위기 부정파 “하키 스틱 그래프는 왜곡된 결과”
폭염, 폭우 등 기후 재난, 과거보다 증가하지 않았다
기후위기 대응보다 에너지 자립 관점의 ESG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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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재취임 첫날 파리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서명했다. 같은 해 9월 그는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전 세계 최대 사기극(Climate change is the world's biggest hoax)”이라고 강력한 비난을 퍼부었다. 명색이 세계 최강국 대통령이 국제적인 공식석상에서 연설하면서 전혀 근거 없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기후위기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년도 넘게 가부를 놓고 대립하는 주제다. 이렇게 오랜 기간 논란이 계속된 이유는 그만큼 많은 것이 얽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울까.
‘기후위기가 맞다, 아니다’를 두고 다투는 논쟁의 핵심은 지구온난화 여부가 아니다. 산업화 이후 지구 표면온도가 상승한 것이 인류, 특히 화석연료 사용에 기인하는지 여부다. 기후위기가 맞다고 보는 쪽(기후위기 인정파)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온도 상승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기후위기가 아니라고 보는 쪽(기후위기 부정파)은 지구에서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된 데 따른 자연적 현상으로 간주한다.
또 하나의 쟁점은 ‘지구온난화가 정말 위기(crisis)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냐’다. 양측 모두 현재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다만 기후위기 인정파는 지금과 같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다가는 기후변화가 기후 재난으로 발전해 인류를 멸망하게 만들 것으로 여긴다. 반면 기후위기 부정파는 기후변화를 인류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받아들인다.
지구 기온 상승은 인류 탓일까
‘기후위기 인정파’가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이른바 ‘하키 스틱(Hockey Stick)’ 그래프다(<그래프 1> 참조). 지난 1000년간의 지구 온도 상승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로, 그 모양새가 하키 스틱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표면 온도는 오랜 기간 큰 변동이 없다가 산업화를 기점으로 약 100년 사이에 급격히 오른다. <그래프 1>을 보면 산업화 이후 확실히 기온의 급상승세가 두드러지며 인류가 배출한 화석연료가 그 원인으로 여겨진다.

이산화탄소 농도 50ppm 이상부터는 차이 없어
기후위기 부정파는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비중이 매우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지구 대기 대부분은 질소·산소 등이며, 온실가스는 1~2%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중에서도 95%는 수증기이며 이산화탄소 등은 5% 정도다.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97%가 화산활동이나 바다 기체 등 자연현상에서 생겨나고, 3% 정도만이 인간의 활동에서 나온다고 한다.따라서 인류가 배출하는 미미한 양의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증기, 수증기가 만들어내는 구름이 지구 기온에 영향을 주는 진짜 요인이라고 본다. 반면 기후위기 인정파는 비록 온실가스가 지구 대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조금만 증가해도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이라 말한다.
기후위기 부정파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50ppm까지는 온실효과가 증가하지만 그 이상 농도부터는 50ppm일 때의 효과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2024년 기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30ppm이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보다 약 2배 증가한 800ppm이 되더라도 지구온난화 효과는 지금과 별반 차이 없다는 의미다.
기후위기 부정파는 코로나19 시기가 인류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줬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공장 가동, 해외여행 등이 줄어 화석연료 사용이 크게 감소했다. <그래프3>을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인간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0~15% 정도 급감했다. 그럼에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전과 동일한 속도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인류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나아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영향 역시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서울 기준 폭염일수, 1939년에 47일로 최다
기후위기 인정파는 지구온난화로 극한기후와 기상이변이 증가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로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기후위기 부정파는 근래의 기상이변은 예전과 다를 바 없으며 기후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 근거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발생 추세, 폭염지수 추세, 산불 피해 면적 추세 등을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허리케인과 토네이도는 과거에 더 많이 발생했으며, 폭염지수는 1930년대 최고점을 찍었다. 한편 전 세계 산불 피해 면적은 1900년도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폭우의 경우도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심한 폭우가 별로 없었다. 지금까지 서울 지역 시간당 최다 강수량은 1942년에 기록한 118.6mm가 1위다. 뒤이어 1964년 116mm가 2위, 2001년 99.5mm가 3위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10위권 내에 포함된 연도는 없다. 과거에 비해 평균기온이 상승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기후위기가 더 심해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에 정말 영향을 미친다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은 수준인 현재 이상기후가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기후위기를 둘러싼 논란의 쟁점과 근거를 살펴봤다. 쟁점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문제를 푸는 해법이 달라져서다. 기후위기 인정파의 주장이 맞다면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전기차를 타야 하며, 화석연료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 기후위기 부정파의 주장이 맞다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필요 없어진다. 거대한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현재 인류의 기술로 막을 순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현실이기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폭우 대비 배수처리 시설 강화, 홍수 대비 제방 확충, 폭염 대비 에너지 확보, 높은 수온에 잘 견디는 어종 양식 등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ESG 공시나 평가의 핵심 기준 역시 ‘온실가스 배출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아니라 ‘기후변화 리스크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로 변경돼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관점의 전환’은 필요
필자는 기후위기 부정파의 논리와 근거에 신빙성이 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다고 앞으로 기후위기는 닥치지 않을 것이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마음껏 사용해도 된다고 단정해서 말하기도 어렵다. 미래는 쉽게 예측할 수 없으며 기후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어느 정도 관점의 전환은 필요하다고 본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쏟는 자원을 앞에서 언급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더 배분해야 한다. 한편 화석연료 감축 노력은 현재 기후위기 대응 관점보다는 에너지 자립의 관점에서 시행되는 것이 적절하다. 기후위기가 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례적 겨울 한파로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신속히 전환한 독일, 영국 등은 전기요금 상승으로 국민의 피해가 심하다.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외부 변수 등을 고려치 않고 기후위기 대응의 관점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성급히 진행한 결과다. 우리는 에너지 가격, 효율성, 공급 안정성, 위기 대응 가능성, 외부 변수 등을 충분히 고려해 에너지 자립 관점에서 속도를 조절하며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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