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유죄 확정 땐 5년간 공직선거 출마 자격 박탈
민주당도 李 유죄 확정시 선거비용 434억 원 반납해야
무죄 땐 검찰 ‘정치보복’ ‘무리한 기소’ 인정받는 셈
9월 20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공판 출석에 앞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가 대선 과정에 대장동 개발 당시 핵심 실무자였던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한 발언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하고, “2021년 10월 20일 이 대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발언한 ‘용도 변경을 요청한 국토교통부가 직무 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허위”라며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결심공판 출석 전 “세상일이 억지로 조작하고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저와 (담당) 변호사가 주장을 다 할 거니까 국민 여러분께서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아실 수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한 “이 모든 일들이 다 역사에 남을 것이고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이고 인권과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서도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판단하고 정의롭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심 선고일은 11월 15일로 지정됐다.
만약 1심 판결이 ‘무죄’로 나온다면 이 대표와 민주당이 주장해 온 ‘정치보복’ 프레임을 재판부가 인정해 준 것이 될 수 있다. 그에 비해 1심에서 당선 무효형 이상 ‘유죄’가 선고될 경우 이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가 꼬일 가능성이 크다. 선거법 재판뿐 아니라 위증교사 관련 1심 판결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선거법 1심 판결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느냐, 아니면 해소되느냐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성격이 짙다.
이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1심 판결은 2022년 9월 기소 이후 무려 2년이 지나서야 선고가 이뤄지게 됐다. 당초 1년 5개월 동안 사건을 담당했던 강규태 부장판사가 올 2월 법관 정기인사 때 돌연 사의를 표하고 법원을 떠나면서 새 재판부가 사건을 맡아 심리하게 되면서 선고일이 더 늦어졌다.
만약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최종 선고받게 되면 5년간 공직선거 출마 자격이 박탈된다. 선거법 재판 결과에 ‘차기주자 이재명’의 정치적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300억 민주당 당사 매각해도 434억 선거비용 반환 어려워
유죄 확정 땐 이 대표를 대선후보로 선출한 민주당도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도 반납해야 한다. 선거법 265조 2항은 대선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을 경우 대선후보를 추천한 정당이 선거보전 비용을 선관위에 반환토록 규정하고 있다.
20대 대선 이후 민주당이 선관위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은 434억 원가량. 300억 원대로 알려진 여의도 당사를 매각하더라도 갚을 수 없을 만큼 큰 금액을 선관위에 돌려줘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대표에 대한 선거법 재판에는 차기주자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미래뿐 아니라 원내 제1당 민주당의 존립 문제도 함께 걸려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도 당선 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다만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함으로써 기사회생했다. 당시 파기 환송 결정 때 권순일 전 대법관이 핵심적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 사이에 유무죄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권 전 대법관이 무죄 취지 의견을 밝혀 파기 환송하게 됐다는 것. 더욱이 파기 환송 전후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권순일 대법관을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은 8월 7일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2020년 9월 대법관 퇴임 후 권 전 대법관이 그해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변호사 등록 없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사실상 변호사 활동을 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권 전 대법관은 고문으로 재직한 10개월간 고문료로 1억5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검찰은 계속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아직 기소하지 않고 있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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