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호

“대통령에게 국회 개원식 불참 권유했다니 더 놀랍다”

[Zoom In] ‘찐박’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24-09-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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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탄핵 공포탄 쏘아대며 정치 희화화

    • 과학적 근거 없는 의대 증원, ‘항복’ 요구하는 협상

    • ‘제3자 추천 특검’은 제 발목 잡은 섣부른 아이디어

    • 광복회장은 양지만 다닌 사람, ‘뇌물죄’ 경력자 추천해서야

    • 여당 대표는 총대 메고 ‘욕받이’ 하는 사람

    • 우파 가치=국가에 대한 헌신…보훈 정책 바뀌어야

    유영하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한 뒤 20년간 ‘내리막길’을 걷다가 22대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상윤 객원기자]

    유영하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한 뒤 20년간 ‘내리막길’을 걷다가 22대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상윤 객원기자]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 있지만 누가 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말이 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이 최근 자신의 SNS에 “정치판에서 흔히 의리가 있냐라고들 말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늘 그렇듯이 정치에 있어 신의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정치생명은 끝난다. 지금 순간은 화려한 것 같아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권력 앞에서 약해지는 거야 너·나를 막론하고 같지만, 권력에 대한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아 그간의 정리는 헌신짝처럼 버리고 허상으로 달려가지만, 그 허상은 귀신파도에 휩쓸리면 한순간에 사라진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자기 잘난 탓이 아니고 그 누군가가 받쳐주었기에 서 있는 것이라는 것을 잊는 순간 이미 종말은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9월 9일 유 의원이 국회의원회관 620호(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 사용하던 호실 번호)로 출근하면서 올린 이 글은 특정인을 향한 비난이라기보다 자신에 대한 다짐에 가깝다. “나 역시 그렇기에 근본을 잊지 않고 최소한 사람의 도리를 하려고 노력한다”로 끝맺는다.

    박 전 대통령의 복심, 진박 중의 진박, 탄핵된 대통령의 마지막 호위무사. 그는 ‘의리’ 정치의 표상이 됐지만 지난 20년간 선거 이력은 상처뿐이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이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인연이 시작됐다)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군포에 출마해 김부겸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패배한 것을 비롯해 18·19대 총선에서 내리 낙선, 20대에 새누리당 송파을 공천을 받았지만 친박·비박 간 벌어진 공천 갈등에 휘말려 끝내 출마 포기, 21대에는 미래통합당 위성정당(미래한국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탈락, 2022년 4월 대구시장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또 탈락….

    20년간 내리막길만 걷던 그가 22대에 드디어 국회의원 배지를 달자 사람들은 ‘6선 같은 초선’이라고 했다. 실제로 22대 국회 개원 후 그는 주요 사안마다 균형 잡힌 의견을 내며 ‘6선 같은 초선’의 무게감을 보여주고 있다. 9월 5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유 의원과 마주했다.

    여당 연찬회와 국회 개원식, 통 큰 대통령 보여줄 기회였는데…

    전날(9월 4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면서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 탄핵몰이를 시작했다.

    “‘독도마저 일본에 내주고 자위대가 진주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제1당의 원내대표가 사석도 아니고 국회 대표연설에서 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최근 박찬대 의원의 계엄 발언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툭하면 계엄, 탄핵을 남발하며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계속 공포탄을 쏘아대면 결국 공포탄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일 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야권의 망신 주기’가 노골화할 것으로 보고 불참을 권유했다고 한다.

    “대통령께선 작금의 국회 상황이 섭섭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때 야당 의원들이 피케팅하고 야유하는 것은 역대 정권에서도 흔한 일이다. 다만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 자격으로 시정연설을 하지만, 국민은 국가원수라는 한 단계 더 높은 자격으로 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국가원수를 향해 야유와 조롱이 난무하는 것을 본 국민들은 과연 국회의원들이 잘하고 있다고 박수 칠까. 참모들은 설령 대통령이 화를 내고 내키지 않아 해도 끝까지 참석을 권유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가시지 말라’고 부추겼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윤 대통령은 8월 29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도 불참했다.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처음 열리는 연찬회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이른바 ‘윤·한 갈등’을 확인해준 셈이 됐다.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 직접 오셔서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으로 여러분이 걱정하고 있는 것 잘 안다. 그러나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어떤 욕을 먹더라도 추진할 테니 나를 좀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면 어땠을까.”

    관료들은 현실감 부족, 대통령실은 민심에 귀 기울어야

    국민의힘 연찬회 첫날 비공개 토론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방향과 의료 공백 사태를 놓고 관련 부처 장관들과 대통령실 수석, 의원들 간에 논쟁이 있었다고 들었다.

    “정부가 의사들을 싸움의 대상으로 보고 무조건 굴복시키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복지부 차관이 의도했든, 단순한 실수였든 신중하지 못한 ‘의새(의사를 폄하하는 속어)’ 발언 하나로 얼마나 많은 의사가 정부와 등을 돌렸나. 코로나 팬데믹 때 헌신했던 의사들과 지금 의사들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의료 공백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민은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데 정부 측 설명을 들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이대로 밀어붙이면 곧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당장 급한 불은 군의관을 응급실에 배치해서 의료 공백을 막겠다고 한다. 이건 대민 봉사가 아니다. 지금 관료들은 현실감이 떨어진다. 대통령실은 좀 더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만약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빼앗기면 의대 증원은 물 건너간다. 남은 2년 동안 고작 의사 4000명 늘리려고 정권까지 내놓을 셈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지적했나.

    “의대 증원 문제에서 ‘애초 2000명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해 달라’고 했는데 똑 떨어지는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인구추계상 2035년이 되면 의사 수가 1만 명 정도 부족하다는 연구 보고서를 근거로 삼았으나 이 보고서에도 ‘점진적으로’ 늘리라고 했지 매년 2000명씩 늘려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인구 추계의 기준연도도 모호하다. 더 답답한 점은 사직한 전공의들과 휴학한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플랜B가 없다. 2025학년도 증원 인원을 1509명으로 조정하기는 했지만, 만약 재학생들이 전원 유급하면 단순 계산만으로도 의대 1학년만 7500명이 된다.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1학년은 예과여서 별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너무 안이하다. 당장 유급을 막을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8월 27일 한동훈 대표가 2025학년도에는 입시요강으로 발표된 증원을 시행하되, 2026년학년도에는 증원을 1년간 유예하자는 안을 제시했는데 협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나.

    “반대다. 오히려 일을 키웠다고 본다. 대표가 자신의 SNS에 그 안을 올리기 전에 당내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합의된 안을 당 전체 의견으로 공개했어야 한다. 의원총회는 그러라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게 SNS로 공개한 뒤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식은 너무 가벼운 처신이다.”

    정치에선 대통령이 주연, 여당 대표는 조연

    한 대표의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은 논의해 볼 가치는 있으나 공개 과정이 잘못됐다는 건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게 여당의 기능이라면 집권당 대표는 기본적으로 정부와 한 몸이다. 물론 여당이 정부 정책에 100% 동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정 간 의견 충돌이 생기면 당은 민심을 파악해 전달하고 조율하고 중재해야 한다. 물밑에서 계속 그런 작업을 하면서 안 되면 직접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민심이 이러하니 재고해 달라고 설득해야 한다. 결과에 상관없이 그렇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정치다. 양보와 타협 없이 상대방을 향해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다면 타협할 수 있겠나. 그런 요구는 성공할 수도 없고 성공해서도 안 된다. 정치에서 대통령이 주연이라면 여당 대표는 조연이다. 여당 대표는 궂은일 하는 사람이다. 총대 메고 욕받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한 대표가 그런 과정을 생략한 채 자기 생각을 성급히 SNS에 올려버렸으니 이제 와서 정부가 그 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나. 윤·한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

    ‘윤·한 갈등’ 얘기가 나왔으니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 사안은 한 대표와 대통령실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증원 문제와 마찬가지다. 섣부르게 ‘제3자 추천’ 안을 내놓는 바람에 지금 한 대표는 외통수에 걸렸다. 야당은 사실상 자기들 맘대로 특검을 정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놓고 한 대표의 ‘제3자 추천’안을 반영했으니 수용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나. 아직 수사 중인데 왜 특검을 하나. 그런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한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반대했을 때, 이종찬 광복회장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반대했을 때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반대론을 비판한 이유는 뭔가.

    “김 전 지사 복권 때 ‘사면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며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자기주장이 옳은 것은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자신이 추천한 인사(백범 김구 선생 손자 김진 씨)가 독립기념관장에 선임되지 않았다고 해서 억지를 부리며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인사권 말고도 할 말이 많다. 역대로 독립기념관장을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주로 맡아온 것도 사실이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닐뿐더러, 이종찬 회장은 독립운동가인 우당(이회영) 선생의 손자라는 사실 외에 개인적으로 그리 자랑스러운 삶을 살아온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양지만 골라 다니며 부귀영화를 누려온 분이다. 아무리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 해도 뇌물죄로 처벌받은 경력이 있는 사람을 독립기념관장으로 추천한 것부터 잘못됐다. 그것이 오히려 국가에 헌신해 온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논란은 어떻게 보나.

    “대한민국은 양심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김 관장의 학자적 소신 때문에 대한민국의 독립 정기가 말살된다거나 순국선열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도 아니다. 그런 논의를 길게 한다고 국민 실생활에 도움 되지 않는다. 임명 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때 추궁하면 된다.”

    22대 국회 상반기에 정무위원회를 희망한 이유는 뭔가.

    “보훈 정책에 관심이 많다. 우파의 기본 가치는 국가에 대한 헌신이고 그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보훈부가 해야 할 일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가치를 후세에 교육하고 그 유족과 후손들이 정당한 예우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첫 대표발의한 법안이 참전명예수당을 받는 유공자가 사망해도 배우자가 수당의 70%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 일부개정안’이다.”

    유영하 의원. [이상윤 객원기자]

    유영하 의원. [이상윤 객원기자]

    국민의힘, 정권 뺏긴다는 절박함이 없다

    지금 국민의힘은 총체적 위기다. 당 지지율은 민주당에 밀리고, 윤 대통령 지지율은 폭락이고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격차 또한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20년 만에 원내에 들어와 보니 의원들이 싸울 줄을 모른다. 싸우려면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크든 작든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맞게 전략을 수립하고 전술이 나와야 한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는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예상된 일이다. 줄줄이 특검으로 가는 것도 예상한 바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게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얼마 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의장실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 국회의장이 편파적으로 채 상병 특검법의 본회의 상정을 허용한 것에 대한 항의였는데, 실제로는 의장이 지나갈 때 피켓 흔들고 소리 몇 번 지르는 것으로 끝난다. 진짜 막을 생각은 없고 퍼포먼스만 하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정권을 빼앗긴다는 절박함도 없다.”

    한동훈 대표가 원외라는 한계 때문에 당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내가 원외 당협위원장도 해보고 여러 당직을 맡아봤지만 국회의원 배지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대표가 원외라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조언해 줄 사람들을 곁에 둬야 하는데 최고위원들조차 대부분 초선이고 당내 입지가 약한 ‘친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지명직 최고위원이라도 3~4선 중진 중에서 다른 캠프에 있던 사람을 발탁했다면 한동훈이라는 사람의 그릇이 훨씬 크게 보였을 것이다.”

    한 대표는 62%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고 여권 내 유력한 대선주자임에도 왜 힘이 실리지 않나.

    “당대표가 된 지 두 달이 돼가는데 지금껏 보여준 게 없다. 일단 여의도 정치를 너무 가볍게 여긴 듯하다. 의원들과의 소통도 너무 부족하다. 냉정히 말하면 지금 한 대표가 의원들에게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공천권을 행사할 기회도 없고, 당직으로 의원들의 마음을 얻기엔 역부족이다.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로 강력히 밀어준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런 기대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얼마 전 대표가 첫 지역 행보로 경북 구미시를 방문했을 때 사무총장도 안 가고 비서실장도 안 갔다. 구미시 지역구 의원들도 보이지 않았다. 당대표가 움직이면 ‘득점’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실점’을 하고 있다. 이런 게 조금씩 쌓이면 사람들은 의심하기 시작한다. 62%라는 지지율 중에는 앞으로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서 당을 잘 이끌고 정권을 재창출해 달라는 기대치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과의 관계가 저렇게 삐거덕거리면 그 표는 다 떨어져 나간다고 봐야 한다. 지금 다시 투표하면 그 지지율이 나올까? 당연히 안 나온다. 한 대표도 지금쯤 그런 현실 인식을 하고 있을 것이다.”



    봄꽃이 화려한데 여름을 못 넘긴다

    시간이 갈수록 표면화하는 ‘윤·한 갈등’의 해법에 대해 묻자 유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는 방법밖에 없다. 하루라도 빨리 만나서 두 사람의 만남이 밥상머리에 오르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정치를 솥뚜껑에 비유한다.

    “뚜껑을 뒤집어놓으면 가장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오목한 가운데로 모여든다. 반대로 솥뚜껑을 엎으면 손잡이인 꼭지 부분에 나 홀로 남고 나머지는 다 바깥으로 떨어져 나간다. 정치는 내가 아래로 가야 내 편이 생기고 내가 위에 서는 순간 내 편은 사라지는 것이다. 정치는 지는 게 이기는 거라 배웠다.”

    정치를 꽃에 비유하기도 했다.

    “봄꽃이 화려한데 여름을 못 넘긴다는 말이 있다. 정치를 꽃에 비유하면 백일홍처럼 오래 피고 늦게 지는 꽃이 돼야 한다. 벚꽃처럼 화려한 봄꽃은 바람만 불어도 다 떨어져 여름을 보지 못한다. 그다음 꽃을 보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가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신동아 10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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