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사실은 배가 나온 모양에 따라 치료법 또한 다르다는 것. 남성의 복부비만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폭식과 과음을 일삼는 남성에게 많은 윗배 볼록형, 소아비만이나 고도비만이 발전된 남산형이 그것이다.
윗배 볼록형은 팔 다리는 가는 반면 배만 나왔다고 해서 ‘거미형 비만’으로도 불린다. 이들의 복부를 컴퓨터단층촬영해보면 피하엔 지방이 많지 않지만 장간막 사이사이에 지방이 두껍게 분포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때는 단순히 체중감량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합병증 여부까지 파악해 함께 치료해야 한다.
가장 좋은 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 열량 섭취를 대폭 줄이고, 야채와 해조류 위주의 저지방 식사를 해야 한다. 고기는 삼겹살보다 수육처럼 기름을 뺀 삶은 살코기가 적합하다. 짜거나 매운 음식도 금물. 술·담배는 절대 피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다 피하고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운동에 재미를 붙여야 한다. 흔히 뱃살을 빼겠다고 윗몸일으키기 같은 복근운동을 하는데 이보다는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다. 관절에 문제가 없다면 가볍게 달리기나 빨리 걷기, 관절에 무리가 있는 사람은 수영이나 자전거 페달 밟기가 이상적이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5회 이상, 3개월이 넘도록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남산형은 위아랫배가 연결돼 완만한 언덕을 이룬 복부비만 형태로서 치료가 더 힘들다. 합병증도 많을뿐더러, 오랫동안 비만을 유발하는 습관을 지녀왔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고치기가 무척 어렵다. 식이요법은 윗배 볼록형과 마찬가지. 단 고도비만에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전문가의 처방과 진찰에 따라 하루 700∼800kcal만 섭취하는 초저열량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다.
남산형 복부비만은 길게는 평생, 짧게는 1∼2년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운동을 시작할 때 평생 동안 즐길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등산, 테니스, 탁구, 댄스 등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에 적합하다.
자신의 복부비만 유형별로 적합한 식이요법과 행동치료를 했음에도 증상이 개선되는 기미가 없을 땐 비만치료제 복용으로 감량하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치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