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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公, 우아하고 합리적인 내 품속의 반려자

고양이 기르기

猫公, 우아하고 합리적인 내 품속의 반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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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견공(犬公) 대신 ‘묘공(猫公)’을 데리고 거리를 걷는 ‘애묘가’들이 자주 눈에 띈다. 고양이 커뮤니티들은 신입회원들로 북적거린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생명을 다루는 일. 진정으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나 , 고양이 키워요”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뜨악한 눈길로 쳐다본다.

한국에서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것은 확실히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한국인은 고양이를 무서운 동물, 요망한 것, 재수 없는 것, 더러운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 면전에다 대고 “고양이는 21세기의 쥐”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왜 고양이를 키우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잠시 망설인다. ‘예뻐서’ ‘우아해서’ ‘고고해서’ ‘똑똑해서’…. 머릿속에 몇몇 단어들이 스쳐가지만, 그걸 다 늘어놓아 본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그리 설득력 있는 답변이 안된다는 걸 잘 안다.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느냐”고 잘라버리면 그만일 테지만,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이 특별한 동물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입이 근질근질한 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그래도 한 4∼5년 전부터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참 많이 변했다. 무척 다행스럽다.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이 고양이 커뮤니티를 드나들며 고양이 기르기 쉬운 환경을 만들려 애쓰고, 외국에서 품종있는 고양이들이 대거 수입되면서 비로소 우리나라 사람들도 고양이를 반려(伴侶)동물로 인정하기 시작한 듯하다. 연예인처럼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 키우는 고양이가 매스컴을 자주 탄 것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 고양이가 애완동물로 제대로 인정받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조금씩이나마 변화하고 있어 참 흐뭇하다.





개보다 낫다?


맞벌이 부부나 혼자 사는 사람처럼 집을 많이 비우는 이들이 키우기엔 고양이가 개보다 낫다. 개는 혼자 있는 시간이 길면 조울증에 걸리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만, 하루에 16시간 넘게 잠을 자는 고양이는 자신만의 시간을 활용할 줄 안다.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이라 같이 사는 사람에게 비교적 덜 의지한다. 그래서 애완동물로부터 충성심을 기대하거나 엄격한 복종관계를 바라는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지만, 편안하고 합리적인 동거동물을 원하는 사람과는 잘 지낼 가능성이 높다. 배변훈련을 시키기 쉽고, ‘자율급식’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물론 고양이도 푸근한 애정을 반기는 작고 여린 동물이므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 고양이는 많이 놀아주고 돌봐줘야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습관은 꽤 오래가는 것이어서, 어렸을 때 할퀴거나 무는 힘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야단치지 않으면 다 자라고 난 다음엔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해 고생할 수 있다.

고양이 키우기의 첫 단계인 입양에 대해 알아보자. 입양할 때는 고양이의 수명인 15∼20년 정도 같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기 바란다. 고양이를 2∼3년 키워보고 버리는 행위는 죄악이다. 고양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꼼꼼히 검토해본 뒤 입양하기로 결정했다면 곧장 페트숍(Pet Shop)으로 달려가기보다는 가정입양을 권한다.

가정입양은 상당히 많은 장점을 지닌다. 일단 어미 곁에서 입양되는 그날까지 함께 지내기 때문에 건강이 확실히 보장된다. 고양이 구입비용이 페트숍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하다는 것도 가정입양의 장점이다.

또한 고양이를 처음 키우는 경우 고양이 양육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친정’이 있어 좋다. 형제들이 입양간 집이나 친정에서 가끔씩 모임을 갖고 서로 안부를 챙기며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렇게 엮인 가족관계는 웬만한 혈연관계를 능가할 만큼 친숙하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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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 < 프리챌 커뮤니티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 > baxa@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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