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호

나무들의 양식

  • 입력2012-08-21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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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들의 양식
    나무가 먹고 있는 밥을 보았다

    몹시 조악한 악식(惡食)이었다

    스산한 늦은 저녁이었다

    메마른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길 잃은 철새가



    성긴 가지에 앉아 있었다

    나무의 밥과 인간의 밥은

    본래 하나

    나무와 인간은

    같은 밥을 먹었지만

    내 밥은 그에 비해 푸짐했었다

    나무의 밥상에는 나무들뿐이었고

    인간의 밥상에는 인간들뿐이었다

    -김명수

    김명수

    ● 1945년 경북 안동 출생
    ● 19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 오늘의 작가상, 신동엽문학상, 만해문학상, 해양문학상 수상

    ● 작품집: 시집 ‘월식’ ‘침엽수지대’ ‘바다의 눈’, 동시집 ‘산속 어린 새’ ‘마지막 전철’ ‘상어에게 말했어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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