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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 불붙은 CMA 전쟁

소액결제와 신용카드 장착한 증권가 신무기

금융시장에 불붙은 CMA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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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악재로 한동안 주춤한 듯 보였던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새로운 활로가 모색되고 있다. 지난 6월 신용카드 기능 상품이 출시된 데 이어 7월부터는 CMA 계좌 하나로 각종 공과금 납입과 인터넷 결제 등 소액결제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증권가와 은행가의 대립을 넘어 금융시장 전체에 예치금 확보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CMA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금융시장에 불붙은 CMA 전쟁
최근 경제신문의 굵직한 광고란은 대부분 CMA의 변신 혹은 환골탈태를 대서특필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이름만 그럴싸하게 ‘종합자산관리계좌’이던 CMA가 진짜 제 이름값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7월 현재 법인용을 제외한 개인 CMA 계좌 수는 1월의 789만9905개보다 100만개가량 늘어난 880만3120개이고, 잔고 역시 1월초의 28조3992억원에 비해 5조4000억원 이상 늘어난 33조811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CMA 계좌 수와 잔고를 입증하는 이 지표는 재테크에 문외한인 일반인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꽤나 솔깃한 내용이다. CMA가 무엇인지, 증권가에서 판매하는 예금형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만큼 믿어도 될지, 혹은 CMA와 은행의 자유입출금식 통장 중 어느 것이 재테크에 더 유리한지 헷갈리기만 했던 일반인도 재테크의 대세와 트렌드가 무엇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들의 분석대로 CMA 계좌 수의 증가는 증시 폭락으로 한동안 위축되었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최근 국내 증시의 조심스러운 반등세와 더불어 차츰 회복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증권가가 위축된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CMA를 적극적인 자구책으로 내세운 덕분이기도 하다.

신용카드 서비스로 불붙은 CMA 유치 경쟁



지금까지 증권사의 CMA와 은행의 자유입출금식 예금(이하 은행 예금)의 가장 큰 차이는 소액결제 가능 여부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CMA는 증권사가, 예금은 은행이 운용한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양쪽 모두 목돈을 넣어두는 용도보다는 자주 넣고 빼서 쓸 수 있는 유동자금을 넣어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 목적에 있어 CMA는 주식거래와 펀드 등과 연계된 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를 위한 통장으로 보는 편이 더 맞다.

초기 CMA는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된 덕분에 은행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각종 공과금 수납과 자동이체 기능이 없다는 단점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증시 불황으로 CMA의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이용자들은 금리 면에서 은행 예금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더욱이 일부 은행권에서 조건부이긴 하지만 연 4.1%라는 파격적인 조건의 금리를 내세운 예금상품까지 출시함에 따라 그나마 은행권보다 나은 금리를 주던,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이라는 매력마저 사라져버린 터였다.

게다가 곳곳에 입출금 기계(ATM기)가 있어 편의점, 지하철 등지에서도 쉽게 돈을 넣고 찾을 수 있는 은행 예금에 비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각종 공과금과 카드대금 같은 소액결제 기능마저 갖추고 있지 않아 이름만 종합자산관리계좌일 뿐 실제로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통장 흉내만 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는 은행권에서 증권사들의 CMA 유치 노력에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 어중간하던 차별성마저 확실히 사라질 전망이다. CMA 통장을 통한 결제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서 CMA 통장에서도 신용카드 대금의 결제가 가능해짐에 따라 증권사에서 신용카드사들과 연계, 각종 혜택이 부여된 신용카드를 잇달아 출시한 것이다. 심지어 은행권에서만 가능하던 공과금 등의 지로수납과 자동이체 기능이 CMA에서도 가능해지고 편의점과 지하철 등에 설치된 ATM기에서도 CMA 계좌에 입금된 돈을 찾아 쓸 수 있어 은행 예금에 견주어 단점으로 여겨졌던 불편함이 한번에 해소되었다.

증권사에서는 새로운 CMA 통장의 기능을 홍보하면서 연 4%가 넘는 이율을 보장하는 신상품을 개발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은 물론 신용카드 출시를 기념한 각종 이벤트를 실시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새로운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CMA 신용카드 출시 한 달 새 발급 건수가 1만1000여 건에 달하고 CMA 계좌 총액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에 따라 그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금융감독원에서는 이미 특별단속 체제를 갖추고 ‘CMA 감독강화 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CMA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도록 하고 광고에 대한 심의도 강화한 것이다. 특히 증권사의 CMA 신용카드 출시에 따른 무자격 모집행위와 불완전 판매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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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자유기고가 likepoolggo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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