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파트너를 찾았다. 사건을 해명했고 신규 거래를 부탁했다. 그는 “MS와 거래하며 콧대 높던 이포넷은 잊었다. 단가도 낮추고 저자세로 나갔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시기 신규 인터넷 업무 협력사를 찾던 BC카드가 이포넷에 사업을 맡기면서 수익은 금방 회복됐다. 그는 “MS는 우리와 업무를 끊은 지 2년 후 정책을 바꿔 지역 파트너가 아닌 글로벌 업체에 일괄적으로 일을 맡겼다”며 “오히려 우리 업체는 MS 계약 해지 2년 전에 저자세로 파트너를 만들면서 시장에 적응했다. 지나고 보니 님다 바이러스 사건은 오히려 회사에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정부도 소프트웨어 제값 주고 안 산다

10월5일 2011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에서 이포넷은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유일하게 산업 훈장을 받았다.
“IT거버넌스가 법제화됐으면 각 기관이 우수 벤처에서 IT거버넌스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당시 행정안전부가 무료 IT거버넌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각 기관에 배포했어요. 예산 절감 효과는 있겠지만 소프트웨어 벤처는 죽으라는 거죠.
당시 정부에 우리 제품을 팔러 가면 ‘공짜 있는데 왜 사느냐’고 하거나, ‘성능이 우수한 건 알지만 어차피 공짜도 있으니 20% 가격에 판매하라’고 얘기했어요. 결국 애써 만든 소프트웨어를 제값 못 받고 팔았죠. 그러다보면 회사도 직원 2명 쓸 걸 1명만 쓰게 되고, 월급도 제대로 못 주고요. 소프트웨어 시장에 악순환이 생기는 거예요.”
‘벤처’라는 말도 익숙지 않을 때 회사를 창업한 그는 최근 ‘제2의 벤처붐’을 보며 벤처 후배에게 당부하고픈 점이 많다. 그는 “부채는 최소화하고, 현금은 충분히 보유하고, 투자나 융자받은 돈은 ‘내 돈’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또 “IT회사는 영업력이 아닌 기술력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IT업계는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금방 도태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