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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만3000원 더 내는 게 세금폭탄인가”<세제개편안 원안에 대해>

박근혜 경제팀 초대 首長 현오석 부총리

“월 1만3000원 더 내는 게 세금폭탄인가”<세제개편안 원안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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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나는 ‘내비게이션형’ 리더…다만 속도감 더 내겠다
  • ● 경제민주화는 규제 아닌 규율…경제활성화와 동시 실현
  • ● 하반기 서비스산업 중심 투자활성화 주력
  • ● 박 대통령은 눈을 보며 보고하게 만드는 분
“월 1만3000원 더 내는 게 세금폭탄인가”
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연일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 고용률 70% 달성,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 동시 실현 등 목표가 한두 가지가 아닌 까닭에 향후 5년간 경제 운용의 밑그림이 될 각종 정책 마련에 심혈을 쏟고 있다. 역대 정부 경제팀 중 한가로운 시절을 보낸 팀이 있을까마는, 현 경제팀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나 엔화 불안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간단치 않은 여건 속에서 최근 리더십 논란까지 겪은 경제팀의 수장 현오석(63)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 집무실에서 ‘신동아’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최근 발표한 각종 경제 정책에 관한 소견과 하반기 경제 운용 방향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했다. 리더십과 관련해서는 “외부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책 당국자의 도리”라고 말했다.

▼ 어제(8월 8일) 발표한 2013 세제개편안에 대해 먼저 묻겠습니다. 정부는 ‘조세정의 실현’ ‘세제 정상화’라고 하지만 사실상 증세 아닌가요.

“지난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때 재무장관들과 나눈 얘기인데요, 현재 각 나라는 재정 건전화 방안 마련에 대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율을 올리거나 세목을 신설하는 등 증세는 어려운 형편이에요. 워낙 글로벌화해 있다보니 (증세하면) 다른 나라로 가버리니까요. 그래서 다들 비과세 축소나 지하경제, 특히 역외탈세 방지 등 세원의 베이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이런 추세에 맞춰 박근혜 정부도 처음부터 비과세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원을 확보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이번에 고소득자에게 유리한 기존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고, 종교인과 연소득 10억 원 이상의 농업인을 새롭게 과세 대상에 포함시킨 것 등이 이런 방향의 결과입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세 부담이 중산층 이하에서 6300억 원 줄고, 고소득층에서 2조5000억 원 정도 늘어납니다. 근로자 세 부담을 늘리려고 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증세하면 달아난다”



▼ 민주당 등 야당 반대가 거셉니다. ‘서민 살상용 세금폭탄’이란 말까지 나왔는데….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뀜으로써 전체 근로소득자 중 상위 28%의 세 부담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실제 세 부담을 따져보면 총 급여 4000만 원에서 7000만 원 사이에 있는 분들은 연 16만 원 정도 늘어나요. 그럼 매달 1만3000원가량인데, 이 정도를 가지고 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지…. 합리적으로 판단해주셨으면 합니다.”

중산층 월급쟁이 세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비판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신동아’ 인터뷰 사흘 후인 8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제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튿날 기재부는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세 부담이 늘지 않고, 5500만 원에서 7000만 원 사이는 세 부담이 2만~3만원 증가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중산층 세 부담액이 기존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현 부총리는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려 매우 안타깝다”며 “(수정안으로 줄어든 세수는) 전자계산서,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를 더욱 확대해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 강화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것을 국회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찬성할까요.

“이미 학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던 사안이고, 세액공제로 고소득층 부담을 더하는 것이 맞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여당은 정부와 같은 견해고요, 야당도 설득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을 늘리면서 법인세는 그대로 뒀다는 점에서도 불만이 큽니다.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서 법인세 누진세율을 현행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그렇다면 향후 법인세는 낮아지는 건가요.

“아직 정한 건 없습니다. 우리나라 법인세 수준(현행 최고세율은 22%)이 높은지 낮은지는 좀 더 분석해봐야 합니다. 다만 대다수 국가가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하는 만큼, 우리도 단일세율로 간다고 방향을 설정했다고 봐주세요.”

비과세 축소와 함께 세수(稅收) 확보의 또 다른 축은 지하경제 양성화다. 현 부총리는 “상반기에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현금영수증 및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급 확대, 금융거래정보의 과세자료 활용 범위 확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 제도 개선의 효과로 늘어나는 세수가 얼마나 되나요.

“지하경제 양성화를 ‘세수 확보를 위해 마른 수건을 더 짠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됩니다. 이 역시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 차원에서 조세 형평성을 위한 조치입니다. 정부는 특히 대기업·대자산가, 고소득 전문직, 역외탈세 등에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에요. 지하경제 양성화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올해부터 2017년까지 총 27조2000억 원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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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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