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 경기도 관계자는 “롯데가 최근 세무조사 등으로 잠시 사업을 홀딩(보류)하고 있지만, 이 프로젝트를 계속해나간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2011년 토지 가치를 평가할 때는 콘도나 상업용지 용도의 부지가 상당 부분 들어가 있었지만, 현재 토지이용계획에는 모두 빠졌으므로 감정평가를 다시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는 토지 문제를 매매가 아닌 임대 등의 방법으로 풀 수는 없을까. 싱가포르 정부는 센토사 섬 내 유니버설스튜디오 부지를 60년간 저리 임대했고, 홍콩 정부는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면서 월트디즈니와 지분율 57대 43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면서 토지를 50년간 임대했다(50년 추가 연장 가능). 국내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중 토지 문제를 임대 방식으로 해결한 대표적 예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다. 서울시는 AIG그룹에 3만3000여㎡(약 1만 평)의 부지를 매년 공시지가의 1%를 임대료로 받기로 하고 99년 동안 빌려줬다.
유니버설 프로젝트 관계자는 “토지비를 만회해주는 시설이 분양 가능한 콘도나 골프장 등인데, 지금 상황에선 이게 전혀 없어 매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임대 얘기는 수자원공사와의 협상 초기에 잠깐 나왔다가 없던 일이 됐다. 지금이라도 임대해주거나 수자원공사가 토지로 현물 출자한다면 사업자 처지에선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어트랙션 하나에 5000억
USKR에 들어가는 ‘목돈’은 전체 사업비 5조 원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테마파크 사업은 항상 ‘끊임없는 즐길거리’를 요구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즉, 재투자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국인의 오락문화비 지수가 계속 상승 추세인데도 국내 테마파크 입장객 수는 2002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계속 감소하는 이유도 더 이상 새로운 즐길거리가 드물다는 데 있다.
2010년 미국 플로리다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올랜도는 방문객이 전년 대비 68%나 증가했다. 새로 개장한 해리포터 어트랙션(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 효과였다. 그런데 이 어트랙션 하나를 세우는 데 필요한 금액이 5억 달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매년 발간하는 레저백서는 ‘테마파크는 개장 3년 후부터 입장객 수가 감소하기 시작한다’고 평가한다. 심영섭 한국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은 “테마파크 이용객은 두 번은 가도 세 번은 안 간다”며 “따라서 대규모 재투자를 꾸준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를 공약사업으로 채택하고 경기도가 별도 전담팀까지 두고 매달리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과 관광산업 활성화 등 지역경제로 파급될 효과 때문이다. 경기도 측은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 결과 안산·시흥 등 인근 지역이 우선 혜택을 보지만, 전국적으로도 연간 10조 원 이상의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직접 고용만 1만1000여 명으로 예상된다. 주영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테마파크 자체는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해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파급효과까지 감안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테마파크도 피해를 본다기보다는, 경쟁이 촉발돼 테마파크 시장 자체가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015년 상하이 디즈니랜드까지 개장하고 나면, 홍콩·상하이·도쿄에 디즈니랜드가, 오사카·싱가포르에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있게 돼 인근 지역에서의 글로벌 테마파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