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호

마음까지 읽는 첨단기술 최적 편의성으로 인기몰이

스마트폰의 페라리 삼성전자 갤럭시S3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12-08-22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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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이끄는 효자 종목
    • 스티브 잡스 사망 후 반사이익 얻기도
    • 사용자 환경, 기술, 디자인…인간 중심의 결정체
    • 디자인 유출 막으려 ‘도시락폰’ 돌리며 007작전
    마음까지 읽는 첨단기술 최적 편의성으로 인기몰이
    한국 시각으로 5월 4일 새벽 3시, 영국 런던의 전시장 얼스코트.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첫선을 보이는 ‘삼성 모바일 언팩(Samsung Mobile Unpacked)’ 행사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다. 삼성전자가 1년여 동안 비밀리에 개발한 최신 스마트폰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 담당 사장이 재킷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 스마트폰을 꺼내 들자 사방에서 그 모습을 담으려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소문만 무성하던 가장 진화한 스마트폰 ‘갤럭시S3’가 비로소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공개 행사 중 최다 인원인 2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전 세계 언론매체에서 보낸 취재진이었다. 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한 갤럭시S3 개발자들은 뜬 눈으로 컴퓨터 앞을 지켰다. 갤럭시S3 개발에 참여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의 황창연 기구개발 책임은 경북 구미에서 인터넷으로 행사를 지켜봤다.

    “오랫동안 힘들게 제작한 모델이 전 세계에 공개되는 순간, 짜릿하면서도 긴장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동안 보안유지를 위해 다른 모델보다 더 신경 쓰고 공들여 개발한 모델이거든요. 프레젠테이션과 화면 설명, 웅장한 음악까지 곁들여 모두가 기대하던 제품을 멋지게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발에 참여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고 뿌듯했어요.”

    이 행사는 54개국, 115개 채널을 통해 동시 생중계됐다. 신제품 발표 행사로는 최대 규모였다. 이날 생중계 동영상 동시접속자수는 ‘갤럭시S2’를 처음 공개했을 때보다 1.5배가량 많은 23만 명에 달했다. 열흘 뒤 이 동영상을 본 사람은 407만 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40만여 명이 시청한 셈이다.

    갤럭시S3에 대한 높은 관심은 판매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5월 29일 해외에서 먼저 출시된 갤럭시S3는 7월에 누적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다. 텐밀리언셀러가 되기까지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2010년 6월 초에 출시된 갤럭시S는 7개월 만인 그해 12월 말에, 지난해 4월 말 출시된 갤럭시S2는 5개월 뒤인 그해 9월 말에 누적판매량 1000만 대를 기록한 바 있다.



    출시 2개월 만에 텐밀리언셀러

    7월 5일 갤럭시S3 LTE 국내 출시 행사에 참석한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S3의 최단기간 텐밀리언셀러 달성을 자신했다. 신 사장은 이날 “갤럭시S3는 7월 중 글로벌 누적판매량이 10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삼성 휴대전화 역사상 가장 빨리 텐밀리언셀러가 되는 것이다. 삼성 휴대전화의 새로운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7월 말까지 전 세계 147개국 302개 거래선을 통해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달려서다. 이 때문에 6월 20일로 예정했던 캐나다 출시 일정도 당초보다 1주일 늦췄다. 한국에서는 6월 25일 3G(세대)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7월 9일부터 3.9세대 통신방식의 LTE(Long Term Evolution) 모델을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내놨다. 갤럭시S3 LTE는 3G 모델에 비해 최대 5배 빠른 초고속 LTE 통신에 쿼드코어 프로세서의 강력한 성능이 어우러져 고화질 영상통화,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 네트워크 게임 등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3 LTE가 첨단 기술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아 기대 이상으로 호응이 높다”고 시장 반응을 전했다.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 초반 바람몰이에 성공한 갤럭시S3는 유럽 5개국 소비자 연맹지 평가에서 모두 스마트폰 부문 1위에 올랐다. 스페인 OUC와 프랑스 크슈아지르(QueChoisir), 이탈리아 알트로콘수모(Altroconsumo), 네덜란드 컨슈멘텐본드(Consumentenbond), 벨기에 테스트아샤(TestAchats)가 실시한 제품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이다.

    갤럭시S3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유럽 스마트폰 시장점유율도 급상승했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3 출시 2주 만에 영국 스마트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힘입어 영국 스마트폰 시장뿐 아니라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이는 삼성 휴대전화가 프랑스에 진출한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휴대전화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두 50%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독일에서도 갤럭시S3 판매 첫 주 삼성전자가 전체 휴대전화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50% 이상을 장악하며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갤럭시S3와 갤럭시S2는 독일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란히 판매량 1,2위를 기록하며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50% 이상의 점유율 격차를 벌렸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10년까지 1위 노키아(33.4%), 2위 애플(15.9%)에 한참 못 미치는 8.0%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갤럭시S2 출시를 계기로 점유율을 19.9%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위 애플(19.0%)을 0.9%p 차로 따돌리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선 갤럭시S3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가 6.3%p로 커졌다. SA의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30.1%로 1위를 지켰다. 애플도 23.8%로 전년에 비해 점유율이 상승했으나 갤럭시S 시리즈의 인기 고공행진을 따라잡진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에서도 숙적이자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노키아를 제치고 1위를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노키아가 27.0%, 삼성전자가 21.2%를 점유했으나 올 1분기엔 삼성전자가 25.0%, 노키아가 22.4%를 기록하며 전세가 역전됐다.

    마음까지 읽는 첨단기술 최적 편의성으로 인기몰이
    외신 “삼성의 꿈 실현”

    갤럭시S3가 유럽을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까지 출시 초반부터 판매 돌풍을 일으키자 블룸버그, 로이터, CNN,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들은 갤럭시S3를 구입하기 위해 사람들이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풍경을 기사와 동영상으로 앞 다퉈 보도했다. 소비자가 휴대전화 매장 앞에 줄지어 서기 시작한 것은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부터다. 외신과 해외 네티즌들은 이를 근거로 삼성이 애플과 견줄 만큼 성장했다며 놀라워했다.

    블룸버그는 갤럭시S3 출시 첫날 영국 웨스트필드 셰퍼즈 부시(Westfield Shepherd′s Bush)에 설치된 삼성 프리미엄 팝업 체험 공간에서 동영상을 찍어 내보냈다. 갤럭시S3를 직접 체험하고 구매한 런던 시민들은 “갤럭시S3는 스마트폰 그 이상이며, 많은 미래적 요소가 담겨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소비자의 줄서기 현상에 대해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보이 지니어스 리포트’는 “삼성의 꿈이 실현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까다로운 글로벌 IT 매체들 사이에서도 갤럭시S3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휴대전화 리뷰 사이트인 GSM아레나(GSM Arena)는 “스마트폰계의 최고급 스포츠카다. 2012년에 볼 수 있는 가장 놀라운 성능과 기능의 결합체”라고 극찬했다. 글로벌 IT 전문매체 시넷(CNET)은 “선명한 4.8형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불가능할 정도로 얇고 가벼운 외형에 쿼드코어 엔진을 장착한 안드로이드폰의 페라리(Ferarri)”라고 평했다. 영국의 유명한 IT 전문 리뷰 사이트인 스터프지(Stuff magazine)는 갤럭시S3에 별 5개 만점을 부여하고‘인기 제품(Hot Buy)’으로 선정했다. 스터프지는 그 이유와 관련해 “갤럭시S3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능과 훌륭한 디자인으로 안드로이드계의 새로운 왕이 됐다. 갤럭시S2가 안드로이드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면, 갤럭시S3는‘스페셜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올렸다.

    저명한 IT 전문웹진인 포켓 린트(Pocket-lint)는 “아이폰 대항마에 대한 질문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평가했으며 기즈모도(Gizmodo) 역시 “갤럭시S3는 아이폰과 모든 안드로이드폰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갤럭시S3가 이처럼 호평받은 비결은 사용자 환경, 기술, 디자인에 모두 인간 중심 철학을 반영해 최상의 사용편의성을 제공한 데 있다. 무엇보다 사용자의 얼굴과 눈을 인식해 화면 꺼짐을 방지해주는 ‘스마트 스테이(Smart stay)’, 문자를 읽다가 스마트폰을 귀에 대면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다이렉트 콜(Direct call)’ 같은 사용자 중심의 환경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S나 갤럭시S2와 차별화한 갤럭시S3만의 강점에 대해 “모바일 기술과 디자인 모두 진화하고, 무게와 두께가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계산됐다”며 “디스플레이도 풍부한 멀티미디어 경험을 최적의 환경에서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크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기능성뿐 아니라 사용자의 삶을 어떻게 윤택하고 더 편안하게 해줄 것이냐에 대해 고민했고, 스마트폰 활용성과 직관적인 사용습관까지 고루 고려하고자 했어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갤럭시S3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동작을 하는지부터 새롭게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마음까지 읽는 첨단기술 최적 편의성으로 인기몰이
    소비자 배려에 고객 감동

    윤공석 한국소비자포럼 브랜드 전략본부장은 “갤럭시S3 열풍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사망으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적중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취약했던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해소하고 스펙을 강화해 하드웨어가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회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덤으로 얹어 애플의 기존 사용자들까지 매료시켰다”고 평가했다. 윤 본부장은 “최근 들어 아이폰 사용자가 갤럭시S3를 비롯한 갤럭시S 시리즈로 갈아타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도 그 때문”이라며 “하드웨어 기반이 약한 애플이 소프트웨어에만 치중하는 것은 소비자의 만족도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 소비자평가단의 정지은(22·성균관대 경제학과 3학년) 씨는 “아이폰은 모든 사용 기능이 폐쇄적인 데 반해 갤럭시S 시리즈는 개방적”이라며 “심플한 디자인만 강조하고 사용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는 아이폰과는 달리 갤럭시S3는 사용자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또 “아이폰은 전화번호를 찾기도 힘들고, 음악파일을 다운로드하는 일도 간단치 않다. 배경을 자유롭게 꾸밀 수도 없다”며 “사용자를 적극 배려한 갤럭시S3가 아이폰을 따라잡은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평가단 김우현(24·서울시립대 경영학부 4학년) 씨는 “갤럭시S 시리즈는 그동안 소프트웨어가 취약해 사용 도중 끊어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는데 갤럭시S3는 그런 단점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3의 강점은 무엇보다 하드웨어의 힘에 있다”며 “한층 강화된 소프트웨어와 뛰어난 스펙이 최상의 기술력이 집약된 하드웨어와 어우러져 소비자를 감동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갤럭시S3 열풍을 견인한 주역으로 개발 기간 내내 철통보안을 유지한 갤럭시S3 개발자들을 첫손에 꼽았다. 구미사업장과 수원사업장에서 주로 진행된 갤럭시S3 개발에는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출시하기 전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로 하여금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007 작전’을 수행하게 했다. ‘제품 보안 유지’는 신종균 사장이 직접 내린 특명이었다. 이에 따라 개발진은 개발이 진행되는 내내 지인은 물론 가족까지 속이는 등 온갖 고초를 감내했다.

    최근 개발진이 ‘집에는 일거리를 가져가지 마라. 절대’라는 제목으로 글로벌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올린 글에는 보안을 위해 고군분투한 그들의 노고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갤럭시S와 갤럭시S2에 이어 갤럭시S3 개발에도 참여한 이병준 기구개발 수석은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날마다 인터넷으로 갤럭시S3 기사를 찾아보는 아들에게조차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들이 내가 갤럭시S, S2 개발에 참여한 사실을 알고 있다. 하루는 ‘아빠, 갤럭시S3도 만들어?’ 하고 묻기에 시치미를 떼고 모르는 척했다. (아들을 속이려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진영두 기구개발 책임은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갤럭시S3에 관한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며 “입 열면 회사에서 잘린다고 통사정을 했다”고 고백했다.

    회사 밖에서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갤럭시S3에 관한 정보는 1급 비밀이었다. 개발자들은 갤럭시S3의 전체 윤곽을 모른 채 각자 맡은 부분의 업무만 처리했다.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인 연구실에는 보안카드 확인, 지문인식 등을 거쳐야만 접근할 수 있었다. 갤럭시S3를 연구실 밖으로 갖고 나갈 때마다 보안박스에 담아 나르는 것은 기본이고, 협력사에 제품을 전달할 때도 전문배송업체의 손을 빌리지 않고 개발자들이 직접 운반했다. 디자인 유출을 막기 위해서였다.

    가족도 속이고, 제품도 직접 날라

    윤우선 하드웨어 개발 수석은 “보안을 유지하며 시제품 테스트를 반복하느라 시간 압박에 시달렸고 급할 때는 헬리콥터로 움직였다”며 “제품을 운반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엄청났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또 “디자인 보안을 위해 갤럭시S3를 각기 다른 3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는데도 디자인이 유출될까봐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며 “마지막까지 보안이 유지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발자들은 이동통신사 망 연동 과정에서 디자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명 ‘도시락폰’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제품 망 연동 시험은 통상 한 달이 걸려 디자인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시락폰은 디자인 보안을 목적으로 기존 모델 외형이나 사각형 상자로 제작한 휴대전화다. 5월 초 진품이 공개되기 전에 유출된 갤럭시S3 사진 대부분은 가짜 디자인으로 꾸민 도시락폰이었다.

    부서마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개발에 몰두해 부서 간의 의견 충돌도 빈번했다. 한쪽을 개선하면 다른 부분의 품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금속을 사용하면 내구성이 강해지지만 가벼운 휴대전화를 원하는 소비자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는 일. 갤럭시S3 개발에 참여한 한 엔지니어는 “다행히 세라믹을 혼합하고 압출 및 성형 과정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금속 느낌을 주면서도 가볍고 튼튼한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철통보안 속에서 개발된 갤럭시S3는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지 한 달여 만에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짝퉁 제품의 등장으로 한때 위기를 맞았다. 중국의 짝퉁 휴대전화 전문제조업체로 알려진 HDC에서 갤럭시S3와 겉모양이 같은 ‘HDC 갤럭시S3 i9300’이라는 모방제품을 내놓은 것. 일각에서는 이 짝퉁 제품이 갤럭시S3 판매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소비자는 브랜드와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짝퉁 제품에 대한 동요가 크지 않다”면서도 “디자인 도용은 상거래 질서를 해치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비윤리적 불법 행위인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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