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호

“강원도에 세계인이 즐겨 찾는 글로벌 복합리조트 만든다”

[인터뷰]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 직무대행의 관광경쟁력 강화 청사진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4-10-0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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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랜드 외국인 베팅 한도 30만 원→3억 원 상향

    • 대형 공연장, K-푸드 체험관… K-컬처 팬덤 유혹

    • 청정 자연, 탄광 문화 연계 ‘웰니스 관광지’ 육성

    • 카지노를 건전한 레저로… 중독 예방 총력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강원랜드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복합리조트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태식 객원기자]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강원랜드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복합리조트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태식 객원기자]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복합리조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근 K-팝, K-푸드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인이 매우 많지 않습니까. 그들이 우리나라를 찾아 다양한 매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강원랜드가 앞장서겠습니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 직무대행의 각오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를 비롯해 호텔, 컨벤션센터, 공연장, 쇼핑몰 등이 모여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복합리조트를 중심으로 세계적 관광 명소가 된 대표 사례다. 아시아에서는 마카오, 싱가포르, 필리핀 등이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최근 일본도 2029년까지 오사카에 50만㎡ 규모 카지노 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1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원랜드]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1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원랜드]

    ‌한국은 어떨까. 우리나라엔 카지노, 골프장, 스키장 등이 결합된 강원랜드가 있다. 그러나 주변 ‘경쟁자’와 비교할 때 아쉬운 점이 적잖은 게 현실이다. 해외 유명 복합리조트를 경험한 국내외 관광객은 강원랜드의 상대적으로 좁고 열악한 시설에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이런 환경에 변화의 기틀이 마련됐다. 9월 초 카지노 환경 개선, 게임 기구 증설, 외국인 베팅 한도 상향 등을 골자로 하는 ‘카지노업 변경 허가’가 확정된 것. 구체적으로 보면 카지노 영업장 면적 5748㎡ 확대, 게임 기구 300대 증설 등이 가능해졌다. 오랫동안 30만 원에 묶여 있던 외국인 전용 게임구역 베팅 한도 또한 3억 원으로 크게 늘고, 이용 대상은 기존 시민권자에서 영주권자로 넓어졌다.

    최 대행은 이번 결정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가 해외 유명 복합리조트와 경쟁해 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도 평가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투자 통한 경쟁력 강화, K-HIT 프로젝트

    지난해 12월 취임 후 줄곧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복합리조트 건설’을 강조했다. 이유가 있나.

    “강원랜드는 폐광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태어난 공기업이다. 청정 자연과 탄광 문화 같은 매력적인 관광자원 또한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각종 규제에 둘러싸여 오랫동안 성장이 정체돼 있었다. 강원랜드 카지노 면적은 2012년 이후 단 1㎡도 늘어나지 않았다. 그사이 우리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나. 이용객들의 달라진 눈높이에 맞춰 인프라를 개선하지 않으면 해외 관광지로 향하는 시선을 돌릴 방법이 없다고 봤다.

    강원랜드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해외 여러 나라는 복합리조트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거듭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가 복합리조트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상태다. 최근 여기에 일본까지 추가됐다. 머잖아 우리나라에서 불과 1시간 30분 떨어진 오사카에 대규모 복합리조트가 문을 연다. 한국 관광산업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여러 요소를 감안할 때 더 늦기 전에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폐광 지역인 전남 화순군 광산종사자 추모비를 방문한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 [강원랜드]

    폐광 지역인 전남 화순군 광산종사자 추모비를 방문한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 [강원랜드]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나.

    “취임 직후 사내외 전문가들을 모아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폐광 지역 주민 및 강원랜드 방문자 등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여론 수렴 작업도 했다. 그 결과를 집대성해 4월 초 강원랜드 혁신 구상을 담은 ‘K-HIT 프로젝트 1.0’을 선포했다. K-HIT는 한국형(Korean) 하이원(High1) 통합(Integrated) 관광(Tourism)의 약자다. 향후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카지노 영업장을 확대하고, 공연·미식·쇼핑 등에 특화된 ‘하이원 스퀘어’를 조성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K-HIT 프로젝트 실현을 향한 본격적인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돼 기쁘다.”

    강원랜드 발전에 ‘진심’인 것 같다.

    “앞서 말씀드렸듯 강원랜드는 사기업이 아니다. 강원랜드 매출의 13%는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조성한다. 강원 정선·태백·영월·삼척, 경북 문경, 충남 보령, 전남 화순 등 전국 7개 폐광 지역 지원에 사용하는 돈이다. 나는 정선 출신이고, 큰아버지가 탄광에서 일하신 적도 있다. 탄광 폐쇄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안다. 그만큼 강원랜드 발전 필요성 또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내가 복합리조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우리나라 관광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데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강원랜드를 가족 단위 사계절 복합레저관광지구로 재편 및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번 규제 완화는 당시 구상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강원랜드가 국내외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유치라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백두대간 한가운데서 즐기는 힐링 웰니스 체험

    깊은 밤 하이원리조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벤트다. [강원랜드]

    깊은 밤 하이원리조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벤트다. [강원랜드]

    강원랜드 하면 카지노부터 떠올리는 분이 많다. 외국인 관광객의 가족 여행지로도 경쟁력이 있나.

    “물론이다. 동남아 국가 사람들은 1년 중 5개월 이상 눈을 볼 수 있는 하이원리조트의 입지에 큰 매력을 느낀다. 앞으로도 스키장을 비롯한 눈 관련 관광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여름에는 청정 계곡수를 채워 소독약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하이원 워터월드가 인기다. 국내 최대 규모인 3m 인공파도를 운영해 짜릿한 스릴까지 선사한다. 백두대간의 청정 자연도 우리의 자랑이다. ‘하이원 운탄고도 케이블카’를 타고 ‘하이원탑’(해발고도 1340m)에 도착하면 양, 토끼 등 귀여운 동물이 모여 있는 ‘하이원 구름아래 동물농장’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이 좋아한다.”‌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하이원리조트 운암정 전경. 청정 자연과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힐링하기 좋은 장소다. [강원랜드]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하이원리조트 운암정 전경. 청정 자연과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힐링하기 좋은 장소다. [강원랜드]

    가을에는 어떤 여행이 가능한가.

    “단풍이 물드는 가을철 숲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다들 잘 아실 것이다. 울창한 삼림은 강원랜드의 큰 자랑거리다. 리조트 주위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힐링 웰니스 체험을 할 수 있다. 올가을 강원랜드를 찾는다면 드라마 ‘식객’에 등장한 멋스러운 한옥 ‘운암정’에도 꼭 가보실 것을 권한다. 뜰에 설치한 투명 돔텐트 ‘별당’에서 단풍을 감상하며 K-디저트 ‘별당한상’을 맛보면 ‘이곳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강원랜드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롱 스테이’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당장 올겨울부터 동남아 청소년들이 청정 자연 속에서 K-팝을 배우고, K-푸드도 체험하는 3주 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계절학교’라고 이름 붙인 이 프로그램은 정례화해 매년 여름 겨울 개설할 계획이다. ‘K-HIT 프로젝트’를 통해 밝힌 아레나 공연장, K-컬처센터 등까지 건립되면 강원랜드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합리조트로 국내외의 큰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도박 과몰입 예방 및 치유를 위한 노력

    강원랜드 성장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과 한국 관광 경쟁력 강화 청사진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카지노 규제 완화가 도박 중독을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있나.

    “중요한 지적이다. 우리 또한 그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있고, 도박 중독 예방 및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마음채움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봐도 사행산업 운영자가 중독 예방 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형식적으로 기구만 만들어둔 게 아니다. 상주 인력을 약 30명 두고 여러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또 중독 예방 차원에서 강원랜드 방문자 출입 기록을 확인해 자주 방문한 분들께는 ‘지금 과몰입 위험 단계에 있다’는 안내를 드린다. 카지노를 일정 횟수 이상 출입하면 도박문제 자가 진단 및 교육(CPGI)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앞으로도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특히 청소년 및 군인들의 불법 도박 이용 및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협업하며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도 말씀드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세계 관광산업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복합리조트를 사행산업이 아니라 국가전략산업의 중심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 한국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복합리조트가 만들어지면 우리 관광산업이 발전하고, 그 결과 경제와 국민 삶이 좋아진다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바란다. 특히 지금은 K-컬처의 인기로 세계인의 관심이 우리나라에 쏠리는 시기 아닌가. 이때 외국인이 한국을 찾도록 할 만한 매력 있는 관광 콘텐츠를 많이 개발해야 한다. 강원랜드가 그 노력에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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