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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배인순 외도가 이혼사유, 내 이름 상업적으로 이용 말라”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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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배인순 자전소설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은 악의에 찬 거짓말
  • ● 책 내용 사실이고 확실한 증거 있다면 왜 그때 나를 ‘간통’으로 집어넣지 않았나
  • ●“조용히 물러나면 회사가 산다”는 신복영 전 서울은행장 말 철석같이 믿어
  • ● 동아 찾을 수 있다면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
  • ● 3차 리비아 대수로 공사, 중국 남수북조 공사 따낼 것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마음이 몹시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 책은 읽어 보셨습니까.”“그 책 말이죠. 안 봤고,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했어요.”2003년 12월11일 서울 남산 끝자락에 위치한 최원석(61) 전 동아그룹 회장의 집 거실에서 간단히 인사를 마치자마자 숨돌릴 틈도 없이 질문을 던졌다. 한순간 그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했지만 이내 미소를 띠며 나지막이 응대했다. 평소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던 부인 장은영(33)씨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필자와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커피잔으로 손을 가져갔다.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됐다.

-사전에 책이 나온다는 사실을 모르셨나요.

“전혀 몰랐죠.”

-그렇다면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된 겁니까.

“아뇨. 책이 나올 무렵 아내와 외국에 머물고 있었어요. 만날 사람도 있고 여행도 다녀올 겸해서. 그런데 하루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은혁(26·최원석씨와 배인순씨 사이의 첫째아들)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얘가 술에 취해 막 우는 겁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되물어도 좀체 대답을 않더니 ‘새어머니 좀 바꿔주세요’ 합디다. 둘이서 한참동안 얘기를 주고받는데 아들이 누굴 고소하겠다고 했는지 집사람이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것 같더라고요. 전화를 바꿔달래서 은혁이와 통화하는데 ‘아버지 놀라지 마세요’라며 책 얘기를 꺼내더군요.”



그와 이야기를 나눈 지 몇 분 지나지 않았지만 눈앞이 캄캄해졌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를 했지만 이렇게 어눌한 사람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말주변이라고는 없었다. 묻고 또 물어도 늘 대답은 한 줄이다. 2~3시간이면 끝날 인터뷰가 장장 7시간이 걸렸다. 마치 실타래 풀리듯 매끄럽게 질문과 답변이 오간 것처럼 보이는 이 인터뷰는 사실 여러 차례 질문하고 답변한 내용을 정리한 것임을 먼저 밝혀둔다.

장은영씨는 이틀 전, 서울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가 책 출간 사실을 전해들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어차피 알게 될 일이지만 며칠 만이라도 남편이 마음 편히 여행할 수 있도록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30여년 전 ‘커피 한잔’ ‘님아’ 등으로 가요계를 풍미했던 자매 듀엣 ‘펄 시스터즈’의 멤버였던 배인순(55)씨. 5년 전까지만 해도 최 회장의 부인이었던 그가 11월17일 자신의 히트곡 제목을 딴 자전소설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찬섬)을 출간했다. 책은 발간과 동시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배씨는 책에서 전 남편인 최 회장(C로 등장)이 여러 명의 연예인(J, L, E, K 등)과 벌인 애정행각을 자세히 묘사했다.

언급할 가치도 없는 책

-책 내용은 들으셨지요.

“예. 언급할 가치도 없고 언급하고 싶지도 않아요. (배씨와) 사는 동안 그 사람과 그 가족들에게 충분히 시달렸어요. 사실 일찍부터 결혼생활을 후회했어요. 그렇지만 나에게 소중한 아이들을 안겨줬다는 걸로 덮고 살았죠. 그런데 이혼하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런다는 게…”

그는 잠시 말문을 닫았다. ‘커피 한잔’과 나란히 놓인 보리차 잔을 들어 천천히 마시더니 담배에 불을 붙였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지난날을 끄집어내기까지 적잖이 고민하는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다시 말을 이었다.

“무슨 악연인가 싶어요. 제가 선택했던 사람이니 누굴 원망하겠어요. 다만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이 안쓰럽죠. 그리고 저는 지금 이런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요. 남은 힘을 회사를 살리는 데 쏟고 싶을 뿐입니다. 나 한 사람만 생각한다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대응도 하고 싶지 않아요. (배씨가) 여기저기에 인터뷰를 하고, 방송출연을 하고…. 저러다 잠잠해지겠거니 했는데 급기야 영화까지 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은혁이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몹시 힘들어합디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지난 12월3일 책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셨죠?.

“그것도 그 아이(은혁)의 뜻이었어요. 이 일로 귀국해서 엄마를 수 차례 찾아갔는데 ‘엄마가 없다고 생각해라, 나도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답니다. 은혁이는 ‘지능이 어린아이 수준인 막내 재혁(23)이를 앞세워 엄마가 인터뷰를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를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해요. 엄마의 필요에 의해 재혁이를 이용하고 장충동에 보내곤 했으면서 거기(장충동)서 구박받고 살아 불쌍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더니 울분을 참지 못하더라고요.

집사람이나 저나 진흙탕 속에 같이 발을 담그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큰아이를 말렸죠. 사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제 이름으로 됐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어요. 아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려고 변호사를 찾아갔대요. 책 내용을 검토한 변호사가 ‘제1순위 피해자인 아버지가 생존해 있어서 아들이 신청을 하기에는 이유가 약하다’고 해서 이렇게 된 것이죠. 은혁이가 접수를 하고 와서야 전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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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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