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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어른이 된 피터팬

스티븐 스필버그 어른이 된 피터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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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죠스’ ‘E.T.’ ‘인디애나 존스’ ‘쥬라기 공원’으로 매번 자신이 세운 흥행기록을 스스로 깨뜨린 이 시대 최고의 영화감독. 그는 블록버스터 제작에 천재적인 감각을 발휘할 뿐 아니라,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보듯 인간의 눈물과 땀, 고뇌를 담아내는 데도 독보적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어른이 된 피터팬
스티븐 스필버그 연표

● 1946년12월18일 신시내티에서 태어남

● 1963년140분 분량의 독립영화 ‘파이어라이트’ 제작, 상영

● 1965년캘리포니아 주립대 롱비치 캠퍼스 영문학과 입학

● 1974년첫 번째 극장영화 ‘슈가랜드 익스프레스’ 감독



● 1975년영화 ‘죠스’ 개봉. 이해 최고의 흥행영화로 기록

● 1981년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1편 ‘레이더스’ 감독

● 1982년공상과학영화 ‘E.T.’ 감독. 유엔 평화메달 수상

● 1984년‘인디애나 존스 2: 사원의 저주’ 감독

● 1985년에이미 어빙과 결혼

● 1989년‘인디애나 존스 3: 최후의 십자군’ 감독

● 1991년두 번째 부인 케이트 컵쇼와 결혼

● 1993년‘쥬라기 공원’ 감독. 1990년대 최고의 흥행영화로 기록. ‘쉰들러 리스트’ 감독, 이 영화로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 작품상 수상

● 1997년‘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 감독

● 1998년‘라이언 일병 구하기’ 감독.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 수상

● 2001년스탠리 큐브릭 감독 미완성작 ‘A.I.’ 감독, 영국 여왕으로부터 명예 기사 작위 서훈

● 2002년‘마이너리티 리포트’ ‘캐치 미 이프 유 캔’ 감독

● 2005년‘뮌헨’ 감독

● 2008년‘인디애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감독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취미는 영화감상과 비디오 게임이다. 아내인 영화배우 케이트 컵쇼(인디애나 존스 2편 여주인공)와 함께 입양아 둘을 포함해 일곱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처지지만, 영화촬영이 없는 주말이면 동네 영화관에 가서 개봉 영화를 본다. 그의 ‘스케줄’은 여름이 되면 더 바빠진다. 여름방학 시즌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기 때문이다.

‘라이프’매거진 선정 ‘우리 세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자’, ‘프리미어’지 선정 ‘영화사상 가장 강력한 인물’, 스티븐 스필버그. 그의 삶이 부러운 것은 그가 자신의 직업에서 성공한 남자라서거나, 영화를 통해 엄청난 재산을 모은 자산가(그는 ‘포브스’ 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 부자 순위 287위다)라서가 아니다.

스필버그는 자신의 직업인 영화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영화감독으로, 제작자로 365일 영화만 생각하는 삶을 40년 이상 살아온 그의 취미가 ‘영화감상’일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음악가들은 평소에 음악을 잘 듣지 않고, 요리사들은 집에 오면 요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음악가들이 음악을 사랑하지 않거나, 요리사들이 요리를 못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직업의 세계가 주는 부담과 긴장감에서 잠시나마 해방되려는 반사적 행동일 것이다.

그러나 스필버그는 예외다. 열세 살의 나이로 첫 번째 영화 ‘라스트 건파이트(The Last Gunfight)’를 찍은 이래, 큰 코에 선량해 보이는 눈을 가진 이 털북숭이 남자는 여전히 영화에 열광하는 열세 살 소년의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스필버그에게 영화는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이자 불가능이 없는 세계이며 변치 않는 꿈이고 광대한 우주다.

그가 감독한 영화에 스필버그의 분신 같은 주인공이 등장한 경우도 적지 않다. 진정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일로 성공을 거두었다면 더더욱 행복한 사람이다. 하물며 스필버그처럼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등극한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다.

고갈되지 않는 상상력의 샘

아마 중년층 이상의 영화팬들은 스필버그가 영화계에 센세이셔널하게 등장했던 때를 기억할 것이다. 그를 세계적 인물로 만들어준 첫 번째 영화는 ‘죠스’(1975)다.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식인상어가 등장하는 이 공포영화를 찍을 당시, 스필버그는 아직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젊은 감독이었다. ‘죠스’는 전세계적으로 4억7000만달러의 흥행기록을 세우며 천재감독 스필버그의 등장을 알렸다.

스필버그를 세계적 인물로 만든 두 번째 영화는 1982년 개봉한 ‘E.T.’다. 지구에 불시착한 난쟁이 외계인과 소년 엘리엇의 순수한 우정을 다룬 이 공상과학영화는 사실상 스필버그의 자전적 스토리에 가깝다. 어린 시절의 스필버그는 부모의 이혼 때문에 상처 받은 소년이었으며, 스스로를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으로 여긴 엉뚱한 아이였다. 이 영화를 통해 스필버그는 상업적인 성공뿐 아니라 할리우드의 주류 영화감독으로 부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E.T.’는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아카데미상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당시 주인공인 E.T. 역할을 가면을 쓴 난쟁이 배우가 맡았다는 이야기는 격세지감이다. 요즘 같으면 당연히 컴퓨터그래픽(CG)으로 E.T.의 모습을 합성해냈을 것이다.

이후 절친한 동료 조지 루카스와 함께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를 연이어 성공시킨 스필버그는 1993년,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공상과학영화를 들고 나왔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쥬라기 공원’이 그것이다. 화석 속에 보존된 공룡의 DNA를 통해 현대에 공룡을 탄생시키고, 그 공룡들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공룡 테마파크를 그린 ‘쥬라기 공원’에 전세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열광했다. 벨로시랩터, 티라노사우루스 등 공룡의 모습을 실제처럼 정밀하게 재현해낸 ‘쥬라기 공원’으로 스필버그는 9억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올리며 영화사상 최고 흥행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위의 영화들을 보면 스필버그가 참으로 천재적인 감독임을 금방 실감할 수 있다. ‘죠스’나 ‘E.T’, 또 ‘인디애나 존스’와 ‘쥬라기 공원’ 등은 한 사람의 감독이 일생 동안 한 번 제작할까 말까 하는 대작들이다. 이 모든 영화를 스필버그 한 사람이 탄생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의 총 수입은 127억달러에 달한다(‘엠파이어’지 추산). 가히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이라고 할 만하다. 더구나 그는 1990년대 들어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작품성 높은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연달아 거머쥠으로써 ‘상업영화 감독’이라는 콤플렉스까지 뛰어넘었다.

그런데 이 영화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분모가 보인다. 영화의 주인공이 외계인이든, 공룡이든, 또 고고학자든 간에 이 영화들은 분명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스필버그 이전에는 동물 중에서도 물고기, 그것도 큰 입을 벌리고 사람을 꿀꺽 삼켜대는 식인상어가 영화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구를 정복하러 온 흉포한 외계인이 아니라, 식물 채집을 하는 착한 외계인은 더더욱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넘어선다. 툭하면 채찍을 휘둘러대고 여자 꼬이는 데도 선수인 고고학자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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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경│주간동아 객원기자 winnieje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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