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만(53) ㈜아트앤스터디 대표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2001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서 채 벗어나지 못했던 시기에 ‘인문학 공부’의 필요성을 주창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이던 온라인 인문학교(www.artnstudy.com)를 세우고 철학, 미학, 신화학 등 ‘밥벌이’에 하등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은 콘텐츠로 꽉꽉 채웠다. 그 학교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첫해 2700여 명에 불과하던 ‘학생’은 최근 6만3000명을 돌파했고, 20여 개였던 강의 콘텐츠도 270여 개로 늘었다. 진중권, 강신주 등 유명인이 강사로 활동하며 ‘철학사 입문’부터 ‘라캉의 어깨에 올라탄 지젝이 바라본 세계’까지 다양한 강의를 풀어놓는다.
“아트앤스터디를 열었을 때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실용’이었어요. ‘문사철(文史哲)의 위기’라는 말이 파다했고, 기업은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을 중요하게 생각했죠.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려면 ‘엉뚱하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던 현 대표가 ‘인문학교’를 연 이유다. 그는 한창 성장하던 IT 산업에 인문학을 접목해 ‘온라인 학교’를 세우면서 ‘통섭’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현재 아트앤스터디 ‘학생’ 중 최고령자는 90세. 대학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듣기 어려운 지방 거주자들, 해외교포들도 이 사이트에서 수업을 듣는다. 시·공간을 초월한 ‘온라인’ 모델이 학교 성공에 큰 도움이 된 셈이다.
“최근에는 대검찰청, 수원시청 등 관공서와 현대홈쇼핑 등 유수의 기업이 우리와 제휴를 맺고 인문학 콘텐츠를 사내 교육에 활용하고 있어요. 사회 전반적으로 철학, 예술이 어학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긴 거죠. 앞으로도 질 좋은 인문학 수업을 계속 늘려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탄생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현 대표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