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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검찰, 김홍업 ‘꼬리’ 보았나

2001년 군납비리수사 의혹

군검찰, 김홍업 ‘꼬리’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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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주변에서는 군검찰이 군납비리수사 당시 김홍업씨의 ‘꼬리’를 발견할 기회가 있었는데, ‘의도적으로’외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군검찰이 이씨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김성환씨가 관련된 부분이 밝혀졌을 테고, 김씨의 행적을 조사하다 보면 김홍업씨와의 관계가 드러났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차정일 특별수사팀은 지난 3월 김성환씨와 김홍업씨의 ‘석연찮은’ 자금거래 관계를 밝힌 바 있다.

축소수사 및 외압 의혹으로 얼룩진 군납비리수사는 장성을 포함한 장교 수십명이 구속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이씨를 비롯한 장성 2명, 영관급 장교 1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끝났다. 장성 2명은 계룡대 영창에서 20일을 지내면서 ‘특별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기소유예 처분으로 재판도 받지 않았다. ‘봐주기 수사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나올 만도 했다. 결국 당시 군검찰이 ‘봐준’ 이씨를 이번에 민간 검찰이 ‘손봐준’ 셈이다.

대검 중수부가 이씨를 새로운 혐의로 구속하자 군검찰 주변에서는 “그때 덮었던 것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군검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이씨를 수사할 때 조사하지 못했던 게 몇 건 있었는데 그중 일부가 이번에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관은 “수사하다가 중단된 2건 중 한 건인 것 같다. 알고도 덮었을 수도 있다”며 당시 이씨에 대한 군검찰 수사가 축소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씨가 국방부 조달본부 시설부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은 1998년 10월∼1999년 11월. 조달본부 시설부장은 각 군 시설공사의 발주, 입찰, 계약을 관리·감독하는 자리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그는 1999년 6월 서울 역삼동 한 일식집에서 S건설 부회장 최아무개씨로부터 군시설공사(공사비 124억원)를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500만원(100만원 수표 5매)을 받았다. S건설은 그해 8월27일 공사를 수주했다. 이씨는 그해 9월 초순 사례비로 5000만원(100만원권 수표 50매), 9월 중순에 다시 2000만원(10만원권 수표 200매)을 받아 모두 7500만원을 챙겼다.

군납비리수사 당시 군검찰이 밝힌 이씨의 뇌물액수는 1450만원. 하지만 군검찰 주변에서는 ‘이씨가 받은 뇌물액수가 발표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난해 12월28일 구속될 당시 그의 혐의는 1996년 2월부터 1999년 11월까지 모 부대 공병여단장(대령)과 국방부 조달본부 시설부장(준장)으로 재직하면서 군납업자 박아무개씨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2000여 만원을 받았다는 것. 하지만 수사는 구속 당시 상황에서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최종수사결과 발표 때 뇌물액수가 줄었다.

군납비리수사는 출발부터 개운치 않았다. 국방부 검찰단이 군납비리수사의 칼을 빼든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청주지검이 변호사법위반 및 사기 혐의로 구속한 군납업자 박아무개씨가 재판과정에 “1980년대부터 각종 군시설공사와 납품사업에 관여하면서 군 관계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줬다”고 진술한 것이 발단이었다.

박씨 진술에 따르면 군납비리에 연루된 군 관계자는 장성 2명을 비롯한 현직 장교와 예비역 장교, 군무원 등을 포함해 모두 70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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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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