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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 김홍걸 데리고 GE사 고위관계자 만났다”

최규선·김홍걸·권노갑 ‘FX 커넥션’

“최규선, 김홍걸 데리고 GE사 고위관계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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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의 넘버2 아들을 잡아라”
  • ● 최규선과 GE사 한국담당 부사장 마이크 슬론의 친분
  • ● 권노갑씨 아들 결혼식장에 나타난 보잉사 관계자들
  • ● 최규선이 설립한 ‘유아이엔터프라이즈’는 GE사와 컨설팅 계약
  • ● 최규선과 보잉사 고위관계자 R씨 친분 미스터리
‘최규선 게이트’ 전개과정에서 일부 언론은 최씨가 FX사업 선정기종 업체인 보잉사와 엔진 제공업체로 지정된 GE사 로비스트로 활동한 흔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최씨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그의 행적을 추적해온 ‘신동아’는 최씨가 FX사업에 관여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했다. 취재결과에 따르면 최씨의 FX사업 개입의혹은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 아들 홍걸씨 및 권노갑씨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이는 두 사람이 최씨와 함께 FX사업에 관여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최씨가 두 사람과의 관계를 최대한 활용해 FX사업에 개입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참여연대가 주축이 된 연합시민단체 ‘FX공동행동’은 최근 국방부에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국방부가 GE사 엔진을 쓰기로 결정한 데 대한 의혹제기였다. GE사 선정에 대해서는 군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 공군이 운용해온 F-15에 한번도 장착된 적이 없어 ‘검증이 안 된’엔진이기 때문이다. 공개질의의 핵심은 GE사가 엔진 제공업체로 선정된 데는 최규선씨와 권노갑씨의 ‘특별한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것. 그 근거로 내세운 것이 최씨의 도움으로 권씨의 아들 정민씨가 GE사에 취직했다는 의혹이다.

권노갑씨쪽 사정을 잘 아는 한 여권 인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최씨는 권씨의 수행비서 M씨에게 전화를 걸어 “3000만원을 내놓아라”고 요구했다. 전에 최씨가 M씨에게 승용차(그랜저XG)를 사준 적이 있는데, 그 차값을 토해내라는 요구였다. 최씨는 “3000만원을 내놓지 않으면 차 사준 것 폭로하겠다”고 했다.





“나 혼자서는 죽지 않는다”


최씨가 왜 이런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선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는 현금이 급하게 필요했을 가능성, 둘째는 권씨에 대한 구조요청 신호였을 가능성이다. 한때 자신과 특별한 관계였던 권씨에게 ‘나를 구해주지 않으면 당신과의 관계도 폭로하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시각이다.

최씨의 전화를 받고 고민에 빠진 M씨는 권노갑씨에게 이 문제를 상의했다. 권씨는 “걱정할 것 없다. 지가 좋아서 사줘놓고 이제와 무슨 딴 소리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 M씨는 권씨에 접근하는 ‘지름길’로 통했다. M씨가 권씨를 통해 공천을 받으려는 모 정치인에게 차를 받았다가 권씨에게 혼났다는 일화도 있다.

이날 최씨는 M씨에게 “결코 나 혼자서는 죽지 않는다”며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송재빈이 스포츠복권사업자 선정 과정에 모 의원(여당 고위직 인사로, 최씨는 실명을 거론했다)한테 10억원을 준 걸 알고 있다. 검찰에서 불어버리겠다”는 폭탄발언도 했다. 최씨가 실제로 검찰에서 그런 진술을 했다는 얘기도 들리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최씨와 M씨의 통화내용은 최씨와 권씨의 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다. M씨 이상으로 최씨가 가깝게 지낸 권씨 측근으로는 청와대 모 비서관실에 근무하는 J씨를 꼽을 수 있다. 최씨는 그와 의형제처럼 지내며 청와대와 권노갑씨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손바닥 안처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거의 매일 통화하고 룸살롱에도 자주 다녔다.

한때 권씨의 참모 노릇을 했던 K씨에 따르면 최씨는 미국에 유학한 권씨의 아들 정민씨를 내세워 GE사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정민씨는 보잉사에 취직할 계획이었다. 이력서도 제출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규선씨가 GE사 고위관계자를 움직여 정민씨를 GE사에 취직시켰다는 것이다.

최씨는 평소 “권노갑씨 아들을 GE사에 취직시켜줬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권씨측에서는 정민씨의 GE 입사에 대해 “실력으로 들어갔다”며 최씨 주장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권씨 주변인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최씨가 정민씨 취직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사실인 듯싶다. 최씨와 가깝게 지낸 GE사 관계자는 GE 엔진분야 한국담당 부사장인 미국인 마이크 슬론이다.

최씨가 마이크 슬론에게 접근한 것은 정민씨가 워싱턴대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인 1998년 여름이었다. 최씨는 마이크 슬론에게 “한국의 넘버2 아들을 GE에 취직시키면 단단한 끈이 될 것”이라며 정민씨의 ‘가치’를 설명했다고 한다.

최씨는 마이크 슬론을 통해 GE 본사 중역인 앤디 솔렘을 소개받았다. 앤디 솔렘은 최씨의 주선으로 한국에 건너와 권씨를 만났다. 함께 식사도 했는데, 앤디 솔렘이 정민씨 취직 문제를 거론하자 권씨 부부는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이 일로 최씨는 권씨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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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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