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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왜 인기 있나

소신, 추진력, 색깔 있는 감성

강금실, 왜 인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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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성이 갖는 부정적인 측면은 과대포장되고 옷차림이나 화장 등 비본질적인 요소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 측면은 여성성 특유의 합리적인 이미지를 고양시킨다는 점이다.
  • 강 장관의 합리적이고 섬세한 여성적 리더십은 남성 위주의 정치문화에 식상한 대중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강금실, 왜 인기 있나
국국회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강금실 법무부장관과 관련해 사석에서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대정부질의 때 일이다. 한참 강 장관을 호되게 추궁하고 있는데 강 장관이 어느 순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게 아닌가. 묘한 표정을 짓고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곧 발언을 이어가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허탈했던 기억이 난다.”

이 의원의 얘기는 최초의 여성 법무부장관인 강 장관이 남성적 권위주의가 팽배한 국회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강 장관은 국회에서 자주 혼나는 편이다. 의원들은 강 장관 부임 초기 그녀의 자질과 자격을 문제삼는가 하면 패션과 머리 스타일까지 ‘간섭’했다.

업무능력 면에서도 높은 점수

그런데 의원들은 아마 잘 모를 것이다. 강 장관의 인기가 오르는 데 자신들이 얼마나 이바지했는지를. 의원들이 혼낼수록 강장관의 인기는 올라갔다. 국감장에서나 대정부질의 때 의원들이 강 장관을 집중 공격하는 모습은 TV를 통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그때마다 강 장관을 동정하고 보호하려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강사모(강금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팬클럽 회원 수는 늘기만 했다.



그렇다고 강 장관이 의원들에게 고분고분한 것만은 아니다. 강 장관의 소신 있는 답변은 추궁하는 남자 의원들을 때로 당황하게 만든다. 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사무총장은 “남성 의원들 앞에서 눈물이 나올 만큼 혹독하게 추궁 당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대중적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 인터넷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엔 강 장관의 팬 클럽이 8개 개설돼 있는데, ‘강금실 법무장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 회원 수가 5000명을 넘는다. 강 장관의 5년 재임을 위한 모임이 있는가 하면 ‘대통령 만들기’ 모임도 있다. 인터넷 포털 ‘네이트닷컴’ 조사에 따르면 강 장관은 정치 분야 검색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연예 분야 1위는 가수 이효리였다. ‘강효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모양이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인물 검색 순위에서는 10위권에 들었다. 1위는 역시 이효리였다.

강 장관은 업무능력 면에서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12월 ‘주간동아’가 각계 전문가 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관 성적 평가 설문조사에서 강 장관은 19명의 국무위원 중 2위 박봉흠 기획예산처장관과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정세현 통일부장관이었다.

‘주간동아’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강 장관에 대해 다음의 종합평가를 내렸다. ▲식을줄 모르는 대중적 인기 못지 않게 조직장악력도 수준급이라는 평가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법무부의 제자리 찾기에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호평도 있으나 일부에서는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과 대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고 처신에 무게가 없다”는 지적 ▲교정 분야와 호주제 폐지 등 인권 분야에 쏟은 정성이 돋보이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 ▲정치권의 방해만 없다면 최장수 법무부장관도 가능할 듯.

또 경실련이 각계 전문가 197명에게 물어 21개 부처장관(국무위원 19명+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위원장)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강 장관은 7위를 차지했다. 1위는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었다. 장관들의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2.81이었는데, 강 장관은 2.97점을 기록했다.

한편 청와대 인사보좌관실이 연말 개각을 앞두고 자체 평가한 결과 강 장관의 경우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적 인기와 달리 조직 내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 이 같은 결과는 강 장관의 업무능력이나 성과와 별개로 강 장관에 대한 검찰의 ‘정서적 거부감’이 작용한 탓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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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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